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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만 좋으면… 낡은 가구도 예술품으로

버려질 중고 물건 사모은 국내 안목 높은 수집가들<br>다양한 전통가구 전시회 북유럽 공예품 디자인전도

고 권옥연 화백이 수집했던 한국의 전통목가구들.

예술의 전당 '핀란드 디자인전'의 아트텍 의자들 /사진제공=각 미술관 갤러리

한국국제교류재단 갤러리에서 전시중인 북유럽 디자인가구들.

디자인이 좋으면 낡은 가구도 예술품이 되고 돈이 된다.

눈(目)이 보배인 안목 높은 수집가들이 쓰레기로 버려질 중고 물건들을 발 빠르게 확보해 '명품 빈티지'의 예술품으로 탄생시켰다. 벼룩시장과 중고매장에서 사 모은 낡아도 가치 있는 '빈티지가구'부터 핀란드와 북유럽의 정취까지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가구ㆍ생활용품의 디자인전이 봄을 맞아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우수 어린 청회색 화면과 소녀의 이미지로 유명한 권옥연(1923~2011) 화백은 함흥 권진사댁의 5대 독자로 어려서부터 한국적 정서와 미학을 몸에 익혔다. 일찍이 일본ㆍ프랑스에서 유학한 당대 최고의 멋쟁이 권 화백의 취미는 전통 목가구 수집. 지금 가회동 북촌민예관(옛 북촌미술관)과 맞은 편 이도갤러리에서는 권옥연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한 '조선목기, 그 아름다움'전이 다음달 6일까지 열린다. 나지막한 목재 침구인 '평상'은 왕족과 사대부 등 상류계층이 즐겨 사용한 것으로 냉난방의 기능성이나 건축적 조형과 어우러진 구조미는 웬만한 바로크ㆍ로코코 가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선비의 사랑채에 놓였던 삼층책장ㆍ서안ㆍ사방탁자와 부녀자의 안채에서 사용됐던 머릿장ㆍ함ㆍ문갑 등은 고아한 멋을 내뿜는다. 지난해 권 화백의 타계 이후 소장품들이 흩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자리에 선보이는 전시라 더욱 의미 있다.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는 소장가 12명의 디자인컬렉션을 모은 '디자인, 컬렉션, 플리마켓'전이 5월6일까지 열린다. 아이폰 디자인에 영향을 준 20세기 최고의 디자이너 디터람스와 동시대 가구들을 선보인 이종명씨를 비롯해 덴마크 가구와 로얄코펜하겐 석기세트 등을 선보인 김효진씨, 가구와 소품으로 20세기 중반 유럽의 가정집 분위기를 전시장에 꾸민 김명한씨 등 국내 빈티지컬렉션의 선구자들이 총출동 했다. 20세기 초 프랑스에서 생산된 철제의자 톨릭스 수집가인 구자영씨, 빈티지 조명 수집가 배상필씨, 19세기 말부터 20세기초 영국ㆍ프랑스의 앤틱의자만 내놓은 주현리씨, 붉은빛 흙주전자 '자사호'를 1만점 이상 모은 하일수씨, 오디오 수집부터 리폼(Reform)까지 능숙한 마영범씨 등 수집가의 안목과 발품이 빛을 발했다.

한편 수하동 한국국제교류재단 갤러리에서는 '노르딕데이-일상 속의 북유럽디자인전'이 5월5일까지 열린다. 북유럽 디자인가구는 '고가(高價) 가구'의 대명사지만 이번 전시에는 덴마크 작가 니나 손더스가 의자와 소파를 엮어 변형시킨 조각, 핀란드 유리 디자이너 오이바 토이카의 공예품 등 북유럽 사람들의 일상과 자연을 반영한 작품들이 다채롭게 선보인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는 '핀란드 디자인'전이 다음달 14일까지 열린다. 핀란드식 디자인이 실현된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기 위해 가구ㆍ탁자ㆍ식기는 물론 도끼ㆍ쟁기ㆍ삽까지 전시됐다. 쉽게 버리지 않고 '오래 쓰고, 다시 쓰고, 두루 쓰는' 핀란드의 친환경 디자인 정신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최근 부쩍 늘어난 디자인 전시에 대해 김윤옥 금호미술관 큐레이터는 "디자인의 원래 의도는 '생활'이었다"고 강조하며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랑받는 가구ㆍ소품을 통해 어떤 것이 지속 가능한 생활 속 디자인인지 생각해 볼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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