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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 취업,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세 곳에서 일일 근무 체험하기


Photographs by CHRISTOPHER LANE
by DAVID A. KAPLAN

누스타는 총 1,360만 달러의 주식 보상액 중 1,200만 달러 상당을 임원급 이하 직원에게 분배했다.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한 보상컨설턴트는 아연실색했다.
블랙프라이데이 아침, 에어로포스테일 매장 관리자는 내게 유니폼을 주며 10대 청소년들이 몰려올 것에 대비해 나를 준비시켰다.
"이곳에서 즐겁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2008년 하스브로의 CEO가 된 브라이언 골드너는 말한다. "우리는 즐겁기 위해서 일하기 때문이다."

포춘이 매년 발표하는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리스트에 오르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대단한 기업에 취직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포춘 기자가 직접 100대 기업 중 세 곳에서 일일 근무를 해본 결과, 그 답은 뛰어난 가방 채워 넣기 능력과 높은 곳을 잘 오르는 능력, 그리고 잘 발달된 내이 inner ear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기자가 쓴 일일 근무 체험기를 읽으며 일하기 좋은 기업 세 곳의 문화를 느껴보라. (그리고 올해는 어떤 기업이 순위에 올랐는지 확인해보라.)

올해 포춘 선정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들은 모두 15만 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FORTUNE.COM/BESTCOMPANIES에서 각 기업의 직무, 급여, 복리후생에 관한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당신이 새로 구입할 18달러 99센트짜리 모노폴리 게임 (*역주: 1934년 만들어진 명작 보드게임으로 현재까지도 전 세계 모든 연령층에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의 품질은 내 손에 달려 있다. 추운 겨울날 매사추세츠주 스프링필드 바로 외곽에 위치한 하스브로 Hasbro의 낡고 제멋대로 난립한 공장에서 나는 실제 직원처럼 행세하며 근무를 하고 있다. 내 임무는 왜 하스브로가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평가되는지 그 비밀을 밝혀내는 것이다. 조지 플림프턴 George Plimpton (*역주: '조지 플림프턴을 위한 진짜 위험한 직업들 Some Really Dangerous Jobs for George Plimpton'의 주인공) 이 작업복을 입는다. 내가 일하는 공장은 스크램블, 오퍼레이션, 마우스트랩과 같은 고전 보드게임들을 만드는 곳인데, 인쇄부터 플라스틱 조형, 표지 싸기, 제본까지 모든 공정이 고도로 자동화되어 있다. 이곳에서 나는 톱니바퀴의 톱날처럼 하나의 역할을 맡아 수행한다.

우리는 7번 작업실에서 역사상 가장 성공한 보드게임인 모노폴리 생산의 마지막 단계에 돌입했다. 나는 조립 라인의 후방에서 품질 관리를 맡는다. 좌측에서는 컨베이어 벨트가 끊임없이 돌아가고, 그 위에는 모노폴리 박스가 열린 채로 잇달아 흘러 들어온다. 내가 맡은 두 가지 임무는 1.81초마다 주사위를 담은 비닐 백과 게임 토큰을 상자 안에 집어 넣고, 각각의 박스에 12개의 호텔과 32개의 집, 설명서, 수축 포장된 게임 지폐가 모두 들어있는지 확인하는 일이다. 이제 초콜릿 공장에서 초콜릿이 너무 빨리 나오는 바람에 포장을 다 할 수 없었을 때 (*역주: 코미디 '아이 러브 루시 I love Lucy' 의 한 장면) 루시와 에셀이 느낀 기분을 알겠다. 물론 그들처럼 쌓이는 초콜릿을 내 브래지어에 숨길 수는 없지만. 사실 이 업무를 잘 하기 위해선 기민한 손놀림과 기계적인 집중력 이외에도 균형 감각이 놀랍게 발달된 내이 Inner ear가 필요하다. 공장 조립 라인에서 멀미를 할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머리를 앞뒤로 움직이면 멀미가 납니다." 별명이 '복숭아' 인 벨랑제 Belanger의 팁이다. 정치 선동가적 성향이 짙은 그녀는 미국 내 마지막 하 스브로 공장이자 600명이 일하고 있는 이 공장의 조립 라인에서 32 년간 근무했다. " 박스에 시선을 고정한 채 머리를 똑바로 세우세요." 그러나 겨우 4분 뒤 내 속은 뒤집어지기 시작했고, 나는 곧 모노폴리 집과 같은 색의 첨가물을 박스에 토해내기 직전이 되었다.

