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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시행·ESG 경영 활성화..."법조시장 큰변화 직면"

10대 로펌 대표가 본 '2022 법조계 키워드'

4차산업혁명·대선 '태풍의눈' 꼽아

법조시장 경쟁 치열에 양극화 심화

전문성 강화·인재 확보 총력전 예고

법조계 신뢰 추락 우려엔 한목소리

거스를수없는 '리걸 테크' 인식 속

플랫폼 종속 등 부작용 경계 모습





2022년 임인년 새해 국내 법조시장을 관통할 ‘뜨거운 감자’로 중대재해 등 처벌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시행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이 꼽혔다. 이들 분야가 국내 법조시장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게 법무법인(로펌) 대표 변호사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다만 코로나 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경제 위축과 불확실성의 증대, 변호사 수 증가에 따른 경쟁 심화 등으로 국내 법조시장이 2022년에 쉽지 않은 한해를 보낼 수 있다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중대재해·ESG·4차산업·선거…태풍의 눈=12일 서울경제신문이 광장·김앤장·대륙아주·동인·바른·세종·율촌·지평·태평양·화우(가나다순) 등 국내 10대 로펌 대표 변호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복수응답)를 실시한 결과 10명 가운데 9명이 올해 법조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중대재해법 시행과 ESG경영을 꼽았다. 메타버스, 대체불가토큰(NFT), 핀테크 등 4차 산업혁명 가속화와 대통령 선거 등이 각각 4명, 3명 대표 변호사의 선택을 받아 2·3위를 기록했다.

안용석 광장 대표변호사는 “시행을 앞둔 중대재해법과 ESG경영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능동적으로 선택하는 준법감시(Proactive Compliance)’를 핵심 단어로 꼽았다. 강석훈 율촌 대표 변호사는 “ESG경영과 중대재해법 시행으로 산업계가 큰 변화의 바람에 직면할 수 있다”며 “(각 기업이) 이에 휩쓸리지 않고 원하는 목표로 향해 나가기 위해서는 ‘조화로운 공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극화·경쟁심화…쉽지 않은 한해=양극화와 변호사 사이 경쟁심화 등 사유는 다소 차이가 있었으나 올해 법조생태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소 어두웠다. 이규철 대륙아주 대표 변호사는 “팬더믹 조기 종식을 기대하기 어려운 데다 국내외 경제 전망마저 불투명하다”며 “법조계가 지난해보다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기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정계성 김앤장 대표 변호사는 “지속되는 코로나 19 위기로 올해 국내 경제·산업 분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 법률시장도 예외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오종한 세종 대표변호사는 “법률시장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규모 법률사무소와 청년 변호사들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법조시장 내 양극화가 점차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부 대표 변호사들은 올해 법률시장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중대재해법 시행이나 ESG경영 등 새로운 이슈의 부각이 자문 수요 증가로 이어지면서 법조시장 내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서동우 태평양 대표 변호사는 “변호사 수 증가만으로 국내 법조 생태계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며 “코로나 19 이후 ‘브이노믹스(V-nomics)’ 시대가 도래한 데 따라 각 분야에 잠재돼 있던 문제점이 분출되는 등 새로운 이슈로 법률 자문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진수 화우 대표 변호사도 “변호사 직역이 더 넓어지고 있는데다, 중대재해법 시행과 ESG경영으로 기업이 갖춰야 할 컴플라이언스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법률서비스 발전과 함께 법조 생태계도 활성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성 강화…인재확보 등 올인=대대적 변화가 예상되는 법조생태계에 맞춰 각 로펌도 ‘환골탈태’ 수준의 혁신을 준비 중이다. 광장은 내부 교육과 데이터 활용 등으로 양질의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문성 강화에 나선다. 또 판교사무소의 성공적 정착을 위한 지원도 준비 중이다. 김앤장은 올해도 우수 인재를 확보해 적극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전문지식과 국제적 감각을 지닌 전문가를 확보하는 동시에 단계별 교육도 강화한다는 목표다. 대륙아주의 경우 ESG와 중대재해법, 국제노무 등에 집중, 또 한번의 성장을 이끌어낸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강점을 지닌 기업구조조정과 금융, 국제중재, 선거 대응 등에 이어 신시장 개척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것이다. 바른은 특별조직 강화·신설로 2022년을 도약의 해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기존 중대재해법대응팀과 ESG대응팀, 경찰수사대응팀에 이어 올해 징벌적 손해배상 및 집단소송대응팀(가칭)을 신설한다. 동인은 취약한 부분 보완과 독자 업무 역량 강화를 올해 목표로 내걸었다. 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합병이나 영입 등으로 내실 있는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세종은 우수 인재 영입과 전문 인력 육성을 올해 성장 키워드로 선정했다. 인재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드는 로펌’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율촌의 경우 고객이 원하는 부분을 미리 파악하는 선제 대응을 올해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대표적인 부분이 에너지신산업태스크포스(TF)로 올해 확대·개편을 계획 중이다. 지평은 구성원 유대·소통강화와 새로운 법률문제에 대한 적극 대응 등을 경영 키워드로 꼽았다. 태평양은 국내외 사업 강화를 새해 청사진으로 제시하고 있다. 중대재해 대응본부 내 종합상황실을 신설해 본격 가동한다. 특히 올 상반기 문을 여는 싱가포르 사무소에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쌓은 네트워크를 결합해 남아시아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화우는 고객 담당 변호사(RM) 제도의 틀을 한층 공고히 하는 등 조직정비와 업무시스템 개선에 중점을 둔다.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는 물론 솔루션의 정확도도 꾸준히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신뢰성 추락 우려 ‘한 목소리’=이들 대표 변호사들은 법조계 신뢰가 추락하고 있는 데 대해 한 목소리로 우려를 나타냈다. 정치 영역에서 해결돼야 하는 문제가 법원·검찰로 넘어오면서 법조3륜에 대한 국민의 믿음마저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법조계가 이른바 ‘닫힌 사회’로 그들만의 리그처럼 운영되어 온 점도 다소 영향을 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노상균 동인 대표 변호사는 “몇 년 전부터 법조계의 혼란스러운 현상이 계속되는 건 법조에 대한 정치의 지나친 개입, 정치의 사법화가 원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분석했다. 그는 이어 “사건마저도 정치적인 편가르기에 따라 불필요한 의미가 부여돼 사법부가 마치 정치권과 함 몸이라도 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누적되다보니 국민적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재필 바른 대표 변호사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각종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타당한 근거에 바탕을 둔 의혹 제기와 신속하고 정확한 사실 확인 또 이에 상응하는 책임 부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 10대 로펌 대표 변호사들은 부상하고 있는 리걸 테크(Legal Tech)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함께 표했다. 리걸 테그가 4차 산업 등 가속화에 따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국민의 법률서비스 접근성 향상, 법률시장 규모 확대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이 자칫 플랫폼에 종속되는 등 부작용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리걸 테크가 변호사 제도 취지를 훼손하지 않도록 장기적 측면에서 법과 제도를 운영해 나가야 한다는 게 이들 대표 변호사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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