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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은 지금' 포스코] 조직 슬림화 · 윤리 경영 강화로 ‘존경 받는 기업’ 자존심 지킨다

포스코가 경영환경 악화와 검찰수사로 창사 이래 최대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포스코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종합적인 쇄신안도 발표했다. 포스코는 본사와 제철소 지원조직 중 88곳을 줄이고 윤리 경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럼에도 세계가 평가하는 포스코의 기업 이미지는 여전히 좋은 편이다. 9개 항목으로 평가하는 미국 포춘의 ‘2015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The Most Admired Companies)’에서 전년보다 3단계 오른 금속산업 부문 3위에 올랐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스코가 지금 그 명성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하제헌 기자 azzuru@hmgp.co.kr


지난 7월 15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5대 경영쇄신안’을 발표했다. 권 회장은 쇄신안 발표에 앞서 “최근 회사를 둘러싸고 국민과 투자자 여러분께 걱정을 끼쳐 드려 대단히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그는 “현재의 위기를 조속히 극복하고 다시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근본적이고 강력한 쇄신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5월 비상경영쇄신위원회 발족 이후 그룹 내외부에서 모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마련한 5대 경영쇄신안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내실 있는 재편성 ●경영 의사결정에 대한 책임 명확화 ●인적 경쟁력 제고와 공정인사 구현 ●거래관행의 투명하고 시장 지향적인 개선 ●윤리경영을 최우선 순위로 정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사업 포트폴리오의 내실 있는 재편성’이다. 철강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독자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계열사를 과감히 정리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고유기술을 보유해 경쟁 우위가 있거나, 시장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해 미래를 대비하고 수익성을 담보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최근 본사 및 제철소의 스태프 부서에 대한 축소를 단행했다. 원료전략그룹과 스테인리스 개발 프로젝트 등 그 동안 외형 성장을 추구하면서 늘어난 조직, 본사와 제철소 간 중복 부서, 원가절감을 위한 통폐합 부서 등 14개 부서장급 조직을 포함해 88개 조직을 폐지했다. 전체 조직의 16%에 해당하는 규모다. 철강 본원 경쟁력과 직결된 제철소 조업부서와 연구개발 조직을 제외한 전 부서가 이번 조직 개편에 포함된 것이다.

포스코는 쇄신안 중 두 번째인 ‘경영 의사 결정에 대한 책임 명확화’도 이미 실천에 옮겼다. 포스코는 과거 투자 실패와 경영부실 관련 임원 43명에 대해 그 책임을 물어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또 투자실명제를 확대해 투자 관련 공과에 대한 상벌을 더욱 명확히 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셋째, ‘ 인적 경쟁력 제고와 공정인사 구현’ 을 위해선 능력 중심의 투명한 인사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업종별, 분야별 전문가를 적극 영입해 사업 추진역량을 높이고 순혈주의에 대한 외부 우려도 해소시킬 계획이다.

넷째, ‘거래관행의 투명하고 시장지향적 개선’에 대해선 계열사와의 거래를 포함한 모든 거래를 100% 경쟁입찰을 원칙으로 하고, 거래 관련 청탁도 원천 차단해 구매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방침이다.

