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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회장 별세] "공소권 없음"… 270억 횡령 등 재판·수사 올스톱
사회 사회일반 2019.04.08 17:23:19고(故) 조양호(70) 한진그룹 회장이 8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조 회장과 관련한 형사 재판과 검찰 수사가 즉각 중단됐다. 조 회장의 아내 이명희(70)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딸 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재판도 장례 일정 등을 이유로 결국 연기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부장 오상용)는 이날 오후5시 조 회장에 대한 3차 공판준비기일을 열 예정이었으나 조 회장의 사망으로 재판을 취소했다. 조 회장에 대해서는 공소를 기각했고 대신 계열사 대표와 약국 대표 등 함께 기소된 다른 피고인에 대해서만 오는 5월13일 재판을 재개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10월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과 사무장 약국 운영에 따른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8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 회장은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 기내면세품을 사들이면서 중간에 업체를 끼워 넣어 중개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았다. 또 3명의 자녀가 보유하던 주식을 계열사에 비싸게 팔아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았다. 검찰이 파악한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규모는 총 270억원에 달했다. 2010~2014년에는 직접 고용한 약사 명의로 인하대 병원 앞에서 약국을 운영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522억원 상당의 요양급여를 받아낸 혐의와 2015년 조현아 전 부사장이 ‘땅콩 회항’ 사건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17억여원의 변호사 비용을 대한항공 자금으로 지출한 혐의도 있었다. 조 회장에 대한 각종 검찰 수사도 ‘공소권 없음’으로 즉시 종결됐다. 조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던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수사를 중단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와 면세품을 사들이며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조 회장은 아들인 조원태(44) 대한항공 사장과 함께 지난달 19일 대한항공 노조로부터 강요죄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하기도 했다. 조 회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선친인 고 조중훈 회장의 해외 보유자산이 조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에게 상속되는 과정에서 미신고된 해외 자산을 조사하던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 활동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 가족에 대한 재판도 장례 절차 등으로 미뤄졌다.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으로 고용한 혐의를 받는 부인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은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던 첫 재판기일이 5월2일 오전10시30분으로 변경됐다.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은 2013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필리핀 여성 11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초청해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를 받는다. 4월16일 인천지법에서 예정됐던 두 사람의 명품 밀수 혐의에 대한 첫 재판도 기일이 바뀔 공산이 크다. /윤경환·손구민기자 ykh22@@sedaily.com -
[조양호 한진회장 별세] 위기를 기회로…韓항공산업 글로벌 활주로 깐 승부사
산업 기업 2019.04.08 17:18:369·11테러 사건으로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며 국제유가가 치솟던 지난 2003년 10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제주도 칼(KAL)호텔에서 “초대형 항공기인 에어버스(A)380 8대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쟁의 여파로 세계 경기가 얼어붙고 교역이 잦아들었던 당시 더 많은 사람을 태우고 미국과 유럽으로 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큰 덩치만큼 무모하다는 평도 나왔다. 세계 경제는 곧 회복됐고 A380이 인도되던 2007년 유례없는 활황을 누렸다. ‘위기의 승부사’로 불린 조 회장의 경영능력이 빛났고 대한항공은 다시 도약했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모든 힘을 다해 최상의 명품 서비스를 만들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자’는 말을 달고 살았다”고 회고했다. ◇세계 경기의 파고 넘은 제트 경영=고(故) 조양호 회장은 한국 항공산업이 전 세계의 하늘을 누빌 수 있게 활주로를 깔아준 경영인이다. 조 회장은 1949년 3월8일 인천에서 한진그룹 창업주인 고 조중훈 회장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69년 조중훈 회장은 적자를 보던 대한한공공사를 인수했는데 구형 프로펠러기 7대와 제트기 1대를 가진, 고작 36억원의 매출에다 취항도시도 일본 3개 노선에 불과한 회사였다. 