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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INTERVIEW] 박항식 국립중앙과학관장

"과학과 문화예술을 융합, 창의적 인재 양성에 이바지할 터"

우리나라 중심인 대전에 위치한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관 내 창의나래관 2층 꿈이로봇관에서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우리나라 최고의 휴머노이드인 KAIST의 휴보와 KIST의 키보가 매일 재미있는 스토리를 가지고 로봇 체험 상설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이 행사는 청소년들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첨단 로봇기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박항식 국립중앙과학관장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꿈이로봇관에서 최첨단 휴머노이드를 직접 만나보면서 로봇과 함께할 미래 세상을 좀더 일찍 경험할 수 있어요. 앞으로도 증강현실, 아이폰 등 최신기기를 활용한 전시기법 개발과 고객맞춤형 체험교육 및 해설서비스의 제공 등을 통해 선진국 수준의 과학관 운용에 최선의 다할 것입니다.”


대덕=구본혁 기자 nbgkoo@sed.co.kr

Q. 국립중앙과학관을 소개해 주시는 게 먼저일 것 같습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청소년들의 과학기술에 대한 흥미 유발과 창의력 배양을 목적으로 지난 1945년 서울 예장동에 국립과학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습니다. 이후 대전 대덕연구단지로의 이전을 결정하고 5년에 걸친 공사 끝에 1990년 10월 재개관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 과학관의 메인 전시관 격인 상설전시관에서는 자연사, 한국과학기술사, 기초과학, 산업기술 등 네 분야로 분류해 관람객들을 맞고 있습니다. 우주체험관의 경우 우주인들의 우주생활과 우주유영 등을 체험할 수 있고, 천체관에서는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우주의 생성과 진화과정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첨단과학관은 17개 정부출연연구원의 연구 성과물을 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홍보할 목적으로 설립된 무료 전시관으로서 총 1,689점의 전시물을 연구원별 체험형 전시 부스 형태로 운용 중입니다.

덧붙여 5개 전시관으로 구분된 생물탐구관에서 남쪽 섬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늘푸른잎나무 150여종을 심어 모든 관람객들이 직접 관찰할 수 있도록 했고, 융복합 과학체험관이라 할 수 있는 창의나래관은 첨단 과학기기와 장치들을 통해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체험하며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공간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Q. 과학관의 운영 모토가 있다면 무엇입니까?
과학관을 찾는 많은 청소년들이 함께 보고, 느끼고, 즐기는 과학체험활동의 장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개관 후 20년 이상 노후된 상설전시관 전시품들을 중심으로 해서 새로운 주제의 전시관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그 일환으로 올해 말 유아전용 과학체험관 ‘꿈아띠체험관’을 건립하는 한편 내년에 에너지관 업그레이드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교육성 제고를 위해서도 유치원과 초·중·고등학생에 최적화된 맞춤형 교육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특히 과학교사들과 함께 전시품을 활용, 현재의 과학교과과정에 부합하는 '융합인재교육(STEAM)' 교재를 개발해 보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적인 과학관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자체적인 연구 능력의 확보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국립중앙과학관은 그 역사적 배경에 맞게 국내 다른 과학관에 비해 이 부분에 강점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보유 중인 113만점의 과학기술 자료를 근간으로 자연사, 이·공학사, 과학사별 연구회를 결성하여 상당한 성과를 도출해 냈습니다.

앞으로도 근현대 산업기술 소장품 도록의 제작, 로봇발달사 연구, 겨레과학기술 재조명, 무기안료 연구, 생물다양성 표본 확보 등 국내 과학관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연구에 역량을 쏟을 방침입니다.

Q. 평상시 과학과 문화의 조화를 강조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우수한 인력들이 이공계 진출을 꺼리는 상황입니다. 이른바 이공계 기피 현상이죠. 그 원인은 과학이 흥미롭지 않고, 어렵게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덧붙여 성적 향상을 위한 무조건적인 암기식 교육도 큰 요인이 됐다고 봅니다. 바로 이 같은 현실을 타파하고 과학계에 우수한 인재들이 진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편으로 문화와의 융합을 떠올린 것입니다.

