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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배당 압박, 과연 바람직한가


이승렬본부장 증명사진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가 한 달째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참사로 인한 여파가 겨우 진정되나 싶었는데 메르스 사태로 벌써부터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우려된다.

지난 9일 국민연금은 향후 배당이 지나치게 낮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높은 기업을 대상으로 합리적인 배당정책을 수립·공개하도록 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해 소액주주가 주주제안 참여를 요청하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정부 당국에서 발표한 '기업소득환류세제'와 더불어 기업의 자율적 경영전략에 정부 당국에 이어 국민연금도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사표시라고 할 수 있다. 외국 기업과 비교해 한국 기업의 배당성향이 낮기 때문에 바람직하다는 시각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3월로 종료된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들의 정기 주주총회 결과를 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액이 1년 전보다 소폭 감소한 데 이어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12.69%, 6.96%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조사 대상 703개사 중 배당을 실시한 상장법인은 전년 대비 26개사 증가한 483개사, 현금배당 총액은 전년 대비 3조1,851억원 증가한 15조4,948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업들도 배당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엔저 현상 지속, 국제원자재시장의 변동 등 부정적인 대외 경제환경 속에서 경기둔화 조짐마저 보이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은 매우 힘든 상황에 있다.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었던 많은 기업이 사라졌던 뼈아픈 경험도 갖고 있다. 일반주주, 종업원 및 채권자 등 수많은 기업 이해관계자 입장에서도 배당이라는 단기간의 이익분배보다 기업이 망하지 않고 생존·발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배당으로 이익을 다 소진할 경우 미래에 대한 투자나 순식간에 다가오는 위기상황에는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배당이라는 기업 경영전략에 국민연금이 개입하는 것은 주주권 행사 차원에서 당연하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신중을 기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기업 경영전략은 기업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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