벨랑제는 이 상황이 폭동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녀 역시 자신이 일하고 있는 조립 라인이 모노폴리 박스 커버를 씌우는 라인과 함께 이 공장에서 가장 일이 힘든 라인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래도 그녀는 이 공장과 자신의 업무를 사랑한다. 수년 전엔 파격적인 스카우트 제의를 뿌리치기까지 했다. "직업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사랑해요!" 벨랑제는 약간 날이 선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어떤 일의 일부분이 된다 는 게 좋아요." 오늘날처럼 모든 물건이 위탁 생산되는 세상에서(하스 브로 역시 중국 남부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미국 생산량보다 더 많다) 서부 매사추세츠 주에 있는 이 공장은 시대를 거스른다. 이 공장은 원래 1984년 하스브로에 통합된 밀턴 브래들리 Milton Bradley가 소유하고 있었다. 아직까지도 가족이 경영하는 공장의 특성이 살아 있다. 많은 직원들은 한평생 이 공장에서만 일해왔다. 그들의 배우자들은 하스브로를 집이라고 부른다. 아들은 아버지가 일했던 곳에서 일을 시작한다. 평균 근속 연수는 21년이다. 여러 차례 인력 감축과 노조의 양보가 있었음에도 이곳 하스브로 공장의 직원들이 자신의 직장에 대해 얘기할 땐 애정이 묻어난다. 5 년간 4,000만 달러를 투입하는 공장 시설 개선 계획을 제외하곤 사실상 그들을 저버렸지만. 하스브로가 본지가 선정한 '2011년 가장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순위에 오른 이유 중 하나다.

지난 몇 주간 나는 순위에 오른 100개 기업 중 세 곳을 방문했다. 파이프라인, 창고 시설, 아스팔트 정제 분야의 선두주자인 누스타 에너 지 Nustar Energy (30위), 십대를 겨냥한 의류 유통업체 에어로포스테일 Aeropostale (94위), 마지막으로 유명 완구 및 보드게임 메이커이자 최근 할리우드에서 연극을 제작하고 있는 하스브로(59위)가 그곳이다. 물론 지금 나는 황화수소의 유독성, 탈의실의 정치학, 포테이토 헤드 씨Mr. Potato Head의 내면의 삶 등 여러 가지 분야에서 박식한 전문가가 되었다. 그러나 체험을 통해 내가 배운 더 중요한 교훈 몇 가지는 요즘처럼 실업률이 두 자릿수 상승세를 보이고 직업 안정성이 크게 약화된 시대에 직원들을 올바르게 대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것이었다. 누스타, 에어로, 하스브로는 미국 주식회사가 여전히 남부럽지 않은 직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입증시켜주었다.

누스타 에너지: 밑바닥 작업과 최고 대우

뉴저지 주의 턴파이크 고속도로를 달릴 때 거대한 원유 탱크와 증기를 내뿜는 공장에서 나오는 썩은 달걀 냄새에 대해 궁금해 한 적이 있는가? 뉴저지 주 펄스보로 Paulsboro에 있는 누스타 아스팔트 석유정제공장 및 제품 터미널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 이곳에서는 100명의 직원들이 거대한 선박으로 운송된 베네수엘라산 원유(매년 1,200만 배럴)를 가공해 무겁고 끈적끈적한 아스팔트를 생산한다. 건너편에 있는 다른 공장은 공정 대 부분이 자동화된 터미널로 마치 거대한 주유소 같은 역할을 한다. 이곳에 도착한 유류 운반 트럭들은 가까운 저장 탱크로부터 일반 휘발유와 가정 난방용 석유, 항공유 등을 싣는다. 이 두 시설 모두 누스타 에너지 왕국의 일부이다. 누스타 에너지는 8개국에 퍼져 있는 두 개의 아스팔트 생산 공장과 8,417마일에 달하는 파이프라인, 그리고 9,300만 배럴의 석유를 저장할 수 있는 88개 저장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공공부문 무역을 하는 파트너십인 누스타 에너지는 샌안토니오에 본사가 있으며, 현재 미 국 2위의 유류 터미널 임대 사업자이자 3위의 아스팔트 생산업체다. 2010 년 매출액은 40억 달러를 상회한다.