대한항공에 조 회장은 1974년 미주지역본부 과장으로 입사해 영업과 정비·자재·정보기술(IT) 등을 거쳐 1992년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 1999년 대한항공 회장에 올랐다. 조 회장이 입사하자마자 닥친 두 차례의 오일쇼크(1973·1978년)는 전 세계 경제지도를 바꿔놓았다. 당시 조 회장은 조중훈 회장이 보잉747 점보기를 도입해 많은 승객을 태우며 연료비 인상을 극복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초년생의 경험은 조 회장을 위기의 파고를 헤치는 승부사로 만들었다. 단련된 위기대응 능력은 1997년 외환위기 때 빛을 발했다. 항공기를 임차하기보다 보유하는 전략을 썼던 대한항공은 위기 때 보유 항공기를 매각한 후 재임차하는 방법으로 유동성 위기에 대처할 수 있었다. 태풍을 피하자 조 회장은 1998년 대형항공기 27대의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건실한 경영을 바탕으로 조 회장은 미국 델타항공에 항공사 노선을 공유하는 동맹체(얼라이언스)를 제안했다. 에어프랑스와 아에로멕시코 등에도 같은 제안을 했고 2000년 6월 뉴욕에서 대한항공이 주도적으로 만든 ‘스카이팀’을 창설하며 글로벌 항공사로 올라섰다. 현재 스카이팀은 175개국, 1,150여개 도시에 매일 1만4,500편의 항공기를 운항하고 있다. 2000년대에 초대형항공기인 A380 기종을 도입한 것도 이 같은 그의 경륜에서 나왔다. 스카이팀 창설과 글로벌 노선 확장으로 2000년대 대한항공은 승승장구했다. 정부는 조 회장이 2005년 대한항공을 국제화물운송 부문 세계 1위 기업으로 만든 공로를 인정해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다. ◇선친의 ‘수송보국(輸送報國)’ 유훈,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려=고인은 하늘길을 개척한 45년 동안 선친의 ‘수송보국’ 유지를 실현해왔다. 조 회장은 전 세계에서 한국인의 자긍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애썼다. 1985년 서울올림픽 공식항공사로 지정된 대한항공은 태극마크에 올림픽 휘장을 달고 전 세계를 누볐다. 1988년 8월 대한항공은 특별기(KE1988)를 그리스로 띄워 올림피아 헤라클레스 신전에서 국내로 성화를 봉송하며 국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줬다. 1990년 서울~모스크바, 1994년 서울~베이징 노선을 개설하며 오랜 냉전으로 막혀 있던 하늘길을 열기도 했다. 세계 항공 업계에서 한국의 입김이 세진 것도 조 회장의 역량이다. 조 회장은 1996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집행위원을 거쳐 2014년부터 IATA 전략정책위원회 위원을 맡아 국제항공 업계에서 한국 국적 항공사의 이해를 대변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과 한국경영자총협회 부회장으로 일하며 재계에서도 꾸준히 목소리를 냈다. 한일경제협회 부회장, 한·프랑스 최고경영자클럽 회장, 한·사우디 경제협력위원장 등으로 민간외교에도 공헌했다. 대한탁구협회 회장과 대한체육회 부회장, 아시아탁구연합(ATTU) 부회장 등 스포츠 지원 활동에도 적극적이었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장을 맡아 올림픽 유치를 성사시키며 한국을 세계에 알렸다. ◇문화외교로 전 세계 박물관에 한국어 전해=조 회장은 예술을 사랑했다. 2009년 사진집을 냈을 뿐 아니라 매년 촬영한 사진으로 달력을 제작해 경제계 인사들에게 선물하기도 했다. 예술에 대한 조 회장의 열정은 전 세계 주요 도시에 남아 있다. 조 회장은 유럽 주요 국가에 노선을 개설하며 한국인을 위한 ‘문화후원’을 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대한항공은 2008년 2월부터 세계 최고 박물관으로 꼽히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러시아 에르미타주미술관에서는 2009년 6월, 영국 대영박물관에서는 2009년 12월, 프랑스 오르세미술관에서는 2015년 9월부터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조 회장은 2015년 오르세미술관에서 “많은 한국인이 우리 언어로 명작들에 대한 풍성한 감동과 아름다움을 경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
[조양호 한진회장 별세] 1년새 계열사 압수수색만 18번…'극심한 스트레스'로 병세 악화
산업 기업 2019.04.08 17:17:218일 별세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인은 폐 질환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미국 LA로 건너가 요양을 취하며 병원에서 폐 질환 관련 수술을 받았다. 폐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이던 조 회장의 병세는 최근 급격하게 악화했다. 재계에서는 지난달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의 반대 속에 대표이사 재선임에 실패, ‘경영권 박탈’ 상황에 처하면서 조 회장의 병세가 악화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말 대한항공 주총 전까지만 해도 조 회장의 병세가 상당히 회복되는 듯하다 주총에서 대한항공 대표이사직을 박탈당한 뒤 병세가 급격하게 나빠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한항공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 주총 결과와 급작스러운 병세 악화가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 회장이 별세하기 12일 전에 열린 대한항공 주총에서 조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 안건은 찬성 64.1%로 참석 주주 3분의2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됐다. 