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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가 발목… 금융위기 시절로 후퇴

지난해 GDP 성장률 2%<br>정부소비 등 줄면서 4분기는 0.4% 성장에 그쳐<br>MB정부 5년간 평균 2.9% 성장 '초라한 성적표'<br>한은 "안개 걷혀… 새정부 출범 올해는 나아질 것"


우리나라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이 3년 만에 가장 낮은 2%에 머물렀다. '7% 성장'을 공약한 이명박 정부의 지난 5년간 경제성장률은 평균 2.9%로 3%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한국은행은 다만 "올해는 안개는 걷혔다"고 평가, 대외 불확실성이 줄어든 만큼 새 정부가 출범 후 적극적인 부양책을 편다면 지난해보다 경제가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 경제성장 '발목'=24일 한은이 발표한 '2012년 4ㆍ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실질 GDP는 전년 대비 2% 성장했다. 연간 GDP는 2009년 0.3%를 기록한 후 ▲2010년 6.3% ▲2011년 3.6% ▲2012년 2.0%로 떨어지면서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2%대 성장은 2008년(2.3%) 이후 4년 만이다.

기업이 설비투자를 꺼리면서 지난해 설비투자는 1.8% 감소했다. 설비투자가 감소세로 전환된 건 2009년(-9.8%) 이후 3년 만이다. 건설투자는 1.5% 줄면서 3년째 부진을 이어갔다. 정부소비는 3.6% 늘어 전년(2.1%)보다 성장폭이 컸지만 민간소비는 1.8% 늘어나는 데 그쳐 3년째 성장세가 둔화됐다. 재화와 서비스 수출은 3.7%, 수입은 2.3% 늘었지만 전년도 증가율(9.5%, 6.5%)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대비 2.3% 성장했다.

지난해 4ㆍ4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4%에 그쳤다. 설비투자(-2.8%), 건설투자(-1.3%), 정부소비(-0.7%)가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민간소비(0.8%)가 그나마 버팀목이 됐다. 특히 연말에 가까워질수록 정부의 재정지출 여력이 달리면서 정부소비가 마이너스로 반전됐고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건설투자도 2분기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3ㆍ4분기에는 정부의 성장기여도가 1.0%포인트로 상당히 높았지만 4ㆍ4분기에는 예산 여력이 약화되면서 -0.5%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올해 경제 "안개는 걷혔다"=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올해 한국 경제가 상반기 1.9%, 하반기 3%로 연간성장률 2.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국장은 "지난해에는 안갯속에서 비포장도로를 달렸다면 지금은 안개는 좀 걷혀 우리가 하기에 따라 돌부리나 웅덩이는 비켜나갈 정도가 됐다"며 "1ㆍ4분기에도 민간소비가 유지되면서 새 정부 출범 후 예산이 적극적으로 풀리면 지난해보다 나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지난해 대외경제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출이 부진하고 내수가 현상 유지되는 상황이었다면 올해는 수출이 더디나마 경제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신민영LG경제연구소 거시경제부문장은 "지난해에는 수출과 내수가 모두 부진했지만 올해는 대외 여건이 개선되면서 다시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고 내수가 조금씩 따라가는 성장세가 나타날 것"이라며 "수출은 환율 수준이 아직 버틸 만하지만 내수는 가계부채와 부동산에 영향을 받아 완연한 회복세가 나타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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