마지막 쇄신안인 ‘ 윤리경영’ 은 현재 포스코가 처한 위기의식을 가장 잘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다. 윤리의식을 더욱 높여 조직 내 잠재된 불필요한 비용을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포스코는 비윤리 행위 신고 보상금 한도를 30억 원으로 높여 신고 제도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포스코의 신고 보상금 제도는 2004년 8월 도입됐다. 2011년엔 최대 보상금 한도를 5,000만 원에서 10억 원으로 인상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지금까지 모두 49건에 8억 여 원의 보상금이 지급된 이 제도가 윤리 경영문화 정착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한 금품수수·횡령·성희롱·정보조작 등 4대 비윤리 행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위반자를 즉각 퇴출하는 무관용 원칙(One Strike Out)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로 신고가 아니면 사실상 적발이 어려운 내부 비윤리 행위를 사전에 방지함으로써 윤리 경영을 공고히 하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포스코는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 권호준 회장 체제’ 2년차에 접어들었다. 사실 권 회장은 2014년 취임 직후부터 ‘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 를 외쳐왔다. 기술과 마케팅을 융합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게 포스코 경쟁력을 높이는 원천이라는 것이 권 회장의 생각이다. 포스코 기술력의 핵심은 산학연 협력체제에 있다. 선진철강사와 후발 철강사 사이에서 기술 자주화의 필요성을 절감한 포스코는 1977년 기술연구소를 만들었고, 1986년 포항공대(현 포스텍)와 1987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를 설립해 본격적인 산학연 연구개발 체제를 갖췄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한 *파이넥스 공법은 독자기술 개발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다. 포스코는 2007년 5월 말 연산 150만 톤 규모의 파이넥스 상용화 설비를 본격 가동했다. 지난 100년 동안 사용되어 온 고로 방식의 제철 프로세스를 대체할 수 있는 파이넥스 공법의 상용화를 통해 포스코는 철강기술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현재 전 세계 철강업계는 불황에 빠져 있다. 포스코는 글로벌 수요 부진과 공급과잉으로 올해도 뚜렷한 회복세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수출시장에선 한국 철강사들과 중국, 일본과의 수출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김주한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말한다. “철강업계는 지금 저성장과 저마진 상태에 빠져 있습니다. 철강 수급 회복이 안 되니 투자를 해도 시장이 따라오지 않고 있죠. 겨우 영업이익은 나고 있지만 올해도 암흑기를 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 예상합니다.” 그동안 외형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춰 덩치를 불려 온 철강업체들이 당분간은 생존 전략으로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스코는 미국 포춘이 선정하는 ‘2015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는 금속산업 부문 3위로, 전년 6위에서 3계단이나 껑충 뛰어 올랐다. 올해 금속산업 부문에 이름을 올린 철강사는 모두 9개 기업으로, 포스코는 미국 알코아와 일본 신일본제철 & 스미토모 금속의 뒤를 이었다.

미국 포춘은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리스트 작성을 위해 △혁신성 △인적자원 활용 △회사자산의 사용도 △사회적 책임 △경영 품질 △재무건전성 △장기투자 가치 △제품 및서비스 품질 △글로벌 경쟁력 등 9개 항목을 평가 요소로 삼고 있다. 포스코는 9개 평가 항목 중 재무건전성, 혁신성, 인적자원 활용, 장기투자 가치 부분에서 모두 2위를 차지했다(회사자산의 사용도 3위, 사회적 책임 4위, 경영 품질 6위, 제품 및 서비스 품질 3위, 글로벌 경쟁력 5위). 포스코가 ‘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금속산업 부문 3위를 차지한 건 어려운 상황에서 이뤄낸 성과여서 더욱 뜻깊은 일이라 할 수 있다.

권오준 회장은 ‘포스코 더 그레이트 POSCO the Great’를 비전으로 내세우고 있다. ‘위대한 포스코를 창조하자’는 의미를 그 비전에 담고 있다. 포스코는 이에 대해 ‘지난 날 이뤄낸 업적과 영광의 역사를 되살리고 또 넘어서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여전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니고 있는 철강사다. 세계적인 철강 전문분석기관인 WSD(World Steel Dynamics)가 포스코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사’ 1위에 5년간 7회 연속 선정했을 정도다. 그동안 포스코는 다양한 전략을 펼치면서 위기를 타개해왔다.

주업이던 철강에서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넓히고 소재산업에도 투자를 확대해왔다. 뿐만 아니라 국내와 미주, 아시아 지역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성장위주 전략을 펼쳐왔다. 권 회장은 쇄신안을 발표하며 “과거의 자만과 안이함을 버리고 창업하는 자세로 돌아가 스스로 채찍질하고 회사를 변화시켜 창립 50주년을 맞는 2018년까지 또 다른 반세기를 시작하는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는 지금 철강을 만든다는 본원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시 신발 끈을 조이고 있다.


파이넥스(FINEX)공법: 철광석을 용광로 공법에 필요한 소결과정을 거치지 않고 고로에 직접 넣어 그대로 쇳물을 뽑아내는 신기술이다. 용광로 방식과달리 쇳물 원료(철광석, 석탄)를 덩어리 형태로 뭉쳐 굽는 전(前)처리 과정을 하지 않아 공해물질(황산화물, 질산화물)을 거의 배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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