스튜어드십 코드(기관투자가의 수탁자 책임 원칙)를 내세운 국민연금의 반대가 결정적이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지난 1999년 4월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가 된 지 20년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조 회장의 대한항공 경영권 박탈은 지난해 불거진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컵 갑질’이 결정타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물컵 갑질’ 사건 이후 사정 당국이 총동원돼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선 것도 조 회장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로 작용하며 병세를 악화시켰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2014년 조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이후 벌어진 ‘물컵 갑질’ 사태로 대한항공은 국민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해야 했다. 여기에 조 회장의 부인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이 운전기사와 가정부 등에게 폭언을 일삼았다는 논란마저 불거지며 대한항공의 ‘오너 리스크’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검찰과 경찰은 물론 국세청·관세청·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기관이 총동원돼 조 회장 일가의 갑질 논란과 외국인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밀수, 횡령 등에 대한 전방위 수사에 나서면서 그룹 경영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최근 1년 동안 대한항공 등 한진 계열사는 총 18회의 압수수색을 받았으며 그간 조 회장과 이 전 이사장, 조 전 부사장, 조 전 전무 등이 포토라인에 선 횟수도 열 차례를 훌쩍 넘는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검찰과 경찰 외에 공정위·국세청·관세청 등이 단일 기업을 대상으로 일사불란하게 조사 및 수사에 나선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단순 기업 수사를 넘어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조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아 대회 준비에 전념하다 타의로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나게 된 것도 큰 충격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조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640여일 앞둔 2016년 5월 긴급한 그룹 현안을 수습한다며 조직위원장을 사퇴했으며 뒷날 그의 사퇴에 청와대 압력이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회사 경영보다 더 힘을 쏟았던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자리에서 중도 하차한 뒤 힘들어했던 것으로 안다”며 “이후 한진해운 파산, 가족들의 갑질 논란에 대한항공 대표이사직 박탈 등 안 좋은 일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며 스트레스를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의 별세에 경영계의 애도도 이어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한국 항공·물류 산업의 선구자이자 재계의 큰 어른으로서 우리 경제발전을 위해 헌신한 조 회장이 별세한 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조 회장의 별세는 재계를 넘어 우리 사회에 큰 손실”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영자총엽회도 “조 회장은 대한항공을 글로벌 항공사로 키웠고 항공 산업과 경제발전에도 크게 기여했으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국가적 행사에도 공로가 많았다”며 “경영계는 고인의 기업가정신과 경영철학,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헌신을 기려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연금이 조 회장의 경영권 박탈에 주도적 역할을 한 데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나왔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노후생활을 보장하라고 맡긴 국민연금을 악용해 기업을 빼앗는 데 사용해 연금 사회주의를 추구하던 문재인 정권의 첫 피해자가 오늘 영면했다”고 지적했다./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
[조양호 한진회장 별세]한진가 '형제의 亂'에 끊임없는 부침…위기 속 메리츠만 건재
산업 기업 2019.04.08 17:14:19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로부터 시작된 범(汎)한진그룹은 한때 대한민국의 하늘과 땅, 바다의 물류를 책임지던 국내 최대 물류운송 기업이었다. 하지만 지난 2002년 조 창업주가 타계한 후 급격하게 분열됐다. 2세 승계 과정에서 부친이 남겨둔 유산을 둘러싸고 한진가(家)의 형제들은 사분오열했다. ‘육·해·공’에서 긴밀하게 협력했던 한진그룹의 최대 장점은 사라졌다. 흩어진 한진그룹 형제들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하며 살아생전에는 끝내 화해하지 못했다. 조 회장의 별세에도 조남호 한진중공업홀딩스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은 침묵 속에 장례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 한진가 형제들의 분열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간다. 2005년 12월 조남호 회장과 조정호 회장이 맏형인 조양호 회장을 상대로 법정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창업주는 장남에게는 항공과 육상 운송을, 차남에게는 중공업과 건설, 3남에게는 해운, 막내에게는 동양화재(현 메리츠화재) 등 금융계열사를 남겨줬다. 겉으로는 문제가 없는 듯 보였지만 형제들에게는 불만이었다. 유언장에 없었던 현금 1,000억원과 정석기업 주식 7만주가 등장하면서 형제 간 갈등은 소송으로 격화됐다. 정석기업 주식과 관련한 손해배상 소송, 유언장 진위 소송, 면세품 납품업체 브릭트레이딩 관련 소송, 창업주 사가인 부암장 건립과 관련한 소송 등 네 차례에 걸친 소송을 주고받았다. 