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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이 만난 사람]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

"조인트벤처 설립해 中등 亞 자산운용시장 진출할 것"


저금리 지속돼 금리상품보다 금융자산 확대
주식형 상품은 긴 안목으로 간접 투자해야 헤지펀드, 시중금리+α수익 추구가 바람직
성급한 규제 완화보단 안정적 정착이 중요
"조인트벤처 설립을 통해 중국 등 아시아 자산운용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조재민(49ㆍ사진) KB자산운용 사장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 조인트벤처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게 되면 KB운용의 해외펀드를 현지에서 운용한다는 개념에 그치지 않고 현지 고객들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금리 기조 속에 투자자들이 염두에 둬야 할 투자지침에 대해 조 사장은 "저금리 국면에서는 금리상품보다 자산 투자를 늘려야 한다"며 "특히 인플레이션 시대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만한 수단은 주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국내 주식형 펀드들이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지만 대규모 자금유출이 이어진 것은 장기투자 문화가 부재하기 때문"이라며 "주식은 단기매매용 자산이 아닌 장기투자처라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헤지펀드 도입 등 다양한 펀드 업계 이슈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조 사장을 만나 국내 증시전망과 투자전략을 비롯해 헤지펀드ㆍ상장지수펀드(ETF) 등 최근 펀드업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다. 먼저 국내 대형 운용사들이 해외사무소 설치와 합작운용사 설립 등을 통해 해외사업을 강화하는 가운데 KB자산운용도 해외진출 계획이 있는지 물었다. KB운용은 해외사무소나 법인을 설립하는 대신 해외채권형 펀드를 제외한 모든 해외펀드를 해외운용사에 위탁 운용하고 있다. 조 사장은 "국내 투자자들을 위한 해외펀드라면 글로벌 운용사들이 현지 리서치를 기반으로 더 잘 운용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당분간 해외펀드 위탁운용 시스템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해외에 진출한다면 현지 고객들의 투자금을 모아 펀드를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이 경우 직접진출보다는 조인트벤처 설립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현재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진출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조정양상을 보이고 있는 국내증시로 화제를 돌려봤다. 시장 일각에서는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피로감이 높아진 만큼 당분간 조정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는 "시장의 상승세는 다소 둔화되겠지만 상승추세는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재정위기 등 글로벌 악재가 부각될 때마다 세계증시는 동반하락세를 보이겠지만 풍부한 유동성이 시장을 받치는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사장은 "올 한해 주가는 상승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2,000~2,500 범위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며 "하반기부터 변동성은 줄어들고 상승탄력은 다소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자재 가격의 장기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을 염두에 둔 투자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내년에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약화되겠지만 원자재 가격이 추세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만큼 투자를 통해 인플레이션 방어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 조 사장은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한 원자재 수요가 강한 반면 원자재 공급은 제한적"이라며 "여기에 ETF 등 원자재와 연동되는 금융상품이 늘면서 원자재 가격이 추세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는 주식투자를 꼽았다. 하지만 단기매매를 한다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큰 만큼 긴 안목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했다. 조 사장은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단기매매를 너무 많이 하는 초공격적 투자자와 주식형 자산에 너무 적게 투자하는 초보수적 투자자로 양 극단의 숫자가 너무 많다"며 "위험자산 비중을 늘리되 중장기ㆍ간접투자를 해야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형 펀드 환매대란으로 이어진 펀드시장 위축에 대해서도 그는 여러 가지 의견을 내놓았다. 조 사장은 "가장 바람직한 주식투자 수단인 주식형 펀드 규모는 개인 금융자산 중 5% 수준으로 여전히 낮은데 환매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이는 장기투자 문화가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금이나 부동산과 달리 국내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주식이라는 자산은 단기매매를 통해 차익을 실현하는 '트레이딩성 자산'"이라며 "중장기적 시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사펀드 상품'으로 왜곡된 자문형 랩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펀드 판매보수 인하로 상당수 증권사들이 펀드 대신 자문형 랩 판매에 열을 올리면서 비정상적인 성장세를 보였다는 것. 조 사장은 "자문형 랩이 일대일 서비스를 기본으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품이라는 본질과 달리 공모펀드처럼 자금을 모집하고 집합운용하고 있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자문형 랩에 몰린 8조원의 자금 중 상당수는 펀드로 유입될 자금이었다"라고 지적했다. 헤지펀드와 ETF 등 최근 펀드 업계의 이슈로 화제를 돌려봤다. 특히 최근 제도 도입 초읽기에 들어간 헤지펀드에 대해 그는 할말이 많아 보였다. 