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만파식적] 라쿠텐


인생을 즐겁게 사는 것을 낙천(樂天)이라고 한다. 일본의 미키타니 히로시는 성격이 낙천적이어서 그런지 1997년 인터넷 기업을 창업하면서 회사 이름을 ‘라쿠텐(樂天)’으로 지었다. 당시 일본은 열악한 인터넷 환경 때문에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려면 돈이 많이 들었다. 그는 입점료를 거의 10분의 1 수준으로 싸게 받아 순식간에 입점 기업들을 많이 유치했다. 대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가격 경쟁력 외에 다른 것이 있어야 했다. 그는 ‘쇼핑은 즐겁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쇼핑을 재미있게 만드는 데 주력했다. 그래서 선보인 것이 입점 기업이 내놓은 물건을 소비자가 경매로 구매하는 온라인 옥션, 소비자끼리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파는 프리마 옥션 등이다.





라쿠텐은 이런 노력 덕분에 창업한 지 8년 만인 2005년 일본 전자 상거래 1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현재는 아마존재팬에 이어 2위가 됐지만 여전한 시장 장악력을 자랑하고 있다. 라쿠텐과 아마존은 전자 상거래를 하는 점은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많이 다르다. 라쿠텐은 온라인 매장을 설치하고 기업을 입점시켜 임대료를 받는다. 일종의 온라인 백화점이다. 아마존은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상품을 파는 온라인 대형 마트다. 입점 기업을 상대하는 라쿠텐과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아마존 가운데 누가 우위를 보일지가 전자 상거래 시장의 관심거리다. 라쿠텐의 연간 매출액은 2018년 1조 엔(약 10조 원)을 돌파했다. 1990년 이후 창업한 일본 기업 중 매출 1조 엔을 넘긴 것은 라쿠텐이 처음이다.

중국의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 자회사가 최근 라쿠텐의 지분 3.6%를 취득해 6대 주주가 되면서 일본 사용자 정보가 중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안보상 리스크를 떠안게 될 수 있다”는 뜻을 라쿠텐에 전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중국 자본은 한국에도 많이 유입되고 있다. 우리는 정보 유출에 더해 걱정해야 할 것이 또 있다. 최근 한국타이어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주총에서 보듯 ‘3% 룰’ 탓에 적은 지분으로도 경영 개입이 가능해졌다. 우리도 중국 자본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개악한 상법부터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한기석 논설위원 hank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