펄스보로 공장에서 내가 맡은 업무는 기본적인 정비와 검사다.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곳은 위험한 근무지이기 때문이다. 아스팔트는 뜨겁고 독성이 강하며, 석유는 쉽게 불이 붙는다. 지금까지는 사망자가 발생한 적이 없지만 누구나 부상할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 나는 근무 중에 개인 보호 장비를 착용한다. 노멕스 Nomex 내연복와 안전모, 귀마개, 안전 유리, 게다가 발가락 부분이 강철로 된 특수 장화까지. 그렇게 차려 입고 이곳저곳 어슬렁거리며 아폴로호의 우주비행사들의 느낌이 바로 이랬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필연적인 근무지에서의 안전 사고 위험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일하는 누스타 직원들의 표정은 만족스러워 보였다. 누스타가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과 각종 복지 혜택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직원들의 사기 향상에 초점을 맞춘 평등한 상부상조 기업 문화가 더 자랑스러운 이유다. 어느 크리스마스이브 날, 중서부에 사는 한 여직원이 병가를 내고 집에 있던 중 집이 화재로 소실된 적이 있다. 누스타는 그 직원이 주택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는데도 사고 직후 3,000달러의 위로금을 즉시 지급했다. 허리케인 아이크가 2008년 누스타 공장 시설이 밀집된 텍사스 걸프 연안을 강타했을 때도 전국에 있는 누스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피해 지역에 몰려가서 동료들의 집 수리를 돕고, 식사 준비를 해주고, 휘발유를 무료로 분배했다. 2010년 누스타의 1,400여 명 미국 직원들이 기록한 총 자원 근무 시간은 7만 5,000시간이 넘었다. 유나이티드 웨이 United Way (*역주: 미국의 자선 단체)를 통한 누스타의 자선기부금은 직원 1인당 2,200달러에 달했다. 유나이티드 웨이에 따르면 이는 미국 기업 중 최고액이다.

이러한 기업 풍토를 만든 사람은 바로 비상임 회장 빌 그리헤이 Bill Greehey이다. 그는 30년 동안 누스타와 그 전신 기업들을 이끌어 왔다. 젊은 시절 직원들을 부당하게 대우하는 기업들을 목격한 그는 그런 형태가 그 가 원하는 기업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깨달았다. 그후 한 기업의 회장이 된 그리헤이는 직원들을 끊임없이 질책한다는 이유로 능력이 뛰어난 한 고위 임원을 해고한 적이 있다. 1980년부터 2006년까지 그리헤이는 발레로 에너지 Valero Energy Corp.의 CEO를 역임했으며 이 기간 그 기업을 지방의 일개 천연가스 파이프 라인 사업자에서 북미 최대의 정유회사로, 그리고 포춘 500대 기업 중 15위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후 일련의 복잡한 거래를 거쳐 누스타는 5년 전 발레로에서 분리되어 독립 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누스타는 그리 헤이의 방식을 유지했다. 가족의 날과 안전 기념행사를 열고, 샌안토니오에선 바지선 경주를 펼친다. 13일의 금요일은 특별히 행복한 시간이다. 누스타의 임원들은 예전과 변함없이 미국과 카리브해, 유럽의 누스타 공장 현장에 방문해 앞치마를 두르고 직원들에게 줄 텍사스 바비큐를 요리한다.

보살핌과 나눔. 마치 불교 경전의 말씀처럼 들리는 이 두 단어는 누스타의 신조다. 다만 자비보다는 화합 이 관건이다. 마키아벨리도 때때로 자비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지 않은가? 그리헤이의 뜻을 이어받은 누스타 의 CEO 커트 아나스타시오 Curt Anastasio(54)의 설명을 들어보자. 그는 사랑을 베푸는 기업은 월가가 원하는 실적을 낸다고 말한다. 지난 3 년간 누스타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거의 65%에 달하는 수익률을 거두었다. 이는 "직원들이 중심이 된 우리 기업 문화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아나스타시오는 말한다. "당신이 직원들을 보살피면, 직원들은 지역 사회를 보살피고 투자자를 보살필 것이다."

