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MICE 천국, 홍콩을 가다

해외탐방

세계가 MICE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MICE는 기업회의(Meetings), 포상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s), 전시박람회(Exhibitions)를 통칭하는 말로, 부가가치가 높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_차병선 기자 acha@hk.co.kr

11월 16일 홍콩 카우룽반 도 북서쪽 사이쿵 지 역의 팍탐충공원.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 람들이 가벼운 운동복 차림으로 모여 몸을 풀고 있었다. 옥스팜 트레일워커 Oxfarm T ra i lwa l ker 행사에 동참하는 사람들이었 다. 옥스팜 트레일워커는 세계적인 빈민구 호단체인 옥스팜(Oxford Community for Famine)이 주최하는 자선 하이킹 행사로 참가자들이 4명씩 한 팀을 이뤄 매클리호스 트레일코스 100㎞ 구간을 48시간 내에 완 주하는 대회다. 참가팀은 1,200홍콩달러(약 17만원)의 등록비와 최소 6,800홍콩달러(약 96만 원)를 기부해야 한다.

이날 행사에는 199개국 1,200개 팀 4,800명이 참석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국 인 최진화 씨(36)는 “페덱스 홍콩 마케팅팀에서 근무하며 올해로 3번째 행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옥스팜 행 사가 없었다면 아마 홍콩에 없을지도 모르겠어요”라며 “4년 반쯤 전에 미국에서 대학 을 마치고 홍콩에 처음 왔는데 많이 외로웠 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죠. 그러던 중 우연히 직장동료와 함 께 옥스팜 행사에 출전하게 됐습니다”라고 이 행사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많은 체력을 요하기 때문에 동료들과 함께 몇 달 동안 주말 훈련을 강행했습니다. 제겐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죠. 지쳐 쓰러질 때까지 걷고 또 걷고 다투고 화해하고 서로 못 볼 꼴 다 보면서 지내다 보니 사람들과 정말 가까 워졌어요. 가족처럼 말이죠.” 이후 최 씨는 한국으로 돌아가려던 마음을 접고, 동료들 곁에 남아 끈끈한 팀워크를 발휘하고 있다.

기업 단위로 참가하는 팀도 적지 않다. 무그(MOOG)팀도 그중 하나다. 무그는 산 업용 기계의 모션제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인데 이번 대회에는 싱가폴, 중국, 뉴 질랜드, 홍콩,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20명 이 모여 팀을 구성했다. 기업팀이 참가하기 위해서는 4명의 선수 외에 16명의 지원팀을 별도로 꾸려야 한다.

이 때문에 옥스팜 트레일워커는 마이스 관광객을 유치하는 기회로 활용된다. 홍콩 관광청은 옥스팜 행사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참가자에게 각종 할인 쿠폰과 기념품, 가이드북을 나눠주고 공항 에스코트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홍콩관광청이 마이스 관광을 얼마나 중시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 이다.

홍콩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마이스 산업을 선도하는 국가 중 하나다. 매년 300개 이상의 국제대회와 박람회가 이곳 홍콩에서 열린다. 2012년 1~9월 홍콩을 방문한 전체 관광객은 3,500만 명가량으로 이 중 마이스 방문객이 105만 명에 이른다.

아시아와 서구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인 홍콩은 일찍부터 마이스 산업을 육성해 왔다. 전담기구인 MEHK(Meetings and Exhibitions Hong Kong)를 통해 5년간 1억 5,000만 홍콩 달러를 투자하며 마이스 프로 모션을 진행했다.

마이스(MICE) 관광객이 지출하는 비용은 1인당 9,187홍콩달러(약 130만 원)로 일반관광객의 7,470홍콩달러(약 100만 원)보다 30% 정도 더 많다.

홍콩이 마이스에 투자하는 이유는 부가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마이스는 관광이면서 비즈니스의 성격을 띠고 있다. 단순 관광과 달리 연계된 산업으로의 파급효과가 크다. 또 마이스 관광객이 지출하는 비용은 1 인당 9,187홍콩달러(약 130만 원)로 일반 관광객의 7,470홍콩달러(약 100만 원)보다 30% 정도 더 많다.

홍콩의 마이스 관련 하드웨어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홍콩은 첵랍콕 국제공항을 통해 세계 각 지역과 편리하게 연결된다.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범죄율이 낮은 도시 중 하나로 매우 안전하며, 지하 철을 비롯한 대중교통이 잘 발달되어 있는 것도 강점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불과 비행 시간 3시간 20분 정도의 짧은 거리에 위치 해 있고, 주110회 이상 직항이 운영된다. 홍콩에는 홍콩컨벤션전시센터(Hong Kong Convention and Exhibition Centre), 아시 아월드-엑스포(AsiaWorld-Expo), 커우 룽 국제무역센터(HITEC)와 같은 대형 컨벤 션센터는 물론 크고 작은 다양한 국제회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행사장 선택의 폭이 넓다. 또한 홍콩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디럭스 호텔에서부터 합리적인 가격의 호텔까지 다양하게 있다.

최근에는 란타우 섬도 마이스 관광지를 겸한 비즈니스 허브로 개발되고 있다. 첵 랍콕 국제공항을 중심으로 세계무역센터 와 플라자 프리미엄 라운지가 가까이 위치해 있고, 디스커버리베이에는 오버지 (Auberge) 호텔과 골프클럽, 테마레스토랑 등이 자리하고 있다. 디스커버리베이는 도심과 달리 고층빌딩이 없고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게 특징이다.

