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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은 지금, 현대제철] 합병으로 일관제철소 완성 자동차 소재사업 한층 강화된다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으로 꿈에 그리던 일관제철소를 완성했다. 합병이 지닌 가장 큰 의미는 현대차그룹 주력인 자동차 사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올릴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합병 이후 현대제철이 어떻게 변신할 수 있을지 그 내면을 알아봤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현대제철이 오는 7월 1일 현대하이스코와 완전 합병한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은 철강 제조 전 공정을 아우르는 종합 일관제철소 체제를 갖추게 된다. 지난 5월 28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현대하이스코와 합병계약에 대해 주주들의 승인을 받기 위한 자리였다. 우유철 부회장은 “철강 시황 장기 부진으로 글로벌 철강업계는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지만, 현대제철은 향후 해외 성장 동력 확보 및 품질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안을 의결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은 중장기 성장 동력 마련과 다변화된 시장의 트렌드에 맞게 수익성 강화와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며 “(현대제철은) 이를 통해 기업 가치 향상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를 합병하면 연간 매출액 21조 원, 총자산 31조 원 규모로 덩치가 커진다. 이는 글로벌 10위권 규모다.

지금까지는 현대제철이 고로에서 열연강판을 생산하고 현대하이스코가 이를 가공하는 이원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현대제철은 지난 2013년 12월 현대하이스코 전체 사업 가운데 60%를 차지하는 냉연사업 부문을 합병한 바 있다. 나머지 40%를 이번에 완전 통합하는 것이다.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 냉연 부문을 합병하면서 지난해 매출 16조7,623억 원, 영업이익 1조 4,911억 원, 영업이익률 8.9%로 한 차례 도약을 이룬 바 있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은 단순히 열연강판 쪽에 우위를 보이는 현대제철과 냉연강판 및 가공에 강점이 있는 현대하이스코를 물리적으로 합친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현대제철이 현대차그룹의 주력인 자동차 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는 것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대기아차가 원하는 차량 경량화 소재 등을 정확히 맞춰 생산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게 된다.

이번 합병으로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로부터 가져오는 주요 사업 중에는 해외 스틸서비스센터(SSC)가 있다. SSC는 현대기아차 공장이 진출해 있는 9개국 13곳에 포진해 있다. 그동안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해 현대하이스코에 넘겨왔다. 현대하이스코가 이를 받은 뒤 해외 SSC에서 가공해 판매했다. SSC는 현대하이스코 전체 매출의 67%를 차지하는 알짜배기 사업이다. 합병 이후에는 이 모든 과정이 현대제철에서 이뤄지게 된다.

현대제철이 SSC를 흡수하면 해외 현지 사정에 맞는 자동차 강판을 생산·가공해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장 잘 갖춘 회사가 될 수 있다. 만약 기아차가 해외 사정에 맞게 경량화 소재를 주문할 경우, 현대제철의 소재 생산력과 현대하이스코의 가공 기술력을 결합해 훨씬 더 잘 대응할 수 있게 된다. 통합 마케팅을 하면 다른 철강회사들에 비해 영업 경쟁력도 높아지고, 차량용 철강재 판매망도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대규모 설비 투자도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은 8,400억 원을 투자해 현재 당진제철소 내 24만 7,500㎡ 부지에 총 100만톤 규모의 특수강 공장을 짓고 있다. 현대제철은 오는 9월까지 이 공장을 완공하고 10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 2월 양산목표가 실현되면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소재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된다. 엔진, 변속기 등 자동차 부품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의 일괄 공급체계를 갖추게 되기 때문이다. 고객사의 요구에 맞춰 적시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게 돼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 사업의 미래경쟁력 강화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1,295억 원을 투자해 당진 2냉연공장에 아연도 금강판과 초고강도 알루미늄 도금강판 생산 설비를 신설, 내년부터 연 50만 톤의 고급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자동차용 철강 제품군의 99%를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합병이 지닌 또 하나의 의미는 자동차업계의 트렌드인 차량 경량화에 집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된다는 점이다. 현대제철은 차량 경량화를 지원하기 위한 경합 금강 연구개발을 인천공장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현대하이스코가 갖고 있던 핫스탬핑 공법(950℃의 고온으로 가열된 철강소재를 금형에 넣고 프레스로 성형한 뒤 금형 내에서 급속 냉각시키는 공법. 원소재를 초고강력강으로 만드는 동시에 복잡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다)을 통해 고급강판 및 차량 경량화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실적 안정성과 성장성에 대한 기대 효과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해외사업 확대에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설명한 SSC 때문이다. SSC는 현대기아차 해외공장과 같은 지역에 포진해 있다. 그동안 현대제철은 현대차그룹과 현대중공업의 물량을 받아 국내에서 매출을 키워왔다. 하지만 해외시장에선 영업 활동이 신통치 않았다. 현대하이스코는 미국, 중국, 인도 등 주요 지역에 진출해 있지만, 현대제철은 중국 칭다오 지역에 생산시설이 있을 뿐 해외 거점이 빈약했다. 그동안 내수 중심이던 현대제철이 SSC를 인수하면 해외 진출의 물꼬를 틀 수 있게 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16조 7,600여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해외에서 거둔 매출은 517억 원에 불과했다. 해외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0.3%밖에 되지 않았다. 올 1분기에도 해외시장 매출액은 134억원에 그쳤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을 통해 과거보다 더 큰 외형 성장이 가능해졌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합병 시너지 및 신규 투자 효과를 고려하면 현대제철의 매출이 약 25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런 성장성은 전 세계 철강업체 가운데서도 두드러지는 성과로 볼 수 있다. 당진제철소 내 특수강공장이 내년 2월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 약 1조 원의 추가 매출도 올릴 수 있다.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을 통한 경량화 사업과 해외 SSC 해외영업 확대(약 2조 5,000억 원) 등 새로운 매출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시너지 창출뿐만 아니라 새로운 시장 개척과 신규 사업을 통한 사업 다각화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합병이 완료되면 기존 시장에서 예상했던 수준 이상의 외형 성장과 안정적 수익구조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제철은 업계 평균을 웃도는 높은 영업이익률(8.9%)을 올렸다.

시장에서는 2016년이면 현대제철의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변종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병을 통해 소재, 제품 개발 일원화를 통한 경량화 제품 경쟁력 강화, 기존 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효율성 제고, 경영지원 인프라스트럭처 통합관리를 통한 비용 절감 등으로 약1,000억~1,500억 원의 수익개선을 예상하고 있다”며 “2013년 냉연 부문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의 재무적 효과 5,600억 원을 더하면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으로 최대 7,100억원의 시너지(수익개선)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0일 우유철 현대제철 부회장은 회사 창립 62주년을 맞아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가 아닌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철강회사의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우 부회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올해는 현대하이스코와의 완전 합병을 통해 해외 스틸서비스센터와 경량화 사업까지 갖추는 해라는 점, 자산 규모 31조원의 글로벌 종합철강업체로 우뚝 서는 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우 부회장은 “현대제철의 역사는 무수한 도전과 난관을 극복하며 발전과 도약을 거듭해 온 빛나는 역사다. 어려움이 닥쳐올 때마다 불굴의 의지로 이를 극복한 것처럼 끊임없는 도전정신으로 밝은 미래를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며 “우리 회사는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철강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새로운 철강신화의 주역이라는 자부심으로 신뢰하고 격려하며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철강업체가 될 수 있도록 매진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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