누스타는 의심할 여지 없이 직원들을 잘 보살피는 기업이다. 바비큐는 그저 한 예일 뿐이다. 의료 및 치아 보험료는 회사가 전액을 대납한다. 보너스는 전 직원에게 지급된다. 최근 보너스 수준도 4%에서 35%로 늘었다. 우편물 담당 직원은 1,100달러를 받았고 부사장은 7만 달러를 챙겼다(전 체 직원의 10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노동조합 직원은 따로 보너스 계약을 맺는다). 여기에 성과급도 있다. 2010년 평균 성과급 수준은 연봉의 3%. 주식 보상제도도 빠질 수 없다. 지난해 누스타 전체 직원의 절반이 주식 보상을 받았고, 그 가치는 금액으로 환산하면 2,000달러에서 11만 3,000달러에 달한다. 총 1,360만 달러가량의 주식보상액 중 1,200만 달러 상당 이 임원급 이하 직원들에게 돌아갔다. 한 보상컨설턴트는 누스타의 인사 총괄 부사장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전해진다.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심지어 누스타는 요즘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연금플랜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엔 사회보장연금과 기업연금 401k가 포함된다. 누스타의 일반 직원이 30년 뒤에 은퇴한다면 연금으로 매달 현재 월급의 117%을 받게 된다. 재정의 절반은 누스타가 마련한 기금으로 충당된다. 아나스타시오는 말한다. "누스타 직원이 보상으로 1달러를 받을 때마다 그 직원은 추가 적으로 45센트의 특별수당을 받는 거죠." 이쯤 되면 누스타 직원의 이직률이 2%라는 사실이 당연하게 느껴진다.

믿기 어렵겠지만 누스타는 지금까지 한 번도 정리해고를 단행한 적이 없다고 한다. 아나스타시오는 설명한다. "대신 우리가 기대하는 것은 직원들의 유연한 대응입니다." 그는 덧붙였다. "지난여름 아스팔트 사업에 문제가 좀 있었죠. 전체 직원의 10%를 감축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직원을 감축하는 대신 나는 직원들에게 직접 상황을 설명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의견을 구했습니다." 그러자 직원들이 스스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파이프라인과 터미널에서 전력 소비를 감축했고, 조달 과정을 효율화했으며, 출장 및 야근 시간을 줄였다. 결과적으로 결산 이익이 2,500만 달러 증가했다. 아나스타시오는 말한다. "직원들과 직원 가족들을 돌보지 않는다면 회사가 어려울 때 그들이 과연 함께 해줄까요?"

아스팔트 생산이 누스타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분의 1 정도다. 원유를 끓이고 증류하면 휘발유 같이 가벼운 연료는 위로 뜨고 아스팔트처럼 무거운 물질은 밑으로 가라앉는다. 이렇게 처리가 끝난 건더기를 시멘트 제조업체로 보내면 업체에선돌 부스러기와 자갈을 섞어 실제 도로에 깔리는 아스팔트 시멘트를 제조한다. 살을 에는 바람이 부는 어느 겨울날, 펄스보로에 있는 누스타 정유 공장에서 나는 약 7.5미터의 '감금된 '수직 사다리를 오르고 있다. '엄마, 보세요. 안전장치도 없이 사다리 오르고 있 다고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곳은 아스팔트가공 탑 2호를 둘러싸고 있 는 둥근 형태의 발판이었는데, 이곳에서 내게 떨어진 임무는 추락 사고를 막기 위해 스프링이 장착된 노란 안전 문을 설치하는 것이었다. "내가 높은 곳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었나요?" 나는 내 작업을 감독하는 마이크 캐프리스 Mike Caprice에게 물었다. 그는 27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나도 마찬가지예요!" 그는 뒤이어 나에게 충고했다. "밑을 내려다보거 나 주위를 둘러보지 마세요." 그러나 길 건너편에 보이는 필라델피아의 풍경은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장관이었다.

