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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제물

페루 북부의 건조한 해안도시 후안차퀴토.

지난 8월 이곳에서 분 세찬 바람에 의해 땅속에 묻혀 있었던 6명의 사람 두개골이 드러났다. 현지인 중 한명이 예일대학 고고학자 오스카 가브리엘 프리에토 버메스터 박사에게 알렸고 발굴팀이 현장을 찾았다. 얼마 뒤 버메스터 박사팀은 외부로 드러난 6명을 포함, 아동 43명과 라마 76마리의 유골을 출토했다. 유골 중 성인은 단 한명도 없었다.

사실 이곳은 고대 치무족(族)들이 제사를 지냈던 장소다. 건조한 기후 덕분에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하기도 전인 900년 전 매장된 시신이 미라가 되어 지금껏 보존된 것이었다. 발굴팀에 의하면 희생자들은 해안을 향한 채 단일 퇴적층 속에 누워있었다. 그리고 이는 이들이 바다의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서 집단 살해됐을 개연성을 암시한다.



버메스터 박사는 제물을 바친 이유가 날씨에 있다고 본다. 미라 주변에 두터운 퇴적층이 형성돼 있음을 감안할 때 아이들이 살해되기 직전 혹은 살해됐던 시점에 극심한 폭우가 내렸던 것으로 판단한 것. 치무인들은 바로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 자신들이 가졌던 가장 귀중한 것을 내놓았다는 얘기다. 실제로 당시 아이들은 비옥함과 개선을 의미했고 라마는 음식과 의복, 이동수단을 제공하는 귀중한 존재였다. 연구팀이 출토한 유골들은 현재 발굴지 인근도시인 찬찬(Chan Chan)의 시립박물관에서 추가적인 연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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