소송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2003년 말 동양화재와의 운송보험을 해지했고 한진해운도 일부 보험을 국내 다른 보험사에 맡겼다. 조남호 회장 소유의 골프장에서 대한항공 광고가 철거됐다는 소리도 이때쯤 나왔다. 이후 지루한 법정 싸움이 지속됐고 2011년 법원의 화해 권고가 받아들여지며 유산분쟁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들 형제의 관계는 ‘남’보다 못할 정도까지 악화됐다. 올해도 조양호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자문사로 메리츠종금증권이 아닌 삼성증권을 선정하면서 여전히 관계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소송전은 마무리됐지만 유산분쟁은 최근까지도 형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해에는 창업주가 남긴 유산에 대해 상속세를 탈루했다는 혐의로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았다. 형제들 간 분쟁이 시작된 지 15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상속’은 이들에게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유산분쟁이 아직도 범한진그룹 2세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조금씩만 양보했더라면 한진그룹이 이렇게 분열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산분쟁 이후 범한진 계열사들은 끊임없는 부침을 겪었다. 한진해운은 조수호 회장 별세 후 부인인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맡아 운영했지만 해운업황이 악화되면서 파산 위기에 몰렸다. 조양호 회장이 한진해운 대표를 맡으며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해 그룹 차원의 지원을 했지만 결국 2017년 파산을 맞았다. 한진그룹은 한진해운에 2조원이 넘는 자금을 지원했고 이는 지금껏 한진그룹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차남이 맡았던 한진중공업도 궁지에 몰려 있다. 2조원을 들여 필리핀 수빅만에 지은 조선소가 조선업 불황과 맞물려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1월에는 현지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으며 모회사인 한진중공업은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KDB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에 6,874억원에 달하는 출자전환을 확정하고 조남호 회장은 사내이사직 연임에 실패하며 경영에서 배제됐다. 대한항공은 상대적으로 위기상황을 잘 극복해왔다. 널뛰는 국제유가 속에서도 다양한 경영쇄신 작업을 통해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조양호 회장 일가의 잇따른 일탈 행위로 국민의 신뢰를 크게 잃게 됐으며 이는 토종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에 경영권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반면 한진가 형제들의 시련 속에서도 메리츠금융지주를 이끌고 있는 막내 조정호 회장만은 꾸준히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4,339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삼성이나 미래에셋과 같은 대형 증권사보다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증권사의 전통적인 수익원인 리테일이나 수수료에 의존한 사업 모델을 지양하고 대체투자 등 투자금융 분야로의 사업 다각화를 통해 ‘알짜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재계에서는 조양호 회장의 별세로 한진가의 화해가 성사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분쟁의 당사자들이 대부분 일선에서 물러나거나 타계한 만큼 유일한 2세 경영인인 조정호 회장의 심경 변화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금융제공을 하는 증권사, 사고보험을 책임지는 보험사, 배를 만드는 중공업, 이를 실어나르는 해운사와 항공사, 육운회사 등이 뭉친 것이 한진그룹”이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화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
"조양호 회장은 文정권 첫 피해자"…홍준표·김문수 SNS ‘논란’
정치 정치일반 2019.04.08 16:32:478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한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그의 죽음에 대한 몇몇 정치인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고(故) 조양호 회장을 ‘문재인 정권의 첫 피해자’라고 표현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은 국민들의 노후 생활 보장하라고 맡긴 국민연금을 악용해 기업 빼앗는 데 사용해 연금 사회주의를 추구해 왔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이같이 발언했다. 더불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조 씨 일가가 언론과 노조, 참여연대, 국민연금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아오던 중 조양호 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 같은 정치인들의 발언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방안인 ‘스튜어드십 코드’를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월 “공정경제를 위해서는 대기업의 책임있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정부는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과 위법에 대해서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적으로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만 