그날 오전 다음 작업을 위해 나는 절연 장갑을 꼈다. 폴리머가 함유된 363deg;의 아스팔트 샘플을 5,000배럴 용량의 탄소강 탱크에서 끌어올려야 한다. 이 아스팔트의 혼합비율이 산업 기준을 충족시키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오후에 나는 2047번 탱크에 저장된 가정용 난방유의 적절한 수위를 확인하기 위해 누스타 터미널로 갔다. 굉장히 긴 계량봉을 건물 3층 높이의 탱크 꼭대기에서 집어 넣어 수위를 측정했다. 탱크를 나선형으로 빙빙 둘러 오르는 개방식 계단은 내려올 때 떠 짜릿했다. 비록 오늘 내가 누 스타에서 맡은 3가지 업무는 모두 안전한 업무였지만(아스팔트 진액을 엎지르거나 몸에 쏟지만 않는다면) 업무 환경은 거의 강박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안전 위주였다. 터미널에서 나와 함께 탱크에 올랐던 오랜 경력의 감독관 필 스콧은 말했다. "당신은 언제든지 충분히 이렇게 말할 수 있어요. '이 일은 너무 위험해서 하고 싶지 않아요'라고요. 그럼 그렇게 하면 됩니다. 모두들 당신의 의견을 존중할 테니까요." 이러한 누스타의 기업 태도가 자사의 직원들을 행복하게, 그리고 생기 있게 만든다고 할 수 있다.



에어로포스 테일: 계속 웃으며 고객을 대하라

대체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 지금은 블랙프라이데이 오전 6시. 1년 중 최대 규모의 쇼핑이 이루어진다는 오늘 나는 뉴저지 교외에 있는 파라무스 Paramus 쇼핑몰에서 8시간 동안 일을 하기로 되어 있다. 시간에 맞춰 쇼핑몰에 도착했다. 맨해튼의 불빛이 저 멀리 지평선에서 반짝인다. 어라, 그런데 주차할 공간을 찾을 수가 없다. 분명히 이곳 주차장엔 무려 1만 796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말이다. 간신히 차를 댈 만한 구석자리를 발견하고(델라웨어에 온 기분이다) 쇼핑몰 2층에 위치 한 에어로포스테일 의류 매장으로 달려갔다. 매장에는 이미 150명이 넘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어떤 이들은 바닥에서 잠들어 있었다). 이들 모두가 나보다 먼저 와서 좋은 주차 공간를 선점한 것이 분명했다.

안으로 들어가니 관리자 톰 매시스 Tom Mathis가 내게 유니폼을 건네준다. 붉은색 에어로포스테일 폴로 셔츠다. 그리고 7시부터 물밀듯이 밀려 들어올 청소년들의 물결에 대비해 나와 다른 52명의 직원을 준비시킨다. 오늘은 모든 상품을 할인가에 판매하지만 우리 청소년 고객들의 관심은 오로지 10달러 특가에 판매되는 후드 티셔츠 중 누가 좋은 옷을 빠르게 차지하느냐에 쏠려 있다. "오늘은 우리에게 1년 중 가장 중요한 날입니다." 이 매장에서 7년 근무한 베테랑 종업원 매시스는 말한다. "그러나 우리는 즐겁게 일할 거예요." 오늘 목표는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일일 매출액 16 만 7,000달러를 경신하는 것이다. 턱수염을 기른 에어로포스테일 CEO 톰 존슨(52)도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 매장에 직접 와 있다.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세요!" 매장 직원의 평균 연령은 20세에 불과하고 이중 대다수는 임시 아르바이트생이다. 이런 직원들에게 갑자기 꾸밈없이 밝은 표정을 지으라는 주문은 지나친 기대일지로 모른다. 특히 이렇게 이른 새벽엔 말이다. 역시나 직원들은 비웃음과 신음소리로 답했다.

"10…9…8…." 매시스가 개장 전 카운트다운을 한다.

내가 맡은 업무는 줄 정리다. 5,400제곱피트에 달하는 면적에도 불구하고 매장이 그렇게 큰 편은 아니다. 손님이 값을 치르려 할 때 계산대가 부족할 것이고 결국 정신 없이 구불구불한 줄이 매장 밖까지 이어져 복도를 가로지르게 될 것이다. 내 역할은 손님들을 질서정연하게 줄 세우고 질서정연하게 이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줄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중간에 들어오는 일도 없도록 해야 한다. 매장 정문에서 손님도 맞아보고, 남성 티셔츠 매장에서 판매 보조로 일하길 두 시간(블루 인렛 티셔츠는 미디엄 사이즈가 없으니 그만 찾길 바란다). 나는 계산대에서 옷을 봉투에 담는 일을 맡는다. 옷을 곱게 접어서 넣는다는 것은 꿈 같은 일이어서, 나는 오로지 적색과 백색으로 상징되는 에어로포스 테일 봉투에 옷을 빠르게 제대로 집어넣는 데에만 신경 쓰기로 했다. 그리고 손님이 빨간색 선물 상자를 받기 원하는지 물어봐야 한다. 모노폴리 상자가 아닌 게 어딘가. 100달러어치 이상을 구입한 사람은 곰 인형을 사은품으로 받는다. 물론 내가 제대로 기억했다면 말이다.

