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알코올이 모기의 신경계에도 사람과 유사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부분이다. 모기는 아니지만 꿀벌을 알코올에 노출시켰더니 거꾸로 비행하는 등 이상행동을 보였다는 실험결과가 있다. 과일파리도 알코올에 노출된 뒤 술에 취한 사람처럼 뒤 똑바로 서있기 힘들어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그런 만큼 모기도 술에 취할 수 있다고 보는 게 합당하다.
다음 문제는 과연 어느 정도의 알코올에 노출돼야 모기가 취하는지 이다. 이와 관련 곤충들을 에탄올 증기에 부정기적으로 노출시킨 다음, 자극반응성을 취도 측정기(inebriometer)로 확인한 사례가 있는데 놀랍게도 곤충들은 술고래에 가까웠다. 60%의 알코올 증기에 노출돼도 정상 상태를 유지한 것.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의 곤충학자 코비 샬 박사에 의하면 사람은 맥주 10잔 정도를 마시면 혈중 알코올 농도(BAC)가 약 0.2%에 이르지만 모기에게 BAC 0.2%의 혈액은 맥주를 25배 희석시켜서 마시는 것과 같다.
이러한 두주불사의 능력은 식습관에 일부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모기의 먹이 중 하나인 발효된 과일이나 식물에는 최소 1% 이상의 알코올이 함유돼 있어 알코올에 대한 내성이 커졌을 개연성이 높다. 게다가 모기는 순수 혈액을 제외한 알코올 등의 액체를 별도의 공간에 저장해놓고 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기 전 효소로 분해해버린다.
“모기를 취하게 만들 BAC가 될 때까지 술을 마시면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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