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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회장이 말하는 KB금융의 브랜드 전략 "젊음과 전문성을 브랜드에 입혀라"

KB금융그룹의 브랜드 전략은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되고 있을까? 어윤대 회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공개 프레젠테이션에 나섰다.

포춘코리아와 인터브랜드코리아가 공동주최한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30' 발표 행사장에서였다. 그의 발표 내용을 핵심만 추려 소개한다.
유부혁 기자 yoo@hmgp.co.kr


"금융회사는 사회적 자기표현이나 기능적 우위 보증 면에서 브랜드 민감도가 상당히 높습니다." 어윤대 회장은 금융 브랜드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포지셔닝 되어야 하는지부터 고민했다고 한다. 그의 말대로 브랜드가 품질을 보증한다는 인식(기능적 우위 보증)이나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이미지를 브랜드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사회적 자기표현) 면에서 소비자는 금융회사 브랜드에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게다가 브랜드를 포함한 무형자산의 비중이 기업가치에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를 두고 어 회장은 "브랜드 가치가 높은 은행은 주가도 높고 실적도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난다"며 "특히 금융산업 브랜드는 기업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타 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말하는 과거 KB 브랜드 이미지는 어땠을까? "큰 규모에 보수적이고 서민적인 이미지였죠. 동네아주머니들이 자주 찾는 가깝고 친근하고 편리한 은행이었습니다." 그는 덧붙인다. "하지만 그런 이미지로는 글로벌 금융회사로 성장하기는커녕 국내에서 마켓 포지션을 지키기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KB가 전문적이면서도 고급스럽고 친절한 은행이라는 이미지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어요." 2000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하면서 국내 유일의 통합 은행이 탄생했지만 '1등 은행'은 양적인 평가였을 뿐, 보수적 이미지와 복잡하고 불친절한 이미지는 탈피하지 못했다. 이런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변화시켰을까? 어 회장은 6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를 설명했다.


1. 변화와 혁신

"설문조사를 했더니 은행과 카드 그리고 모든 계열사 앞에 KB를 붙이는 것이 이미지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어 회장이 가장 먼저 시행한 브랜드 전략은 그룹 CI를 변경하고 계열사 브랜드를 일관되고 체계적으로 정립하는 것이었다. 먼저 내부적인 변화와 혁신을 강조하고 실천해 나갔다. 은행과 카드는 'KB국민'을 사용하고 기타 계열사는 'KB'로 일원화했다. 고객의 가독성 개선을 위해 사명 체계를 변경한 것이었다.

KB는 이 밖에도 브랜드 강화를 위한 다른 작업을 병행했다. 어윤대 회장은 KB근무복을 입고 있는 직원들 사진을 스크린에 띄우며 이렇게 말했다."공모를 통해 디자이너를 선정하고 근무복 디자인을 개선했습니다. 그룹의 메인 컬러(회색과 노란색)를 활용했죠. 변화와 혁신 안에 일체감을 심어 주기 위한 방안이었습니다." 그는 외견상 보이는 변화 외에도 내부적인 혁신을 도모했다고 덧붙였다. "우린 매일 아침 공부를 하면서 업무를 시작합니다. KB금융은 경제현안을 중심으로 작성한 KB경영연구소의 자료 '지식 비타민'을 매일 아침 직원들에게 전달합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시험을 치르죠. 처음에는 반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년 정도 지난 지금은 자기경력개발에 도움이 되고 업무에 대한 전문성도 강화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인재육성을 통한 기업 혁신에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2. 연령대별 맞춤 서비스 개발

어윤대 회장은 젊은 층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도 노력했다고 말한다. "KB은행과 거래하는 고객층의 변화를 늘 염두에 뒀습니다. 젊은 층이 좋아하는 은행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그들의 주거래 은행이 되기 위해선 그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KB국민은행 지점은 국내 대학 내에 한 곳도 없다고 한다. 어 회장은 설령 입점할 자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수십억을 들여 대학 내에 개점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지 고민했다. 그래서 대학과 가장 가까운 곳에 젊은 층을 위한 은행을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락(樂)star zone'이었다. 타 은행은 대학 안에 지점을 내기 위해 수십억 원을 학교 측에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KB국민은행은 전국 대학가 인근에 41개의 '락(樂)star zone'을 개점하면서 20억 원 정도의 비용만을 들였다. A대학 가에는 A대학 출신의 30대 지점장을 배치해 영업력을 강화하는 전략도 사용했다. 락(樂)star zone에선 기본적인 은행업무 외에도 대학 특성을 반영해 다채로운 서비스와 문화 이벤트를 제공했다고 한다. 젊은 층과 교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접촉점을 넓히고자 한 것이었다. 동시에 30~40대 직장인을 위한 점포, 맞춤형 노후설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골든 라이프 점포 운영 등을 통해 전 세대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3. 젊음과 문화, 경영의 접목

"브랜드를 어떻게 포지셔닝 하느냐가 관건이었어요. 일관성 있게 광고를 하고 요즘 경영학 트렌드인 경영과 문화를 접목시키는 방안을 고민했죠." 어윤대 회장은 경영학자 출신이다. 그는 국가브랜드위원장을 지내면서 얻은 브랜드 구축과 운영전략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KB에 이식시키고자 했다. 어 회장은 바비킴이 나오는 광고를 보여주며 설명을 이어갔다. "전국민 랩 경연대회를 만들었어요. 이제껏 없던 대회를 만들었기 때문에 상당히 인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전국민 오디션이라고 불리는 슈퍼스타K를 후원하고, 대학생들에게 글로벌 시장에 나가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을 지원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을 광고에 출연시켜 전문성과 신뢰성을 강조한 KB투자증권 광고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는 그렇게 경영과 문화를 접목시켜 KB브랜드에 젊고 활력 있는 이미지를 입혔다. 고객과 소통하고 신뢰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KB를 포지셔닝 하는 데 문화를 적극 활용한 셈이었다.


