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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본업도 위기…아주산업 영업이익 81% 급감

[기업진단:아주그룹]②그룹 중추 건자재 사업 실적 ‘빨간 불’

2018년 이후 실적 악화세 뚜렷

1·4분기 이익 전년대비 81% 급감

계열사도 동반부진...지분법 손실만 71억

현금창출력 악화에도 배당은 계속

문규영 회장 지난해 104억원 받아간듯





1960년 건자재사업을 모태로 문을 연 아주그룹은 2005년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면서 레미콘사업과 금융사업의 포트폴리오로 연간 2조원의 매출을 내는 그룹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2017년 아주그룹은 돌연 아주캐피탈을 매각한다. 매각자금으로 4차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포부였다. 이후 3년이 지났지만 그룹 3세 문윤회 대표가 야심차게 추진한 호텔사업이 좌초하면서 레미콘 사업을 뒷받침할 신성장동력을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그 사이 본업인 건자재 사업이 실적 악화에 빠졌다는 점이다. 건설경기가 악화 된 2018년부터 매출 감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 2018~2019년 건자재 매출이 매년 10%씩 줄더니 올해 1·4분기 이익은 2018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현금창출능력은 크게 감소했지만 배당은 되려 늘었다. 아주 측은 배당을 권장하는 정부정책에 따른 것이라지만 향후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 마련에 부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본업 건자재 이익 2년 새 절반으로…비상경영체제 대응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아주산업은 매출 963억원, 영업이익 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매출 1,017억원, 영업이익 80억원)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 81%가 줄었다.

아주산업은 크게 레미콘 등 건자재부문과 지주부문으로 나뉘는데 주력사업인 건자재부문과 지주부문의 실적이 함께 부진했다.



레미콘과 철근콘크리트를 생산하는 건자재부문은 그룹의 모태 사업으로 아주산업 매출 중 95%를 차지한다. 2015년 이후 이어진 분양시장 호황으로 2016년 4,647억원, 2017년 5,09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8년 이후 건설경기 위축이 이어지며 지난해에는 매출이 4,149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4분기 실적은 매출 914억원, 영업이익 76억원. 전년동기 대비 실적이 소폭 개선됐지만 2018년 같은 기간 매출 1,097억원 영업이익 156억원에 비해서는 반토막 났다. 업황 호황 직전인 2015년에 비해선 실적이 좋지만 최근 매출·영업이익 감소 추세가 확연하다.



그렇다고 건설경기가 좋아질 기미는 없다. 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올해 3월 기준 100이상일 경우 건설경기가 좋을 것으로 전망하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는 59.5로 2016년 이후 최저치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건설경기 침체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건자재 부문은 전방산업인 건설업에 전적으로 실적을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발생한 건설경기 악화가 매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경기가 좋았던 2016~2017년 실적을 기반으로 아주캐피탈을 매각했지만 이를 대체할 신사업을 찾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갔다는 평가도 나온다.



건자재 사업 특성상 매출 감소는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수요가 줄어도 기계장치 등의 감가상각은 계속되기 때문에 불황 땐 영업실적 악화를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지난해 아주산업의 유형자산 감각상각 금액은 112억원, 급여는 217억원 수준으로 영업이익 379억원에 육박한다. 아주산업 측은 투자자들에 “레미콘 사업은 2016년 88.3%의 가동률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가동률이 66.9%로 지속적인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건설경기 침체가 심화 시 가동률이 더욱 하락해 고정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아주그룹은 최근 결국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임원들이 급여를 반납하고 있을 뿐 더러 관리비 등 각종 경비 지출을 50% 가량 줄이고 있다. 생산량과 관계 없이 소요되는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도 동반부진…현금창출력 급감에도 배당은 늘어

그룹 전반의 실적을 나타내는 지분법 역시 적자다. 아주산업은 아주글로벌·아주프라퍼티즈·아주IB투자·아주지오텍·공영해운·아주네트웍스 등 17개사를 지분법 적용회사로 두고 지분법 이익과 손실을 영업수익과 영업비용에 반영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들이 적자를 내면 아주산업 영업이익 역시 줄어드는 구조다.



1·4분기 17개 회사 중 분기순이익을 낸 회사는 아주자산개발 등 3개 회사에 불과하다. 그 결과 아주산업의 지분법손실은 71억원에 달한다. 전년 온기의 36억원 손실에 비해 2배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재규어 및 랜드로버 등 수입차를 판매하는 아주네트웍스(분기 적자 43억원)·아주프라퍼티즈(27억원), 호텔사업 및 레미콘 판매 등을 주력으로 하는 아주글로벌(27억원), 벤처캐피탈(VC)인 아주IB투자(15억원)의 적자가 뼈아팠다. 자동차 판매업과 호텔사업은 코로나19 및 경기 침체에 영향을 받는 사업들로 2·4분기 흑자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적은 부진하지만 배당은 늘고 있다. 지난해 아주산업은 주당 3,000원의 금액으로 총 119억원의 배당을 지급했다. 당기순이익이 2018년 308억원에서 지난해 152억원으로 줄었지만 배당총액은 되려 12억원 가량 늘었다.

아주산업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84.21%의 문규영 회장. 산술적으로 104억원을 받아갔다. 아주산업의 지분구조가 문 회장(지분율 84.21%), 문재영 신아주그룹회장(11.81%), 자기주식(3.55%)로 구성된 만큼 아주산업의 배당은 사실상 오너 일가에 대한 현금 지급이다. 회사 측은 “창립50주년 (2010년) 이전에는 배당을 전혀 하지 않았다”며 “정부의 배당 장려 정책에 부합하기 위해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배당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별도기준 아주산업의 현금 보유액은 2017년 769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549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4분기1,062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단기차입금(400억원) 조달 효과로 보인다.

한 IB 관계자는 “본업인 레미콘부터 자동차 판매업, 호텔 사업 등은 모두 코로나19의 영향을 받는 사업들”이라며 “그룹 계열사 전반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수립과 현금 확보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전했다./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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