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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면세점 전쟁] 각국 면세점, 너도나도 몸집 키우기

"큰손 중국인 해외여행 늘고 시장도 쑥쑥"<br>中, 세계 최대 면세점 오픈… 日, 외국인 면세 품목 확대<br>개별 업체간 M&A도 활발


롯데·신라면세점이 최근 몇 년 새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중국인의 해외여행 수요 증가와 함께 글로벌 면세점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 면세점 시장의 경우 매년 30%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오는 2017년께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면 중국인의 면세점 쇼핑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유통·관광업계의 전망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면세점 시장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지 않던 각국 정부는 최근 들어 자국 면세점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기존 사업자들은 몸집을 불려가는 분위기다.

중국의 경우 지난 2001년 이후 해외여행에 나서는 중국인이 연평균 19%씩 늘어나면서 각국 면세점 시장에서 큰손으로 군림하자 자국민의 쇼핑 수요를 내부로 흡수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세계 최대 규모의 면세점을 하이난섬에 세웠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 하이난섬 싼야에 위치한 면세점 CDF몰은 공사비만도 50억위안(한화 약 8,700억원)이 투입됐으며 총면적 7만2,000㎡, 영업면적 4만5,000㎡에 프라다·롤렉스·샤넬 등 30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다.

WSJ는 "중국 정부는 내국인 면세한도를 연 2회, 8,000위안 정도로 설정했다"며 "이왕이면 중국인들이 자국에서 명품을 구입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역시 중국인을 중심으로 일본을 찾는 외국 관광객의 면세 쇼핑 수요가 점점 늘어나자 공항 면세점과 도쿄·오사카 등 주요 도시에 시내 면세점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뿐만 아니라 외국인을 대상으로 면세품목도 확대했다.



대만도 중국인 면세점 쇼핑객 유치에 적극적이다. 중국 본토와 바짝 붙어 있는 진먼섬의 군사보호지역을 개발해 대규모 면세점 에버리치를 열었다. 에버리치 역시 "중국과 대만·홍콩·마카오 관광객을 위한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메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그 외에 홍콩과 싱가포르 등도 면세점 활성화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중국인의 해외여행 수요 증가와 함께 세계 면세점 시장에 새로운 성장기가 열리자 개별 업체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세계 2위 면세점인 듀프리는 지난해 6월 뉘앙스를 인수했고 지난해 말에는 세계 6위 면세점 업체인 WDF가 매물로 나오자 듀프리·리가르데르그룹 등 유럽계 면세점 업체들은 물론 롯데와 신라까지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시장이 성장하면서 기회가 늘어나는 대신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면세점 사업의 특성상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야만 각국 면세점 입찰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기존 면세점 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지속적으로 거론되면서 롯데와 신라가 국내에서 추가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신 해외 진출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면세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약 중국 정부가 자국 대형 업체를 작정하고 밀어준다면 개별 업체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경쟁에서 이기기 힘들어진다"며 "우리 정부도 기존 사업자를 규제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한국을 대표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플레이어로 바라봐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정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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