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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시티 부지 매각 재시동

5월 예비입찰 공고 예정

채권단, 금액 가늠해본 뒤 적정 판단 땐 본입찰 계획

녹지그룹 등 中 자본 눈독… 국내 디벨로퍼와 손잡을 듯


10년이 넘도록 방치되고 있는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옛 화물터미널)' 부지 매각 작업이 본격적으로 재시동을 건다.

10일 부동산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파이시티 매각 주관사로 선정된 삼일회계법인은 이달 중 예비입찰 공고를 내고 다음 달 초 예비입찰을 받을 계획이다. 예비입찰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6월 말께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매각 주관사와 채권단은 수의계약 형태로 매각을 진행해 왔으나, 매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지연되면서 예비입찰을 통해 매수자를 찾기로 했다.

채권단을 비롯한 매각 측은 일단 이번 예비입찰을 통해 시장에서 파이시티 부지를 어느 정도 금액으로 평가하는지 가늠해 볼 생각이다. 파이시티 매각에 관여하고 있는 핵심관계자는 "투자의향서(LOI)에 재원조달과 관련한 증빙 내용은 제외하고 금액만 적어서 내라고 할 생각"이라며 "매수자들이 어느 정도 금액을 생각하는지 알아보고, 적정하다고 판단되면 4주 뒤에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매각 성공 여부는 매수자 측이 어느 정도로 매도자 측의 가격 기대치를 맞춰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관건은 인허가다. 파이시티 부지의 공시지가는 약 6,000억원대다. 하지만 지난 2013년 STS 개발은 토지와 인허가 조건을 모두 포함해 약 4,500억원에 파이시티 부지 인수 본계약까지 체결한 바 있다. 이를 고려한다면 인허가가 불투명한 현재 파이시티 부지 가치는 4,500억원 이하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양재동 파이시티 프로젝트는 사업 지연 등으로 인해 인허가를 새롭게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기업 뿐 아니라 녹지그룹 등 중국 자본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인허가를 해결하려면 최소 2~3년은 걸리기 때문에 재무적 투자자(FI)들이 관심을 가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투자자들도 단독으로 들어오기보다는 국내 디벨로퍼와 힘을 합쳐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파이시티 개발사업은 양재동 옛 화물터미널 부지 약 9만 6,000㎡에 총사업비 2조 4,000억원을 투입해 복합유통단지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였다. 지난 2005년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사업 초기만 하더라도 유망했다. 하지만 애초 공사를 맡았던 시공사는 워크아웃으로 쓰러졌고, 2011년 1월에는 사업자인 파이시티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을 갚지 못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후 우리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인수·합병(M&A)과 공매 등을 통해 파이시티 매각을 추진했으나 인허가와 가격 등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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