4. 일관성 있는 브랜딩

어윤대 회장은 가장 중요한 브랜딩 요소 중 하나로 꼽히는 '일관성'을 유독 강조했다. "광고에서 국민이란 단어를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국민을 생각하고 국민을 위하고 국민의 내일과 함께한다는 메시지를 주면서 '친근하고 전문적'이라는 인식을 심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실제로 어 회장이 한데 모아서 공개한 KB 지면광고와 TV광고를 보니 두 가지 콘셉트로 브랜딩이 일관되게 추진됐음을 알 수 있었다. '젊음과 변화','전문성을 강조한 상품'이 그것이었다. 앞서 소개한 세대별 문화와 맞춤형 서비스 전략들을 광고에 활용한 셈이었다. 이를 통해 최초로 금융권 '브랜드 상기도' 1위를 달성했고, 브랜드 개성 평가와 광고 개성 평가에서도 높은 평가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변화와 전문성'은 함께 브랜딩 하기에는 조금 어색할 수 있다. KB는 자칫 흐려질 수 있는 브랜드 전략을 '일관성' 있게 유지함으로써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었다.


5. 스포츠 마케팅

요즘 소위 잘나가는 스포츠는 모두 KB가 메인 스폰서를 맡거나 후원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더불어 KB는 비인기 종목과 국민스포츠, 아마추어 스포츠에도 통 큰 지원과 후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국제대회 입상을 하기 전부터 김연아 선수를 후원했어요. 전 분야에 걸쳐 유망주 육성을 고르게 하다 보니 김연아 선수나 손연재 선수 같은 스타 선수들이 배출된 겁니다. 투자 당시에는 피겨스케이팅이나 체조도 비인기 종목이었거든요." 어 회장의 설명대로 KB는 동계스포츠 비인기 종목 등을 꾸준히 지원해 왔다. 그리고 여자프로골프 대회를 개최하고 바둑리그도 지원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를 지원하고 육성하다 보니 좋은 결실을 맺었고, 또 이를 마케팅에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현재 KB의 스포츠 마케팅은 인기종목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KB카드는 남자농구, 국민은행은 대학농구, KB금융은 프로야구를 후원하고 있다. 하지만 어 회장은 단호하게 말한다. "스포츠 지원은 국민체육 진흥을 위한 투자이지 성과를 기대해서 하는 건 아닙니다. 스포츠 마케팅은 KB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기획되지 않았어요. 꾸준한 지원 속에 우연한 기회와 행운이 찾아온 거죠."


6. 사회공헌 활동

많은 전문가들은 앞으로 '히든 챔피언'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느냐가 미래 국가 산업 경쟁력에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진단한다. KB도 미래의 초석이 될 '히든 챔피언' 육성에 동참하고 있다. 어윤대 회장은 말한다. "KB는 215개 강소기업을 선정해 투자도 하고 대출도 해주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에 대해선 자금대출 제한을 두지 않고 있죠." KB는 이를 통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강소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동시에 그렇게 성장한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윤대 회장은 말한다. "KB는 참가한 지원자를 채용하는 회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굿잡'이라는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습니다. 일자리를 제공하는 회사에 도움을 주겠다는 것과 그 구직자를 KB가 확실히 보장하겠다는 것입니다. KB는 사용자와 구직자를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4만여 개의 일자리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일자리 복덕방 같은 거죠. 이런 채용 사례를 보기 위해 총리가 두 번이나 다녀갔습니다. 아주 이례적인 일이었어요." 이 밖에도 KB는 1,000억 원대 규모의 공익재단도 운영하고 있다. '라온아띠'라는 대학생 해외봉사단을 만들어 아시아 7개국 자원봉사를 수행하고 있다.

KB가 수상한 각종 상의 분야를 보면 그동안의 브랜드 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는지 가늠할 수 있다. '대학생이 가장 일하고 싶은 기업' 금융부문 1위, '고객이 가장 추천하는 기업' 은행 부문 6년 연속 1위, '국가 브랜드 경쟁력지수' 1위, '한국의 가장 사랑 받는 브랜드, 대상 등 2012년에만 브랜드 관련 상 225개를 수상했다.

브랜드 강화전략 사례를 카테고리별로 나눠 설명한 어윤대 회장은 지난 2년 반 동안의 노력에 대한 평가로 프레젠테이션을 끝냈다. "브랜드 인지도와 선호도가 2년 만에 업계 1위로 확실히 자리잡았죠. 이렇게 급상승한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사전 자료 조사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분명히 정립하고 일관성 있게 브랜드 전략을 추진하다 보면, 상당히 까다로운 금융 고객들의 인식 변화도 단기간에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KB는 자칫 흐려질 수 있는 브랜드 전략을 '일관성'있게 유지함으로써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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