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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 서열 분석 할인매장

단돈 1,000달러로 게놈 서열을 해독하는 시대가 열렸다

과학자들이 인간게놈프로젝트를 통해 처음 인간 게놈 속 30억개의 염기쌍 서열을 해독하는 데는 13년간 30억 달러가 들었다.

8년이 지난 2011년 사람 1명의 인간 게놈 서열 해독 비용은 5,000달러로 떨어졌고 수주일이면 결과가 나온다. 그리고 올 1월 생명공학기업 이온 토렌트의 설립자이자 화학공학자인 조나단 로스버그는 이보다 훨씬 빠르고 저렴한 게놈 서열 해독법을 개발했다.

그의 기기를 활용하면 단돈 1,000달러에 약 3.2GB 데이터양의 인간 게놈 서열을 2시간 내 해독 가능하다. 따라서 현재는 수천명 정도만 게놈 서열 해독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앞으로는 수백만명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로스버그는 2004년 일단의 광섬유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형태의 게놈 서열 해독 장비를 선보였다. 그러던 중 2010년 광섬유를 반도체 칩으로 대체했다. 이후 마이크로 칩 위의 트랜지스터 숫자, 즉 칩의 밀도가 빠르게 높아지면서 기기의 성능은 배가됐고 해독비용은 낮아졌다. 이를 증명하듯 로스버스는 지난해 인텔의 공동창립자 고든 무어의 게놈을 120만개의 마이크로웰(microwell) 어레이를 가진 1개의 실리콘 반도체 칩으로 해독해냈다.

그의 게놈 서열 해독 기기에 채용된 첫 번째 칩인 '이온 프로톤Ⅰ'은 마이크로웰이 1억6,500만개에 달한다. 올 하반기에는 이보다 4배 많은 마이크로웰을 보유, 2시간만에 게놈 서열 해독을 끝낼 수 있는 '이온 프로톤Ⅱ'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금껏 해독 비용의 인하에도 불구하고 환자 맞춤형 게놈 요법은 매우 선별적으로 이뤄졌다. 환자 1명의 게놈 서열로는 질병 유발 유전자 발견이 어려워 저렴한 해독법도 결과적으로 감당키 힘들만큼 비싸졌던 탓이다. 예일대 의대의 유전학과장인 리처드 리프튼 박사는 이렇게 밝혔다.

"환자 1명만 해독해서 답을 찾을 수 있다면 1,000달러나 5,000달러나 큰 차이가 없겠죠. 하지만 동일 질환자 20명을 해독해야 그 환자의 질병 원인 유전자 파악이 가능하다면 1,000달러짜리 해독법은 2만 달러면 되지만 5,000달러짜리는 10만 달러나 필요합니다."

리프튼 박사는 로스버그의 프로톤 기기 4대면 희귀 난치성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적 이상을 찾아낼 것으로 본다. 미 베일러대학 인간게놈염기해독센터의 리처드 깁스 박사의 경우 이 기기를 활용, 멘델유전질환의 유전자적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로 촉발되는 이 질환으로 미국에서만 2,500만명이 고통 받고 있다.

참고로 깁스 박사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처리과정 이상으로 희귀 운동장애 진단을 받은 14세 쌍둥이의 게놈 서열을 해독한 적이 있다. 둘 중 한명은 후두 경련에 따른 호흡 장애 를 겪었는데 쌍둥이와 직계가족들의 유전자를 비교분석, 형제들에겐 세로토닌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밝혀냈고 처방을 변경해 호흡장애를 치료했다.

이렇듯 게놈 서열 해독은 갈수록 저렴해질 것이다. IBM 연구자들은 이미 100달러짜리 시퀀싱 칩을 사용 중이다. 이 칩은 DNA 조각이 칩 표면의 나노미터 구멍을 통과할 때 게놈 염기를 읽는다.

이 점에서 워싱턴대학 유전학부 제이 센듀어 교수도 향후 10년 내 게놈 서열 해독의 대중화를 예견한다. 환자의 게놈 해독이 혈액검사처럼 기본적 검사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얘기다. 미 테네시주 세인트주드아동연구병원의 경우 이미 소아암 환자의 암세포 DNA 서열을 해독, 소아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규명하고 있다. 이렇게 수백만명의 환자들이 게놈 서열 해독에 나서면 발병 원인 규명이라는 의료계에서 가장 오래된 난제의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저렴한 게놈 해독은 새로운 문제를 대두시킬지 모른다. 막대한 게놈 서열 정보를 누가 어떻게 분석할지가 그것이다. 이와 관련 게놈퀘스트와 DNA넥서스라는 기업이 의사 및 과학자들을 위한 게놈 정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언젠가는 게놈 서열 정보 저장비용이 해독비용을 능가할지도 모른다.

또 의사들은 이 게놈 정보를 진료에 응용하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미 국립인간게놈연구소(NHGR)는 이를 위해 8,000만 달러의 자금을 투자해오고 있다. 센듀어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의료 체계는 빠르게 변하지 않아요. 하지만 언젠가는 변합니다."










DNA 염기 서열 해독
이온 프로톤 칩을 통해 게놈 속 뉴클레오티드 염기, 즉 DNA 속 A(아데닌), G(구아닌), C(시토신), T(티민)의 서열 해독을 위해 학자들은 미크론 굵기의 구슬 표면마다 DNA 단편의 가닥을 하나씩 붙인다.

이 구슬들은 원심력에 의해 칩 표면의 마이크로웰 구멍으로 들어간다. 이후 칩을 기기에 넣으면 4가지 뉴클레오티드에 차례대로 담가지면서 환자의 이중 나선 구조 속에서 상호 보완적인 DNA 가닥을 찾게 돼 일치하는 뉴클레오티드가 확인된다.

이렇게 뉴클레오티드가 일치하면 양으로 대전된 수소 이온이 방출되는데 웰 아래의 금속센서가 전하의 증가를 감지하고 트랜지스터는 그 전하를 전압으로 바꾼다. 그때 소프트웨어가 어떤 염기가 통합돼 있는지 파악, 각 조각들의 정보를 모아 전체 게놈 지도 차트[위]를 만든다.


희귀 난치성 질환
환자수가 2만명(미국은 20만명) 이하이고 적절한 치료법 및 대체의약품이 개발되지 않은 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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