조 사장은 "KB운용 역시 헤지펀드 제도 도입에 앞서 인력구성, 상품출시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헤지펀드 투자에 대한 잠재수요도 충분하고 다양한 상품이 출시될 수 있는 기반도 충분하다"면서 "하지만 국내에서 헤지펀드를 성급하게 도입하다 보면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기적으로 단기수익률만 좇는 상품 위주로 흘러갈 수 있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시중금리 플러스 알파 수준의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 본류로 자리잡은 선진국 헤지펀드 시장과 달리 국내에선 투기적이고 공격적인 상품 위주로 왜곡될 수 있다는 것. 조 사장은 "성급하게 투자 자격을 완화하기보다는 현재의 적격투자자 범위(금융자산 50억원 이상의 전문 투자자)를 유지해 초기 헤지펀드 시장이 안정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삼성자산운용ㆍ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등 대형 운용사들은 물론 중소형 운용사들까지 높은 관심을 보이는 ETF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물었다. 조 사장은 "올 한해에만도 28개의 상품이 신규 상장될 정도로 ETF 출시열기가 뜨겁지만 대부분의 ETF가 유동성 확보에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국내증시에 상장된 92개 ETF 중 관계기관의 자금이 아닌 실질 투자자의 유동성만으로 운용되는 상품은 5개에 불과하다"며 "이미 나와 있는 상품의 복제판을 내놓거나 경쟁력이 약한 상품을 내놓고 몸집 불리기에 급급하기보다는 독창적이고 경쟁력 있는 상품만 선별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외 금융기관서 외환·채권 두루 거친 자본시장 전문가
■조재민 사장은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은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외환ㆍ채권 분야를 두루 거친 자본시장 전문가다. 조 사장이 금융업계에 첫발을 디딘 것은 지난 1988년 씨티은행에 입사하면서부터다. 이후 그는 동양종금에서 외환딜러로 근무하다가 1996년 홍콩으로 건너가 앵도수에즈은행 한국데스크와 스탠더드은행 아시아채권팀장으로 일하며 국제금융 경력을 쌓았고 최고경영책임자(CEO)로서 필요한 자질도 습득했다. 이후 조 사장은 1999년 한국으로 돌아와 지인들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을 인수했고 10년 가까이 대표로 재직하며 마이다스에셋을 운용자산 5조원, 순이익 100억원 규모로 키워냈다. 그리고 2009년 5월 이 같은 능력을 인정받아 KB자산운용 대표로 발탁됐다. 당시 KB금융지주는 조 사장을 발탁한 배경에 대해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을 펀드매니저 이직률 업계 최저, 운용수익률 상위 회사로 성장시킨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면모는 KB운용에서도 빛을 발했다. 조 사장이 하루 중 가장 많이 하는 말을 꼽는다면 그 중 하나는 '글로벌 스탠더드'다. 그가 KB운용 대표로 발탁된 후 가장 먼저 착수한 업무 역시 펀드 라인업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바꾼 것이다. 조 사장은 KB자산운용 대표취임 후 주식형 펀드의 기본 유형인 성장ㆍ가치ㆍ혼합형의 `펀드 삼총사`를 선별하고 장기적 관점으로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름도 유형별로 누구나 알기 쉽게 KB신광개토펀드를 KB코리아스타펀드로, KB스타레드성장펀드를 KB그로스포커스펀드로 바꿨다. 이런 노력은 수익률 개선으로 나타났다. 성장주 펀드인 KB그로스포커스가 1년 수익률(13일 기준) 34.40%, 가치주 펀드인 KB밸류포커스가 40.40%로 코스피지수 대비 10% 안팎의 초과 성과를 내고 있다. 수익률이 좋아지자 펀드 대량환매의 와중에도 돈이 들어왔다. KB자산운용은 최근 1년간(2010년 4월~2011년 3월)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8조원 가까운 돈이 빠져나갔음에도 오히려 1조1,431억원이 순유입되는 저력을 발휘하며 수탁액 기준 업계 4위로 우뚝섰다. 약력 ▦1962년 서울 ▦1985년 서울대 경영학과 ▦1987년 뉴욕대 경영학석사(MBA) ▦1988년 씨티은행 입사 ▦1995년 동양종합금융 딜링룸 담당 ▦1996년 앵도수에즈은행 홍콩지점 한국데스크 ▦1998년 스탠더드뱅크 홍콩지점 아시아채권팀장 ▦2000년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2009년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올해는 해외 채권형펀드 마케팅 강화에 주력"
단기 급등 코스피 대안 투자처
年10%수준 안정적 수익 가능
"올해는 국내주식혼합형 수준의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는 해외 채권형 펀드 마케팅을 강화할 것입니다."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은 "지난해까지가 국내주식형 펀드의 라인업을 완성하고 내실을 다지는 해였다면 올해는 해외채권형 펀드 마케팅을 강화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며 "코스피지수가 단기 급등하면서 마땅한 대안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투자자들에게 연 10% 수준의 안정된 수익을 내는 유용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은 대부분의 해외펀드를 글로벌 운용사에 위탁 운용하지만 해외채권형 펀드는 글로벌운용본부에서 직접 운용하고 있다. 특히 현지통화표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지난해 11월 출시한 'KB이머징국공채인컴펀드'는 외환딜러ㆍ채권전문가 출신인 조 사장이 가장 애착을 갖는 상품이다. KB운용은 올해 이 펀드의 인지도를 높여 'KB밸류포커스' 'KB그로스포커스' 등 KB운용의 대표 주식형 펀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표펀드'로 키울 방침이다. 조 사장은 "국내 운용사들은 다양한 주식형 펀드를 운용하지만 채권형 펀드 라인업은 취약하다"며 "해외채권형 펀드 운용역량을 제고하고 상품 라인업을 강화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판매처 다각화 역시 올해 중점 과제다. 조 사장은 "4대 은행이 상호 계열 운용사 펀드를 판매하지 않고 있고 증권사들은 자문형 랩 판매에 열을 올려 판매처를 늘리기는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판매처 다각화를 올해 중점 과제로 삼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상품을 잘 내놓지 않기로 유명한 KB자산운용의 명성에 걸맞게 단순히 몸집을 불리기 위한 신상 펀드는 내놓지 않는다는 것이 조 사장의 지론이다. 조 사장이 늘 '펀드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행위'로 꼽는 것이 유행에 따라 신상품을 마구잡이로 찍어낸다든지 유사한 상품을 이름만 바꿔 추가로 내놓는 것이다. 조 대표는 "펀드를 추가로 출시하기보다는 기존 펀드의 수익률 관리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성장형ㆍ가치형ㆍ혼합형으로 이미 펀드 라인업을 갖춘 상태기 때문에 각각의 펀드를 대표펀드로 잘 키워나가는 것이 투자자에 대한 보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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