내가 일하는 계산대의 계산원은 열아홉 살 소녀인 안젤리나 페레즈다. 안젤리나가 계산하는 속도가 내가 봉투에 옷을 집어넣는 시간보다 빨라서 갈수록 옷이 계산대에 쌓여갔다. 안젤리나는 이런 상황을 황당스러워 해야 하는지 걱정해야 하는지 헷갈리는 눈치였지만, 빠른 계산대 업무의 스릴과 흥분감이 점점 좋아졌다(다른 점원들에게도 그랬던 것처럼 결국 나는 내가 매장 점원이 아니라 포춘 기자라는 사실을 말할 수밖에 없었다). 존슨은 꾸준히 들러 우리를 독려했다. "봉투에 넣어요. 박스에 넣어요. 빨리, 빨리, 빨리." 몇 년 전 블랙프라이데이에 존슨은 계산대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선 것을 보고 계산대 위에 올라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만약 10분이 지났는데도 아직 여기에 줄 서 있다면 줄 서 있는 모든 손님들에게 무료로 후드 티셔츠를 한 벌씩 드리겠습니다." 존슨의 말이 끝나자마자 계산대 앞의 줄은 정리되었다. 개장 후 첫 한 시간 동안의 매출은 작년 같은 시간 대비 8% 오른 1만 5,814달러였다(그러나 2009년 블랙프라이데이 매출 기록은 깨지 못했다).

파라무스 쇼핑몰에는 타임스 스퀘어를 포함해 미국 내 900개에 달하는 에어로포스테일 매장 중 한 곳이 있다(에어로포스테일은 10대 초반을 겨냥한 수십 개의 PS 브랜드 매장을 운영 중이다). 1982년 메이시스 Macy's 의 자체 상표 브랜드로 출시된 에어로포스테일은 1987년 첫 전용 매장을 열었고, 지난해 매출액 24억 달러를 돌파했다. 에어로포스테일의 제품은 큼지막하고 화려한 로고와 함께 저렴한 가격으로 유명하다. 매장은 개방형 실내디자인과 자사 브랜드 옷을 입고 웃고 있는 커다란 모델 사진으로 차별화된다. 비록 월가에서, 경영진 차원에서 어려운 시기(공동CEO 민디 미즈 Mindy Meads가 12월 갑자기 퇴직했다)를 겪긴 했지만, 에어로포스테일 가 여전히 10대가 가장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이자 인기 직장이란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파손된 마네킹이 여기저기 굴러다니고 선반이 재고로 넘쳐나는 비좁은 매장 뒤편 창고에 직원들이 한데 모여 존슨이 직접 가져온 도너츠와 하와이언 펀치, 피자를 먹는다. 쉬는 시간에 이들은 이곳이 왜 일하기 좋은 직장인지 말해줬다. 근무 시간이 자유로워 파트타이머나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시간당 임금도 최저임금보다 대체로 높다. 파트타임으로 일하던 임시 아르바이트생이 정규직 직원으로 승급하기도 한다. 에어로포스테일의 매장 관리자 중 59%가 이런 식으로 승급한 이들이다. 그리고 경영진의 73%가 여성이다.

모든 정규직 매장 관리자들은 제한 없이 병가를 낼 수 있다. 전통적인 복리후생 제도인 건강보험과 생명보험은 다른 기업처럼 큰 비중을 차지하 지 않는데, 이는 에어로포스테일의 2만 8,000명 직원(2010년 12월 기준) 중 절대 다수가 특정 계절에만 일하거나 파트타임으로 일하기 때문이다. 이들 임시 직원들이 원하는 건 최소 30% 매장가격 할인이나 훌륭하게 업무를 처리했을 때 받는 힘찬 포옹(추가할인을 받을 수 있는 기회 제공), 그리고 여름 파티다. 직원들은 또한 에어로포스테일의 지역사회 지원 및 자선 프로그램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일례로 에어로포스테일은 지난해 '10대를 위한 청바지' 라는 슬로건하에 62만 5,000벌의 청바지를 집 없는 아이들에게 기증한 바 있다.

