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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킹덤’ 김은희 작가가 묻는다... ‘우리는 좋은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가’

‘시그널’ 이후 3년 만에 김은희 작가는 더 세고, 더 강렬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조선 시대 좀비물’ ‘킹덤’은 의문의 역병이 도는 조선 시대에, 그 역병과 고난을 이겨나가는 세자와 그 일행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2011년부터 구상한 ‘킹덤’은 글로벌 플랫폼 넷플릭스(Netflix)를 만나 8년 만에 세상에 나오게 됐다.

김은희 작가는 ‘킹덤’을 통해 ‘정치란 무엇인가’ 를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떼로 몰려오는 좀비를 보며 ‘슬픔’과 함께 ‘배고픔’에 대한 이야기로 이야기가 확장됐다. 배고픔이 가득한 생명체에서 ‘정치’ 이야기까지 나아간 김은희 작가는 사극 좀비물이란 아이디어를 냈다.

‘킹덤’ 김은희 작가 /사진=양문숙 기자




“실록이나 다른 역사서를 보면서 가장 배고프고 처참했던 시대로 좀비를 데리고 온다면 아이러니한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했다.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이름 모를 괴질에 걸려 몇천 명, 몇만 명의 백성들이 숨졌다’는 글귀를 보고 ‘그 역병의 묘사를 좀비로 대체해 볼 수 있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 시대의 아픔과 정서를 표현하는 데 굉장히 흥미롭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되면 배고픔에 대한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말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킹덤’은 기득권층의 부당한 대우로 배고프고 헐벗은 시대를 살게 된 이들을 괴물의 모습을 통해 그리고 있다. 여기에서 모든 사람들이 느끼는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배고픔’은 단순히 백성들의 허기만 뜻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야심, 권력을 향한 욕망, 더 큰 것을 가지려는 욕심을 이 ‘배고픔’에 빗대 이야기한다. 6부작으로 이어지는 이야기 속에서 백성뿐 아니라 그들 위에 군림한 권력자들조차 똑같은 허기에 시달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김은희 작가는 “‘킹덤’의 배고픔은 채워지지 않는 마음의 허기나 권력의 허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주변만 봐도 자기가 가지지 못한 박탈감이나 허탈감이란 감정이 ‘배고픔’이란 단어와 대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땅히 가져야 하는 것을 가지지 못할 때 느끼는 감정이 허기다. 우리가 대학시절 느꼈던 것과 지금의 청춘들은 다르다. 오로지 취직하기 위해서 대학을 다니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정말 열심히 사는데도, 가지지 못할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 그것도 하나의 허기라고 생각한다. ”

‘킹덤’이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건드린 이유는 ‘슬픔’의 감정이 작품 밑바탕에 깔려있기 때문이다. 김은희 작가가 생각하는 ‘슬픔’은 ‘좀 더 우리가 좋은 사회로 나아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 안에 함축 돼 있었다. 그는 “남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라고 생각을 할 때 달라질 수 있다”고 소신을 전했다.



“이 사회에 만연한 슬픔이 누구 한명 한명이 바뀌어서 되는 건 아니다. 좀 더 사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이 바뀌어야 한다. 물론 우리 한명 한명 안에서도 가만히 있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하나씩은 행동들을 바뀌어간다면 뭐라도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촛불로 사회를 바꿨던것처럼,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었음 한다. 그렇게 한명 한명이 바뀌어간다면 좋은 사회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

‘킹덤’ 김은희 작가 /사진=양문숙 기자


한편, 김은희 작가는 ‘킹덤’ 시즌2 집필을 완료했다고 알렸다. 김 작가는 “대본 집필은 완료했고 오는 2월11일 첫 촬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김은희 작가는 드라마 ‘싸인’(2011)과 ‘유령’(2012)을 비롯해 ‘쓰리 데이즈’(2014)·‘시그널’(2016) 등 매 작품마다 화제를 모았다. 특히 현대와 과거를 오가며 펼쳐지는 치밀한 서사와 서스펜스를 보여준 ‘시그널’로 제52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극본상,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대통령 표창, 제5회 아시아태평양 스타어워즈 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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