294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3월 조 회장은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로 인해 경영권을 잃게 된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되며 한차례 굴욕을 겪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다른 소액 주주들의 합세도 그의 경영권 박탈에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지만, 조양호 전 회장을 밀어낸 1등 공신이 국민연금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특히 언론들은 이번 일에 대해 지난해 7월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한 이후 발동한 첫 번째 사례라며 의미를 두기도 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애도를 표명했다. 전경련은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한국 항공·물류산업의 선구자이자 재계의 큰 어른으로서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한 조양호 회장께서 별세하신 데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경총도 조 회장 별세에 대한 입장문에서 “경영계는 큰 충격을 느끼며 삼가 고인에 대한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아울러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조 회장을 피고인으로 한 형사재판 등이 즉시 중단될 전망이다. 장례 일정 등을 이유로 부인 이명희 씨와 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재판도 모두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재판 일정을 진행하던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조 회장의 사망 소식을 접했으며 이에 따라 재판장이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
재계, 조양호 별세에 애도… “수송보국 유지 이을 것”
산업 기업 2019.04.08 14:38:51재계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에 애도를 표하며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유지를 잇겠다”고 다짐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8일 논평을 통해 “재계를 넘어 우리 사회에 큰 손실이 아닐 수 없다”며 “한국 항공·물류 산업의 선구자이자 재계의 큰 어른으로서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조 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조 회장은 지난 45년간 변화와 혁신을 통해 황무지에 불과하던 항공·물류산업을 일으켜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았다”면서 “조 회장 덕분에 우리나라는 우수한 항공·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경제 발전의 초석을 다지고 역동적 성장을 할 수 있었으며 세계 무역 규모 6위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평창올림픽 유치위원장, 전경련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한불 최고경영자 클럽 회장 등을 역임해 국제 교류를 증진하고 우호 관계를 강화해 국가 브랜드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며 “경제계는 고인이 선대에 이어 평생을 실천하신 ‘수송보국’의 유지를 이어받아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조 회장은 항공·물류산업 발전을 통해 우리나라 무역 경쟁력 강화에 앞장서 왔다”면서 “조 회장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과 한진그룹 임직원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
“조양호 회장 일가, 상속 포기 가능성 배제 못해”…한 증권사의 분석
산업 기업 2019.04.08 14:20:19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 후 상속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조 회장의 가족들이 아예 상속을 포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한금융투자는 8일 조 회장의 별세에 대응해 속보 형식의 보고서를 내고 추후 발생할 상속 관련 문제를 전망했다. 박광래 신한금투 애널리스트는 이 보고서에서 “우리가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파악할수 있는 조양호 회장의 유가증권의 가치는 약 3,454억원”이라며 “여기에 상속세율 50%를 적용하면 조양호 일가가 내야하는 상속세는 1,727억원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조 회장의 일가가 상속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주식담보대출과 △배당 두 가지로 분석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우선 주식담보대출의 경우 일가가 이 방법으로 609억원 가량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조 회장 일가가 보유한 한진칼과 한진의 지분가치가 1,217억원이기 때문에 여기에 보통 평가가치의 50% 수준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한 분석이다. 이에 대출 이후 여전히 마련해야 하는 나머지 상속세 1,100억원은 결국 배당을 통해 마련해야 할 것으로 봤다. 다만 지난해 조 회장 일가가 지급받은 배당금은 2018년 기준으로 약 12억원 수준에 그쳐 박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조 회장 일가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한진칼과 한진이 배당을 늘릴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배당 증액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고 표현했다. 