올해 23세인 매장 관리자 신디 마르티네즈 Cindy Martinez는 18살 때 판매 보조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신디는 말한다. "어느 회사에서 이렇게 사장님과 함께 피자를 먹으며 대화할 수 있나요?" 고등학교 시절 건물 관리인으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존슨은 자신이 "화장실에서 이사회실" 까지 올라왔다며, 근로계층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재수 없게 굴지 않아요."

확실히 재수없는 일은 하지 않는다. 수년 전 에어로포스테일의 회장 줄리안 게이거 Julian Geiger는 필라델피아 교외 지역의 한 매장 관리자의 남편이 암으로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렇게 말했다. "오늘 당장 짐을 싸세요. 그리고 남편과 함께 원하는 만큼 시간을 보내세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에어로포스테일의 직원들은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한다.

하스브로: 직원들의 사기는 주사위 놀음이 아니다.

하스브로도 마찬가지로 직원 친화적인 업무 환경을 제공한다. 직원 보상 과 복지 혜택은 철저하다. 주식 보상과 보너스는 꾸준히 인상된다. 아이들을 위해 봉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거의 모든 직원들이 한 달 4시간의 유급 봉사활동 시간을 얻는다. 사내 매장에선 직원들에게 자사 상품에 대한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월요일에서 목요일까지 4시간만 초과 근무하면 교대 근무자를 제외하고 금요일 오후를 쉴 수 있다. 특히 직원들에게 큰 인기를 얻는 이 두 가지 정책은 회사에 끼치는 재정적인 타격이 상대적으로 미미하면서도 직원들의 신뢰를 얻는 데 크게 기여했다. CEO의 주문으로 구내 식당에 설치한 에디스 Edy's의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기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하스브로의 3,100명 직원들이 자신의 직장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도 즐겁기 때문이다. 신입 사원은 포테이토 헤드 씨나 포테이토 헤드 여사 장난감을 한 개 가질 수 있다(나는 스타워즈 콜렉터블 피규어 다스테이터를 달라고 했는데 거절당했다). 의류 매장이나 정유 공장 직원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하스브로 직원들은 귀가 후 눈을 동그랗게 뜬 아이들에게 이런 질문을 받는 일이 없다. "엄마, 오늘 아스팔트 제조 과정은 어땠어요?" 아빠가 통카스 Tonkas나 트위스터 Twister, 장난감 오븐 Easy- Bake Oven, 캔디 랜드 Candy Land, 클루Clue, 크레니움 Cranium, 네르 Nerfs, 또는 퍼리얼 프렌즈 까악까악 매코 앵무새 Fur Real Friends Squawkers McCaw Parrot 를 만든다고 생각해보라(건전지를 포함해서 말이다). "이곳에서 즐겁지 않기란 불가능하다." 2008년부터 하스브로 CEO를 맡고 있는 브라이언 골드너 Brian Goldner(47)의 말이다. "바로 즐겁기 위해서 우리는 일을 하는 거니까."

만약 매사추세츠주 서부에 있는 하스브로 보드게임 공장이 한때 강성했던 미국 제조업의 흔적이라면, 블루 컬러의 성지인 로드아일랜드 Rhode Island 주의 포터킷 Pawtucket에 있는 본사는 40억 달러 가치의 글로벌 브랜드의 재해석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하스브로 생태계의 핵심은 구 old 와 신 new의 혼합이다. 불과 수년 전, 하스브로의 주요 제품인지 아이조 G.I.Joe와 트랜스포머 장난감, 배틀십 보드게임 등은 판매 하락세가 뚜렷했다. 하센펠드 Hassenfeld 형제가 1923년 창업한 이 장난감 회사가 포켓몬이나 배트맨 같은 인기 상품의 라이선스를 따는 데만 지나치게 치중했던 탓이다. 당시 업계에선 장난감과 보드게임이 유행을 탈 수밖에 없으며 어떤 제품이든 자연적인 수명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물론 완전히 잊히는 단계도 포함해서 말이다.