그에 맞춰 몇 가지 마스터플랜이 마련된 상태입니다. 우선 과학에 흥미를 불어넣기 위해 과학 마술, 사이언스 뮤지컬 등의 문화행사를 운영할 것입니다. 또 과학과 예술을 융합한 STEAM 교재의 개발도 확대할 방침입니다.

특히 대전에는 많은 과학시설과 문화시설이 공존하고 있지만 서로 어우러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과학관 인근 하천인 갑천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갈려져 있어요. 남쪽에는 시립미술관, 대전문화예술의 전당, 한밭수목원 등 문화시설이 위치하고 북쪽에는 국립중앙과학관을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시민천문대, 엑스포과학공원 등이 몰려 있습니다. 이 두 시설들을 융합해 '과학-예술 로드(Sci-Art Road)'를 조성하는 것이 개인적 바람이자 목표입니다.

Q. 대덕단지 내 정부출연연들을 활용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그렇습니다. 정부출연연들은 모든 과학관들이 탐낼 만한 우수한 인프라와 연구인력, 연구 성과물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국립중앙과학관도 출연연의 이 강점을 청소년 과학교육에 접목함으로써 창의적이고 합리적인 과학기술 문화가 사회 전반에 확산될 수 있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실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신 연구결과들을 신속히 수용하는 한편 출연연의 연구시설들을 활용해 독특한 볼거리와 과학교육프로그램을 운용하면 확고한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미 지난 7월부터 전국 초·중·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출연연 탐방하고 체험하면서 과학자의 꿈을 키우는 대덕특구 연구현장체인증제, 일명 ‘위레카’를 운용 중이며 사회배려계층을 대상으로 한 대덕특구 탐방 과학교실, 첨단 과학기술 체험 초청 교육프로그램 등도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Q.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국내 과학관들의 차별점은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선진국들은 대개 대도시 집중형으로 과학관이 운용되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립·시립과학관들이 지방 분산형으로 운용됩니다. 국립과학관만 해도 이미 개관한 서울, 대전, 과천에 더해 대구와 광주에 새로운 국립과학관이 건설되고 있으며 이중 국립대구과학관은 준공이 임박했습니다.

현재 국립중앙과학관은 한국과학관협회를 통해 이들 국·공립, 사립 과학관들의 총괄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Q. 국내 과학관들의 취약점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입니다. 개선돼야할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그중에서도 실물 자료의 보유량에서 크게 뒤진다는 점은 시급한 보완이 필요합니다. 미국, 유럽 등지의 선진국들이 산업혁명 등 전 세계의 산업화를 주도한 덕분에 과학관들도 사진이나 모형, 재현품이 아닌 실제로 사용됐던 실물 과학기술 자료를 대량 확보하고 있는데 반해 국내 과학관들은 자연사 분야 이외에는 실물 자료가 드문 편입니다. 선진 과학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것 또한 취약점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한계의 극복을 위해 국립중앙과학관은 이·공학 산업분야의 실물을 적극적으로 기탁·기증 받고 있습니다. 고인돌, 사찰 등 전국에 흩어져있는 겨레과학 전시품을 온라인상에서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스마트과학관의 구축에 열의를 기울이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전문인력의 경우 은퇴한 과학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문성과 소통능력을 겸비한 과학 해설사를 양성하고 과학교사들의 연수를 지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

Q. 청소년들에게 추천할만한 국립중앙과학관의 프로그램은 무엇이 있을까요?
국립중앙과학관에서는 주5일 수업제의 전면시행 이후 청소년들이 과학을 직접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주말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먼저 과학탐구프로그램으로 초등학생 대상의 '주말과학창의체험동산', '로봇제작체험교실'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참여한 학생들은 화학, 물리, 생물 등 주제별로 단계별 심화학습을 할 수 있습니다.

고교생이라면 물리, 화학, 생명, 의과학을 주제로 얼마 전 시범운영에 들어간 ‘세종과학실험토론캠프’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11월 중 2기를 모집할 예정이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 운영되는 프로그램입니다.

가족과 함께 참여하며 가족 간의 친화력과 인성 향상을 꾀할 수 있는 현장탐방프로그램도 있습니다. 동식물, 화석 등 자연을 관찰하며 그 가치를 체험하는 '자연탐험단', 고유과학 문화재에 담긴 슬기와 창의성을 체험하는 '과학문화재 탐방' 등이 그것입니다.