신한금투는 특히 1,727억원으로 계산한 상속세도 보수적인 수준이라고 봤다. 박 애널리스트는 “일가가 부동산 및 기타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만큼 그 이상으로 조양호의 재산은 더 많을 수밖에 없을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오히려 지금의 계산 가정은 일가가 지불해야하는 상속세금 계산의 보수적인 버전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여론으로부터의 공격에 지쳐 상속을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주요 주주들과의 빅딜을 통해 일가들은 임원 자리를 유지하면서 회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넘겨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황정호기자 hjh015@@sedaily.com -
“조양호 일가, 한진그룹 경영권 잃게될 수도” 조회장 별세 후 지분율변경 전망 잇따라
산업 기업 2019.04.08 14:04:52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에 따라 조 씨 일가 전체의 그룹 지배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베스트 투자증권은 8일 ‘한진그룹 조양호회장 별세 : 어떻게 바라볼 것 인가’라는 보고서를 내고 조 회장의 별세를 그룹 지분율 관점에서 분석했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진과 대한항공, 한국공항, 진에어는 한진칼의 영향을 받는 구조”라며 “(여기에)한진칼은 국민연금 공단 및 KCGI에 의해 지분 견제를 받고 있어 조양호 회장 별세에 따라 영향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송 애널리스트가 분석한 내용은 이렇다. 현재 한진그룹의 지주사격인 한진칼의 경우 조양호 회장 일가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28.95%다. 이 가운데 조양호 회장의 지분이 17.84%로 절대적 위치에 있다. 그러나 조 회장의 지분이 부인인 이명희 씨나 조원태, 조현아, 조현민 등 조씨 3남매 등에게 상속될 경우 이들은 상속세를 내게 된다. 송 애널리스트는 “상속세율 50%를 가정할 때 한진칼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3%가 돼 KCGI와 국민연금공단의 합산지분율 20.81%보다 적다”며 “상속세 관련 할증 및 실제 세금납부를 위한 현금 조달 여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과관계 없이, 단순 지분 기준으로도 최대주주위치를 위협받을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다만 지분 구조 취약성이 존재했던 한진 및 한진칼의 지난 주총에서 사측 제안안건이 원만하게 통과됐던 점을 고려하면 잠재적인 우호 주주는 일정부분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아예 조 씨일가가 주요 주주와의 협의를 통해 회사를 외부 경영인에게 넘길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신한금융투자도 이날 관련 보고서를 내고 “여론으로부터의 공격에 지쳐 상속을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는 없다”며 “주요 주주들과 빅딜을 통해 일가들은 임원자리를 유지하면서 회사를 전문경영인에게 넘겨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신한금투는 현재 조회장이 보유한 유가증권의 가치를 약 3,454억원으로 파악해 상속세를 1,727억원 수준으로 분석했다. /황정호기자 hjh015@@sedaily.com -
[SEN]이베스트투자 “조양호 별세로 한진칼 주가 변동폭 커질 수 있어”
증권 종목·투자전략 2019.04.08 14:00:16조양호 한진(002320)그룹 회장은 한국시간으로 8일 새벽 미국 현지에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조양호 회장의 별세 소식에 한진그룹 관련주들이 큰 폭으로 움직인 가운데,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은 한진그룹 관련 보고서를 통해 “조양호회장 별세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재차 제기돼 주가의 상·하방 변동폭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양호 회장이 17.84%의 지분을 가진 한진칼(180640)은 한진·대한항공(003490)·한국공항(005430)·진에어(272450) 지배구조의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속세율 50%를 가정할 때 한진칼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0.03%, KCGI와 국민연금공단의 합산지분율은 20.81%가 된다”며 “상속세 관련 할증과 실제 세금납부를 위한 현금 조달 여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책과 무관하게 단순 지분 기준만으로도 최대주주위치를 위협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 지분구조 취약성이 존재하였던 한진과 한진칼의 지난 주주총회에서 사측 제안안건이 원만하게 통과됐던 점을 고려할 때 잠재적인 우호 주주는 일정 부분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향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지분율 매입경쟁 발생가능성에 따른 주가 상방 변동폭 확대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경영권 위협을 느낄 경우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방식의 우호세력 확보 방안 등의 가능성도 제기될 수 있어 주가의 하방 변동폭도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조양호 회장 별세 소식 이후 오후 1시 57분 현재 한진은 전 거래일 대비 12.34% 상승한 4만500원에 거래 중이다. 또 다른 관련주인 한진칼·한진칼우(18064K)·대한항공·대한항공우(003495) 등 역시 각각 전 거래일보다 17.46%, 29.91%, 1.41%, 10.14% 상승한 상태다. /이소연기자 wown93@@sedaily.com -
