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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력 앞세운 일부 첨단 과학 프로젝트 자칫 재앙 부를수도

생존기한을 제한하지 않은 합성미생물의 개발은 자칫 불멸의 슈퍼박테리아와 불사조 바이러스의 탄생을 촉발할 수도 있다.

황산염을 대기에 살포하면 지구온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광범위한 지역의 가뭄과 환경파괴를 대가로 지불해야 할지도 모른다.

불사조 미생물
유출 원유 제거 등 목적 개발
생태계 치명적 폐해 유발 경고

태양 블로킹
황산염 이용 햇빛 차단 기술 온난화보다 큰 피해 가능성

인터넷 킬 스위치
국가전체 네트워크 차단 가능 해커들 새로운 타깃 될수도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 무수한 문명의 이기들이 과학적 상상력과 창의성에 의해 탄생했다. 하지만 과학 연구 중에는 현 기술력을 과신하거나 부작용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것들도 있다. 당초 목적과 달리 심대한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는 첨단 과학 프로젝트들을 소개한다. ◇불사조 미생물=미국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올해 '바이오디자인(BioDesign)' 프로젝트에 600만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의 주요 목표는 유출된 원유 제거, 부상병 치료용 피부세포 등 특수목적에 활용할 합성미생물 개발이다. 그런데 DARPA는 이 미생물을 무기한 살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할 방침이다. 만약을 대비한 별도의 자폭장치를 갖춘 채 말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생태계와 공중보건에 치명적 폐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 기술로는 세포가 다른 세포 및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합성미생물이 돌연변이나 부정확한 자기복제를 일으키거나 다른 미생물과 유전자를 공유해 예기치 못한 신종 미생물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뉴욕대 데이비드 그레샴 교수에 의하면 생명공학자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아무리 엄격히 통제된 환경에서도 미생물은 항상 진화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게다가 미생물 자폭기술은 이제 실험실 연구 수준이다. 자폭장치가 작동되지 않은 채 합성미생물이 통제권을 벗어나면 불멸의 슈퍼박테리아, 불사조 바이러스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에 생명윤리학계는 아무런 규제 장치가 없는 합성생물학계에도 인간배아 연구처럼 최소한의 감시와 점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태양 블로킹=지난해 미 국립과학원과 영국 왕립학회가 지구온난화 대응방안의 하나로 지구의 대기(大氣)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지오엔지니어링 관련 회의를 개최하며 이 분야에 관심이 늘고 있다. 이 같은 지오엔지니어링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포집과 태양 복사 제어로 나뉘는데 과학계는 후자의 도입에 큰 우려를 표명한다. 대기권 하층 또는 성층권에 황산염 에어로졸을 살포, 지구에 유입되는 햇빛을 차단하는 이 기술이 자칫 지구온난화를 능가하는 환경재앙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햇빛 유입양이 줄면 물 증발량도 감소해 '물-구름-비-물'로 이어지는 기존 물 순환체계에 변화가 생긴다. 이는 가뭄을 빈발시켜 식량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 또한 계산착오로 과다한 황산염이 살포되면 지구생태계 전체에 피해를 미칠 것이 자명하며 특정국가가 독자 수행할 수 있을 만큼 쉽고 저렴한 방법이어서 환경테러로 이어질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도 있다. 황산염 살포는 한번 시작하면 영원히 지속해야 한다. 중도에 그만두면 기온상승 가속화로 극지 영구동토층이 급속도로 녹으면서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0~30배나 강한 메탄가스가 대량 방출돼 온난화는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 캐나다 캘거리대의 환경공학자 데이비드 키스 박사는 이를 감안할 때 황산염 살포를 고려대상에서 아예 제외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인터넷 킬 스위치=최근 분산서비스거부(DDoS·디도스), 스턱스넷 등 사이버테러가 사회 문제화되면서 이의 해결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연구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서 인터넷 셧다운 시스템의 개발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해 6월 발의된 '국가 자산으로서 사이버공간 보호법(PCNAA)' 이 그 실례다. 이 법안은 대통령에게 이른바 '인터넷 킬 스위치' 제어권을 부여한다. 국가 전체의 인터넷 네트워크를 외부와 완전히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유사시 대통령 명령에 의해 작동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근 이집트 민주화 당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인터넷 강제 차단을 지켜본 시민들의 우려 때문에 현재는 '사이버보안과 인터넷 자유법(CIFA)'으로 명칭이 수정됐고 대통령의 자의적 결정권도 삭제됐지만 킬 스위치의 개발 가능성은 아직 열려 있다. 문제는 이 스위치가 오히려 해커들의 매력적인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스위치 자체를 해킹해 강제 작동시킬 수 있는 것. 핵심시설에 사이버테러가 가해진 것처럼 속여 스위치 작동을 종용하는 역발상 공격도 가능하다. 이때는 e메일은 물론 은행자동화기기(ATM), 주식거래 등 모든 형태의 자금흐름이 중단돼 큰 혼란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 또한 스위치를 작동한 후에도 큰 난제가 남는다. 이를 어떻게 원상복구할지가 그것이다. 대안은 없을까. 보안전문가들은 종단 간(end to end) 암호화를 통해 모든 인터넷 트래픽을 보호하는 것만으로도 국내외의 스파이와 해커로부터 인터넷 유저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만큼 인터넷 전체를 끌 필요는 없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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