Q. 관람객들이 과학관을 제대로 즐길 팁을 알려주신다면.
먼저 과학관을 방문하기 전에 국립중앙과학관 홈페이지에 접속해 각 전시관마다 어떤 전시품들이 있는지 확인한 뒤 관람 계획이나 동선을 미리 구상해놓는다면 한층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관람이 가능할 것입니다. 1시간부터 3시간까지 관람 예정시간에 맞춰 최적 코스를 추천한 내용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또한 방문할 날짜에 특별전이나 행사가 있는지, 체험형 전시물의 이용방법과 운영시간 등도 미리 숙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례로 자기부상열차, 창의나래관, 천체관 등은 관람인원과 시간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만일 자연사, 전통과학, 기초과학, 산업기술 등 특정분야를 심층적으로 관람하길 원할 경우에는 각 분야별로 은퇴한 과학자들이 해설을 해주는 심층해설프로그램, 전체 과학관을 원스톱 관람하길 원할 때는 맞춤형 전시 해설을 사전예약을 하면 유용합니다.

"대전의 과학·문화시설들을 융합해 과학-예술 로드(Sci-Art Road)'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이자 목표입니다."




박항식 국립중앙과학관장 프로필

학력
연세대 경제학 학사
영국 서섹스대학 산업개발학 석사
동국대 일반대학원 행정학 박사

경력
1982~1992년 행정고시 25회, 과학기술처 사무관
1992~2002년 과학기술처 과장,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2002~2004년 과학기술부 국장, 원자력안전심의관, 기획조정심의관
2004~2006년 기상청 기획국장, 과학기술기반국장
2006~2008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사무처장
2008~2011년 교육과학기술부 고공단 기초연구정책관
2008~2010년 기획재정부 성장기반정책관
2012년~현재 국립중앙과학관장, 한국과학관협회장




국립중앙과학관 대표 전시물

1. 공룡 태아 화석
몽골 고비사막에서 발견된 공룡의 진품 태아(胎芽)화석. 성장 중인 공룡 태아가 퇴적물에 묻혀 화석화된 것으로 알 속의 공룡 골격이 보존된 것은 매우 희귀한 사례다. 지름은 8.8㎝며 약 1억년 전의 중생대 백악기 암석에서 발견됐다. 알의 형태와 골격을 볼 때 초식공룡의 태아로 추정된다. 육식공룡의 알은 긴 타원형이기 때문이다.

2. 트리케라톱스
국내에 유일한 진품 트리케라톱스 공룡화석. 1994년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발견됐으며 진품 골격의 비율이 70%로 완성도가 매우 높다. 앞에 놓인 거대한 나무를 뛰어넘으려고 하는 모습으로 연출해 전시돼 있다. 길이 6m, 폭 1.5m, 높이는 2.5m다. 한편 트리케라톱스는 중생대 백악기 후기 북미지역에 살았던 초식공룡이다.

3. 달 암석
1972년 아폴로 17호가 달에서 채취해 온 112㎏ 중 일부다. 같이 전시돼 있는 태극기도 당시 달에 가지고 갔던 진품이다. 1973년 7월 9일 닉슨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선물로 기증했다. 일반적으로 달의 암석, 즉 월석은 새끼손톱만한 1.1g(9×12×6㎜)이 500만 달러(약 60억원)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원심력 자전거
운동에너지와 위치에너지, 원심력과 무중력 체험 등을 체험하는 장치. 페달을 밟으면 자전거가 원형레일을 따라 앞뒤로 움직이다가 어느 순간에 이르면 한 바퀴를 돌게 된다. 과학적 원리를 보면 회전하는 자전거는 중심축에 연결된 지지대에 의해 구심력이 작용, 그 힘으로 계속 회전을 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중심에서 멀어지려는 원심력이 발생하여 탑승자는 바깥쪽으로 도망가려는 힘을 느낀다.

5. 꿈이로봇 체험 공연
꿈이로봇관에서는 펼쳐지는 휴머노이드들의 공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휴보(HUBO)와 키보(KIBO)를 눈앞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인간의 모습에 한층 가까워진 첨단 로봇 공학 기술을 체험하며 미래 로봇공학자의 꿈을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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