경영자총협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별세에 큰 충격 느껴"
산업 기업 2019.04.08 11:44:21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조양호 한진(002320)그룹 회장 별세에 대해 애도를 표명했다. 8일 경총은 “조양호 회장의 별세 소식에 경영계는 큰 충격을 느꼈다”며 “삼가 고인에 대해 심심한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 회장은 20년간 한진그룹, 대한항공(003490)을 이끌며 국내 항공산업과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으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국가적 행사에도 공로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2004년부터 경총 부회장으로 재임하는 등 경총과 인연을 맺었다. 경총은 “경총 부회장으로 재임하며 경영계의 리더로서 모범을 보였다”며 “경영계는 고인의 기업가정신과 경영철학,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헌신을 기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
[조양호 한진회장 별세] 270억 횡령 등 재판·수사 모두 중단
사회 사회일반 2019.04.08 11:22:42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조 회장과 관련한 각종 형사 재판과 검찰 수사도 중단될 전망이다. 장례 일정 등을 이유로 부인 이명희(70)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딸 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재판도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부장 오상용)는 이날 오후 5시 조 회장에 대한 3차 공판준비기일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 회장이 사망하면서 재판이 취소됨은 물론 공소를 아예 기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 회장은 지난해 10월 270억원 규모의 횡령·배임과 사무장 약국 운영에 따른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8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조 회장은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기내면세품을 사들이면서 중간에 업체를 끼워 넣어 중개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았다. 또 3명의 자녀가 보유하던 주식을 계열사에 비싸게 팔아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았다. 검찰이 파악한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규모는 총 270억원에 달했다. 지난 2010~2014년엔 직접 고용한 약사 명의로 인하대 병원 앞에서 약국을 운영하며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522억 원 상당의 요양급여를 받아낸 혐의도 있었다. 2015년 조현아 전 부사장이 ‘땅콩 회항’사건으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17억여 원의 변호사 비용을 대한항공 자금으로 지출한 혐의도 받았다. 약국 운영에 따른 건강보험공단의 부당이득금 환수 조치에 대한 조 회장의 소송도 중단되게 됐다. 조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도 ‘공소권 없음’으로 즉시 종결될 전망이다. 국세청은 조 회장이 2013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대한항공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와 면세품을 사들이며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보고 검찰에 고발했다. 서울남부지검은 조 회장에게 조세포탈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기 위한 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조 회장의 갑작스런 별세는 선친인 고 조중훈 회장의 해외 보유자산이 조 회장,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에게 상속되는 과정에서 미신고된 해외 자산을 조사하던 해외불법재산환수 합동조사단 활동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조 회장은 아들인 조원태(44) 대한항공 사장과 함께 지난달 19일 대한항공 노조로부터 강요죄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재판도 장례 절차 등으로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필리핀 출신 가사도우미를 불법으로 고용한 혐의를 받는 부인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은 9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던 첫 재판에 나란히 참석할 예정이었다. 이 전 이사장과 조 전 부사장은 2013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필리핀 여성 11명을 대한항공 직원인 것처럼 허위로 초청해 가사도우미 일을 시킨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이사장은 6명, 조 전 부사장은 5명의 가사도우미를 각각 불법 고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두 사람의 변호인은 조 회장 사망을 계기로 재판부에 기일 변경 신청서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람은 해외에서 구매한 명품 등을 밀수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오는 16일 인천지법에서 첫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이 공판 일정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
조양호 회장 별세에 한진그룹 지배구조 향방은?