사실 홍콩에는 빌딩이 숲처럼 빽빽하게 들어서 있지만, 전체의 70%는 녹지대로 보존되고 있다. 조금만 도시를 벗어나면 산을 따라 하이킹을 즐길 수 있고, 동남아 해안 풍광을 만끽하며 싱싱한 해산물 요리도 먹 을 수 있다.

소프트웨어도 자랑거리다. 오랜 경험과 전문적인 서비스및 인력, 비즈니스친화적 환경 등 마이스 행사를 위한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또 쇼핑, 음식, 와인, 테마파크, 하이킹, 나이트라이프 등 관광 매력도 풍부하다. 이 때문에 마이스 행사가 끝난 후 즐길 것이 많다.

무엇보다도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를 이 루고 옛 것과 새 것이 공존하는 홍콩에서는 다양한 체험활동과 팀 빌딩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다른 관광지들은 관광이나 비즈니스 어느 한쪽에 치우쳐 있지만, 홍콩은 한 마디로 관광과 비즈니스가 모두 가능한 곳 이다.

최근의 경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앞으로 CSR 활동이 마이스 일정에 포함되는 경우가 더욱 많아질 것이다.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방문객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경기가 크 게 위축됐던 2012년에도 마이스 방문자 수 는 전년대비 2.9% 증가했으며 특히 한국과 일본 등 동북아시아 쪽 방문객은 13.3% 증 가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홍콩을 자주 찾는 기업 중 대표적인 곳이 뉴스킨 Nuskin이다. 세계적인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인 뉴스킨은 2012년 6월 중국본토, 한국, 일본, 타이완 및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2 만여 임직원이 모인 가운데 지금껏 최대 규모의 뉴스킨 컨벤션 행사를 열기도 했다. 한국 기업 역시 보험사와 금융사를 중심으로 꾸준히 홍콩을 방문하고 있다.

앤소니 라우 홍콩관광청장 인터뷰
“최상의 마이스 인프라 홍콩에서 만나보세요”

홍콩이 마이스 산업을 육성한 건 언제부터인가?

홍콩은 오래전부터 마이스 산업이 발달해 왔다. 일례로 홍콩 컨벤션전시센터는 1988년에 처음 오픈했다. 홍콩관광청 역시 일찍부터 마이스 마케팅을 담당하는 부서를 운영해 왔다. 본격적으로 마이스 산업을 육성한 것은 2008년 11월 MEHK(Meetings and Exhibitions Hong Kong)를 설립하면서부터다. MEHK는 홍콩관광청 산하의 마이스 전담기구로 홍콩을 최고의 마이스 목적지로 알리고, 마이스 행사 플래너들을 위한 전문적인 서비스와 지원 활동을 담당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홍콩 정부는 홍콩관광청이 2008년부터 5년간 마이스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도록 1억5,000만 홍콩 달러(매년 3,000만 홍콩달러)를 투자했다.

마이스 산업을 개발하며 역점을 두었던 사항은 무엇인가?

MEHK를 설립하면서 마이스 목적지로서 홍콩이 지닌 강점과 위상을 더욱 강화하고 알리는 일에 역점을 뒀다. 더불어 마이스 행사 플래너들에게 마케팅 지원, 자문, 비즈니스 관계 구축과 같은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행사 참가자들을 위한 부가적인 환대 프로그램과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또한 세계적인 마이스 행사를 홍콩에 유치하기 위한 지원활동은 물론 행사 전후 즐길 수 있는 홍콩의 관광을 소개하는 일도 전개해 왔다.

방문객들이 홍콩을 찾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요즘 마이스 방문객들이 단순히 미팅이나 전시박람회 참가, 또는 관광을 위해 홍콩을 찾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점점 더 강하게 느끼고 있다. 마이스 방문객들은 홍콩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찾고 있다. 예를 들어 팀빌딩 활동이나 문화체험 등이 그러하다. 사자춤을 배워 팀별로 경합을 벌인다든가, 용선 경주에 도전해 본다든가, 그 밖에도 요리교실, 와인페어링, 다도체험, 광동 오페라 배우기 등 다양한 팀빌딩과 체험 프로그램이 있다. 최첨단의 도시를 경험하다가 시내에서 20~30분만 이동하면 최고의 하이킹 코스를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이 홍콩의 매력이다.

마이스 산업의 최근 경향은 어떤가?

먼저 인센티브 여행과 기업미팅에 있어서는 팀빌딩이나 체험 프로그램, 시상식이나 갈라디너와 같은 이벤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또한 인센티브 여행과 미팅이 완전히 구분되지 않고, 인센티브 여행 일정에 미팅 등 비즈니스적 요소가 포함되거나 반대로 기업 미팅 일정 중에 팀빌딩이나 관광 일정이 포함되기도 한다. 전시박람회와 컨벤션 역시 정확히 구분되지 않고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의 경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앞으로 CSR 활동이 마이스 일정에 포함되는 경우가 더욱 많아 질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옥스팜 트레일워커(Oxfam Trailwalker) 행사다. 옥스팜 트레일워커는 팀빌딩과 자선활동을 모두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프로그램으로 기업 미팅이나 인센티브 여행 일정에 매우 적합한 행사다.

한국의 마이스 산업 육성에 대해 조언한다면?

마이스 산업은 오랜 경험과 준비가 필요하다. 홍콩은 전략적 위치라는 큰 장점을 토대로 마이스 산업이 발달해 왔다. 한국도 막연하게 마이스를 육성하거나 다른 나라를 따라 하기보다는 한국만의 강점과 장점을 찾아 역량을 집중하고, 오랜 기간 꾸준히 마이스 산업을 육성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