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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재단, 메뉴 표기 통일화 나섰다

동태찌개가 다이내믹 스튜라고? 한식재단, 외국어 표기 통일화 나섰다

'제멋대로 한식 메뉴 표기' 때문에 한식 세계화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식재단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4월 1일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 길라잡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하고, 한식메뉴 외래어 표기법 통일화 작업에 발 벗고 나섰다.
김강현 기자 seta1857@hmgp.co.kr



"다이내믹 스튜(Dynamic Stew) 맛있어요."
무역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김 모 차장은 몇 년 전 있었던 해외 바이어 접대 해프닝을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온다. 첫 미팅에서 "혹시나 먹고 싶은 한국 음식이 있느냐"는 김 차장의 질문에 바이어는 '다이내믹 스튜'를 콕 집어 말하며 엄지손가락을 세워보였다.

김 차장은 순간 당황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도무지 연상되는 음식이 없었다. 바이어가 답답한 마음에 자신이 먹었다는 다이내믹 스튜를 장황하게 설명했지만 김 차장은 도통 알아듣질 못했다. 바이어가 자신이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찾는다는 다이내믹 스튜 집으로 김 차장을 안내한 다음에야 그는 다이내믹 스튜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김 차장은 말한다. "메뉴판을 보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세상에, 누가 알았겠어요. 다이내믹 스튜가 동태찌개(얼린 명태를 뜻하는 동태(凍太)를 움직이는 모습을 뜻하는 동태(動態)의 다이내믹으로 오역)를 말한 것일 줄이야. 그 후부턴 음식점에 갈 때마다 음식명 외래어 표기를 보는 습관이 생겼는데,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뜻밖에 말도 안 되는 표기가 많더라고요."



한식 메뉴 외래어 표기 앱 출시
한식재단이 지난 4월 1일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 길라잡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위 사례처럼 잘못된 한식 메뉴 표기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을 막기 위한 작업이었다. 최근 제멋대로 쓰인 한식 메뉴 표기가 한식 세계화 열풍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던 터였다. 한식재단 기획팀 한 관계자는 말한다. "오로지 한식을 맛보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이 있을 정도로 한식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잘못된 한식메뉴 표기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외국인도 늘고 있어요. 정말 맛있게 먹었던 한식이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 그 음식을 먹으려니 업소마다 표기가 달라 혼란스러웠다는 하소연이 많았습니다."

한식재단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0년부터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법 표준안 정비 사업을 진행해왔다. 2012년에는 한식메뉴 표준표기법 책자도 발간한 바 있다. 처음에는 140여 가지 한식만 번역됐으나 개정판이 나올 때마다 그 수를 늘려 지금은 총 200가지 한식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번역돼 있다. 지난해에는 전문 번역가 및 언어학자, 원어민 등 주요 관계자들이 표준 번역을 확정해 국립국어원에서 그 내용을 공표하기도 했다.

모바일 앱 출시 논의가 시작된 건 지난해 하반기부터다. 한식메뉴 표준표기법 책자나 국립국어원 인터넷 홈페이지 게재만으론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앱 출시의 발단이 됐다. 사용자가 접근하기 쉽게 개선할 필요가 있었다. 이후 언제 어디에서나 편리하게 한식 외래어 표기법을 확인할 수 있도록 앱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수개월의 작업 끝에 마침내 올해 4월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 길라잡이 앱이 출시됐다. 책자, 온라인에 이어 모바일까지 영역을 확대한 셈이다.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 길라잡이 앱 홍보 관계자는 말한다. "한식메뉴 외래어 표준표기법이 잘 마련돼 있더라도 사람들이 그 사실을 모르거나 표기법에 접근하기 어렵다면 제멋대로 한식 메뉴 표기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품만 팔았지 효용은 없는 꼴이 돼죠. 그래서 사람들이 올바른 한식메뉴 표기를 보다 쉽고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한식메뉴 외국어표기 길라잡이 모바일 앱을 출시하게 됐습니다."



요리법 및 간단한 음식 설명도 제공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 길라잡이 모바일 앱에는 국립국어원이 지난해 확정·공표한 200가지 한식 메뉴 표준표기법이 모두 수록돼 있다. 사전 형식으로 구성된 메뉴 목록 페이지에서 특정 한식을 검색하면 외국어 표준표기법, 이미지, 간단한 음식 설명 등을 모두 볼 수 있다. 우측 상단의 언어 변경 버튼을 누르면 같은 내용이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즉시 번역되어 나온다. 설정을 통해 처음부터 해당 언어로만 볼 수도 있다.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 길라잡이 모바일 앱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200가지 한식메뉴 중 58개 음식의 요리법이 한국어와 영어로 제공된다는 점이다. 외래어 표기법 확인 때만 애플리케이션을 작동해선 사용자들의 관심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앱 사용의 지속성을 높이기 위해 만든 장치이다. 여기에는 요리법 제공을 통해 한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을 높이겠다는 의도도 반영되어 있다. 요리법에는 해당 메뉴의 외래어 표기법을 지속적으로 노출해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한식 외래어 표기법을 익히게 하고 있다.

세련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UI) 및 모바일 맞춤 디자인도 사용자의 편의성 및 접근성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직관적인 아이콘과 조작법으로 원하는 메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감각적인 화면 배치와 깔끔한 서체 등으로 가독성도 높였다. 한식재단 관계자는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 길라잡이 앱을 통해 한식에 대한 여러 유용한 정보를 함께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세련된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 길라잡이 앱이 한식 세계화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한식메뉴 외국어 표기 길라잡이 모바일 앱은 안드로이드 플레이스토어 및 애플 앱스토어 등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한식재단은...
한식의 진흥 및 한식문화의 국내외 확산을 목적으로 2010년 3월 설립됐다. 농림축산식품부 소관의 재단법인으로 유일한 정부 인증 공식 민간 전문기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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