산업 기업 2019.04.08 11:18:07조양호 한진(002320)그룹 회장 별세 소식에 지배구조 개편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원태 사장을 비롯해 오너가(家)가 들고 있는 지분의 비율이 소수일 뿐 아니라 2대 주주로 오른 강성부 펀드(KCGI)가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는 상태라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는 지주회사 한진칼(180640)을 중심으로 대한항공(003490), 인하학원 등이 배치돼 있다. 한진칼은 조양호 회장이 17.84%, 조원태 사장이 2.34%, 조현아씨와 조현민씨는 각각 2.31%, 2.3%를 들고 있다. 조 회장의 주식을 삼남매가 상속받을 경우 상속세율 50%에 특별관계자 상속에 따른 할증이 20~30%가 적용된다. 이를 납부할 경우 삼남매가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은 14% 수준에 불과하다. 대한항공 주식 역시 조 회장이 우선주 2만6,698주(2.4%)를 보유하고 있고, 한진 주식도 6.87%를 갖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상속세를 내고 나면 한진칼의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는 지분을 사들이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문제는 2대 주주인 KCGI다. 이들은 한진칼 주식을 13.47% 보유하고 있다. KCGI는 한진그룹에게 대대적인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했고, 지난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정관변경이나 감사선임 등 한 차례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했다. 그러나 법원이 한진의 손을 들어주며 실패한 바 있다. 이 때문에 KCGI는 지배구조 개편 요구 작업을 추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오너가 반대세력으로 입장을 돌린 국민연금 지분까지 합칠 경우 KCGI와 국민연금의 합산 지분율은 20.81%까지 올라간다. 한진칼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 20.03%와 비교했을 때 보다 큰 수준이다. 여기에 KCGI가 장내매수 등을 통해 추가로 한진칼의 지분을 확보할 경우 한진그룹에 미칠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송치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속세 관련 할증 및 실제 세금납부를 위한 현금 조달 여부 등에 대한 것과 관계 없이도 단순 지분율만으로도 최대주주 위치를 위협받을 수 있다”면서도 “지분구조가 취약했던 한진, 한진칼의 지난 주총에서 원만하게 사측 제안안건이 통과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잠재적인 우호주주가 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
[조양호 회장 별세] 대한항공, 비상경영체제 돌입·안전에 만전
산업 기업 2019.04.08 11:09:458일 새벽(한국시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대한항공(003490)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대한항공은 8일 “한진그룹 전체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으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주요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과 회사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양호 회장은 8일 폐질환이 악화돼 미국 현지에서 별세했다. 향년 80세. 4월 주주총회에서 20년 만에 대한항공 등기이사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지주사인 한진칼 회장직은 유지하고 있다. 한진그룹 회장으로 그룹 전반의 경영을 조율한다. 그룹의 총수가 별세하면서 핵심계열사인 대한항공도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특히 직원들이 동요해 안전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데 만전을 기한다는 것이다. 주요 노선 운영과 서비스도 차질없이 진행된다./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
조양호 회장 미국 현지에서 숙환으로 별세 침통한 대한항공 직원들
산업 기업 2019.04.08 11:06:46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미국 현지에서 숙환으로 별세한 8일 오전 서소문 대한항공 본사 직원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운구 및 장례일정, 절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조양호 회장의 외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현재 미국에서 체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재기자. 2019.04.08 -
조양호 사망에 270억 횡령·배임 재판 ‘올스톱’
사회 사회일반 2019.04.08 10:59:07조양호(70·사진)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세상을 떠나면서 조 회장에 대한 횡령 및 배임 혐의 관련 재판이 모두 중단됐다. 검찰이 추가로 진행 중이던 조 회장에 대한 조세포탈 혐의 수사도 종결된다. 이날 서울남부지법에서는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재판의 3차 공판준비기일이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조 회장이 숙환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판부는 ‘공소 기각’ 결정을 내렸다. 조 회장은 형사재판을 받던 피고인이 사망하게 되면 재판부는 ‘공소 기각’ 결정을 내린다. 앞서 조 회장은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횡령,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해 10월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 회장은 납품업체들로부터 항공기 장비·기내면세품을 사들이며 중간에 업체를 끼워 중개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았다. 또 자녀인 조현아·원태·현민씨가 보유하던 주식을 한진그룹 계열사에 비싸게 팔아 계열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았다. 검찰이 파악한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규모는 270억원이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추가로 진행 중이던 조 회장에 대한 조세포탈 혐의 수사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남부지검은 조 회장이 배임을 하면서 회사에 끼친 손해만큼 본인은 이익을 얻었지만 이 수익에 대해 세금을 신고 및 납부하지 않았다고 보고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사망해 공소권 없으로 수사가 종결된다”고 밝혔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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