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모집에서 역대 공공주택 청약저축 최고 불입액이 나왔다. 집값 상승 폭이 가파른 과천에서 10년 거주 후 분양전환이 가능한 데다, 공급 대상이 인기가 높은 ‘국민주택형(전용면적 84㎡)’인 점이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이달 10일 과천지식정보타운 S-7 블록(과천그랑레브데시앙) 10년 공공임대주택 예비입주자 10명 모집을 위한 청약을 접수한 결과, 총 1만 8284명이 지원했다. 공급 대상은 전용 84㎡이며, 수도권 거주 무주택자 중 저축 총액이 많은 순서대로 당첨자를 선발했다. 이 중 2명은 현재 비어있는 2가구에 바로 입주할 예정이며, 나머지 8명은 공가 발생 시 순번에 따라 입주한다. 임대 조건은 보증금 1억 2800만 원에 월 임대료 92만 원이다. 계약 기간은 총 2년이며, 분양 전환까지 2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할 수 있다.
10명 중 청약저축 총액이 가장 많은 1순위 예비 입주자의 불입액은 3800만 원 이상을 기록했다. 매달 10만 원씩 꼬박 31년 7개월을 저축한 셈으로, 이는 역대 공공주택(분양·임대) 청약 당첨자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당첨 하한선은 287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공공분양 아파트 역사상 가장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인 2023년 서울 동작구 수방사 일반공급 청약저축 당첨 하한선(2550만 원)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임대주택이라도 10년 거주 후 분양전환이 가능한 점이 당첨 커트라인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과천그랑레브데시앙 공공임대는 2033년 9월 분양 전환이 예정돼있다. 입주자에게 분양 전환 우선순위가 주어지며, 분양가는 전환 시 주변 시세의 약 70% 수준에서 정해진다. 인근에 위치한 ‘래미안슈르’ 전용 84㎡는 올해 5월 17억 3000만 원에 거래됐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공공임대주택 당첨 하한선은 1500만 원대로 2배 높은 수준”이라며 “집값 상승이 기대되는 과천인데다 전용 84㎡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과천시가 조기 분양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과천시는 과천그랑레브데시앙 10년 공공임대주택의 2028년 조기 분양전환을 위해 LH와 협의 중이다.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에 따르면 분양전환 임대주택은 임대의무기간이 2분의 1 이상이 지나면 사업자와 임차인이 합의해 조기에 분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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