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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전기차 심장 '배터리' 내재화 선언…K배터리 긴장 고조

폭스바겐, 직접 배터리 개발·생산해 비용 절감

유럽에 2030년까지 생산기지 6곳 확보 계획

국내 배터리 업체들, 고객사와 전쟁 벌일 판

폭스바겐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념도./사진제공=폭스바겐




세계 2위 완성차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이 전기차의 심장인 '배터리' 개발·생산 내재화를 선언했다. 이를 위해 2023년부터 비용과 성능을 개선한 각형 배터리를 출시하고, 2030년까지 유럽에 배터리 공장 6개를 세운다는 계획이다.

지금까지 폭스바겐은 전기차를 만들 때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배터리 제조 업체들이 생산한 배터리 셀을 납품받아서 썼다. 그러나 앞으로는 원하는 성능의 배터리를 직접 만들겠다는 것이다. 완성차 업체의 독자 배터리 행보에 이미 배터리 기술 및 생산 설비를 갖춘 국내 배터리 업체와 정면충돌이 불가피하다.

폭스바겐은 15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개최된 폭스바겐의 ‘파워데이:2030년까지의 배터리·충전기술 기술로드맵’에서 이같은 내용의 전략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이날 발표에서 배터리 자체 생산에 대한 이유를 '비용'을 들어 설명했다. 토마스 슈몰 폭스바겐 이사는 "통일된 각형 배터리셀(unified prismatic cell) 디자인을 적용해 배터리 제조 비용을 보급형 차종부문에서 최대 50%까지, 대표 차종부문에서 최대 30%까지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그룹 전기차 80%에 새 각형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새 각형 셀 디자인이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로의 전환에도 최적의 조건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폭스바겐은 미국 스타트업 퀀텀스케이프에 투자해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유럽 내에 총생산능력 240GWh의 6개의 배터리 공장을 지어 배터리 공급망을 더욱 촘촘히 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중 2개의 공장은 스웨덴 배터리 제조사 노스볼트와 협력해 지을 예정이다. 아울러 배터리 가치사슬을 확장하기 위해 유럽의 에너지 업체들과 함께 2025년까지 1만8,000개의 공공 급속 충전소를 설치하겠다고도 했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모델 ID.4./서울경제DB


폭스바겐의 배터리 내재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은 배터리 수요와 가격 상승 가능성 때문이다. 전기차 대량 생산에 따라 생산성 등 가격경쟁력에 성패가 좌우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2023년부터 배터리 수요가 폭증해 공급량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폭스바겐 이전에 토요타와 BMW, GM 등이 배터리 합작사를 통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과 생산에 나선 배경이다.

장밋빛 전망에 젖어있던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이번 폭스바겐의 발표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기존 배터리 업체들과 합작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100% 내재화라고 볼 수는 없지만, 완성차 업계가 양산에 성공하고 생산성을 갖춘다면 주도권을 내줄 수도 있는 것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자리잡고 있다. 폭스바겐이 선택한 각형 디자인은 중국 CATL의 주력 제품이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에 폭스바겐에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던 LG와 SK 입장에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는 소식”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파우치형과 원통형이 모두 가능한 LG에너지솔루션 보다 파우치형만 생산하는 SK이노베이션의 타격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이 주요 고객사이기는 하지만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도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원통형 배터리를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스타트업에 공급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공급처가 다변화돼 있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주요 배터리 발주처(OEM)인 폭스바겐이 중국 CATL과의 협력을 강화한다면, K배터리는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d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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