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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수 공정위장 물가 고민 깊어진다

'팔비틀기' 안하겠다 했지만 유가는 오르고…<br>정보공개 확대·유통구조 개선 시장신뢰 얻지못해 영향 미미<br>유가대책도 독과점 벽에 막혀<br>일단 FTA 효과 못보는 부분 중점 조사하며 대책마련 나서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국무회의에서 기름 값 급등과 관련해 의미 있는 발언을 꺼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기름 값 인상을 방관하는 듯한 인상"이라고 지적한 뒤 "일시적으로 얼마 깎으라는 것은 무리한 정책이다. 좀 깎아 봐야 다시 똑같아진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지식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정유사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해 기름 값을 일률적으로 내리도록 했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을 뿐 구조적으로 기름 값을 잡는 데는 사실상 실패했다는 점을 대통령도 인지한 것이다.

기업들에 대한 '팔 비틀기'의 전면에 나섰던 김동수 공정위원장으로서는 뜨끔한 대목이다. 연초 기자간담회에서 "인위적으로 억압하면 다른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팔 비틀기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 기업과의 '대면 정책' 이상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정책 수단을 제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공정위의 올해 물가정책은 정보공개 확대와 유통구조 개선 등 두 가지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보공개 확대는 결국 시장의 감시를 통해 물가를 잡겠다는 것. 3월 출발하는 한국형 컨슈머리포트가 대표적이다. 서민생활에 밀접한 품목들의 가격 거품을 낱낱이 공개해 함부로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특정상품의 왜곡된 유통구조에 대한 공개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발표한 쇠고기 가격 유통구조 조사가 첫 번째 작품인데 사실상 직접적인 물가대책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작업은 시장에서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공정위가 내놓는 정보 자체가 신뢰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2월 발표한 쇠고기 유통구조 조사 결과만 해도 대형 판매업자들의 마진이 크다는 상식 수준의 정보만 나왔을 뿐 다른 상품과 비교할 때 유통구조가 어떻게 다른지, 판매업체의 마진이 지나치다면 원인은 무엇인지 등 심층 분석이 담기질 못했다. 공정위의 한 관계자는 "정보공개 용역을 수행하는 소비자단체의 역량이 미흡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치솟는 기름 값과 관련해서는 대책을 더 이상 짜내기도 힘들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이다. 김 위원장도 최근 국제유가 문제가 나오자 곤혹스러운 입장을 지우지 못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정유사들의 원적지 담합과 관련해 대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주유소가다른 정유사 기름을 섞어 팔게 하는 혼합판매 활성화 방안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 정유사들의 경쟁촉진은 제대로 이뤄지질 않고 있다. 4대 정유사의 철저한 독과점 구조와 정유사의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영세한 주유업계의 현실 속에서 공정위의 경쟁 촉진 정책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생기질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이 불호령까지 내리며 물가정책을 주문함에 따라 다시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공정위는 일단 올해 컨슈머리포트를 통한 상품 비교 정보를 25~30개가량까지 생산하고 소비자단체 지원을 통해 왜곡된 상품유통 구조와 관련해서도 보다 체계적인 정보를 내놓을 방침이다. 기름 값과 관련해서는 다음달 개장되는 석유 전자상거래 시장과 정유사 주유소 혼합판매 활성화 방안을 연계시킬 방법을 찾아보고 있다.

이와 함께 담합조사와 과징금 등 강력한 규제의 칼날을 자유무역협정(FTA) 효과가 나지 않는 부분에 중점적으로 겨누겠다는 계획이다.

공정위는 이미 한ㆍEU FTA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있는 수입차 부품 가격 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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