이때 골드너는 전략적인 기회를 포착하고, 하스브로의 기존 브랜드를 다양한 방송 채널을 통해 활용하는 복안을 내놓았다. 여기엔 아이패드 같은 신 매체는 물론, TV나 영화 같은 기존 매체도 포함된다. 두 편의 트랜스포 머 영화가 만들어졌고(골드너가 제작총지휘를 맡았다) 전 세계적으로 15 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 중 하스브로가 가져가는 몫은 적지만 대신 영화의 인기에 편승해 캐릭터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높은 수익을 올렸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3편은 7월 1일 개봉될 예정이다. 배틀십은 어 떤가? 스키장 콘도에서 밤에 즐기는 옛날 보드게임이라고만 생각하는가? 2012년 2억 달러를 투자한 해상전을 소재로 한 영화 배틀십이 미국 전역에 개봉할 예정이다. 출연배우는 테일러 키치 Taylor Kitsch와 리한나 Rihanna. ' 맹목적 폭로 Blind reveals' 라는 이 영화는 에일리언과 관련이 있고, "네가 내 전투함을 침몰시켰어"라고 선언할 수 있는 기회가 끝없이 주어진다. 마시멜로 소 함대가 오래 떠 있을 수 없는 곳, 배틀십 시리즈가 개봉 박두다.

"우리는 우리 세대가 함께 자라고 즐겼던 브랜드들을 다음 세대를 위해 재창조하고 재점화하려 한다." 하스브로 캐릭터 장식 소품의 성지인 자신의 사무실에서 골드너는 말했다. "우리의 귀중품 금고에 보관하고 있 는 유용한 자산은 1,500개가 넘습니다. 하스브로는 단순히 장난감과 보드게임 사업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적 재산권과 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진출해 있죠." 하스브로는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자사 전용 영화사무실과 TV 스튜디오를 소유하고 있다. 골드너는 하스브로 캐릭터들의 탄생 설화나 배경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케어 베어들 Care Bears이 문학적으로 큰 중요성을 가진다고 믿게 된다.

하스브로는 특히 디자이너들을 소중히 대우한다. 디자이너들은 하스 브로의 귀중품 금고에 들어가 그 속에 들어 있는 수많은 자산을 활용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임무를 맡고 있다. 롭 다비아우 Rob Daviau (40)도 그들 중 한 명이다. 롭은 리스크, 트러블, 트리비얼 퍼수트 Trivial Pursuit 같은 보드게임 전문 디자이너다. 그는 보드게임은 단지 보드게임일 뿐이라는 인식을 비웃는다. "게임은 스토리텔링이에요"라고 롭은 말한다. "어떤 보드게임의 규칙을 바꾸거나 주사위를 더하거나 빼면, 당신은 '갈등의 역학' 을 바꾸는 것이다. 일례로 리스크는 근본적으로 복수에 관한 갈등이다. 당신이 내게 이런 짓을 했으니 나도 당신에게 똑같이 하겠다." 롭 역시 어린 시절에는 두 명의 동생들과 보드게임을 하며 자랐다.

다비아우 Daviau는 터프츠 Tufts 대학교에서 고전 문명 classical civilizations 을 전공했는데, 하스브로 게임을 어떻게 재발명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대학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는 반지의 제왕, 리스크: 서기 2210년 리스크, 블랙 옵스 제작에 참여했고, 현재는 곧 출시될 리스크 : 레가시 제작에 도 동참하고 있다. 또한 다비아우는 지정학적인 변화를 반영하여 퀘벡, 콩고, 시암 Siam (*역주: 타이 왕국의 옛 이름), 우크라이나를 리스크 게임에서 제거하는 작업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2만 달러의 우승 상금이 걸린 모노폴리 월드 토너먼트에서 세 차례 심판을 보기도 했다. 하스브로가 자신에게 돈을 주며 이런 일을 맡긴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그는 말했다. "나는 행운아다. 알아보니 미국에는 나 같은 게임 전문 디자이너가 프로야구 유격수 수보다 적게 있더라." 물론이다. 게다가 유격수들이 앉아 있는 선수 대기석에는 아이스크림 요구르트 기계 같은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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