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와 우즈 외에도 지켜봐야 할 얼굴은 여럿이다. 우리 나이로 서른아홉이 된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도 그 중 한 명이다. 한때 세계랭킹 1위였던 도널드는 2011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유럽 투어 상금왕을 동시 석권한 것은 도널드가 사상 최초였다. 그해 양대 투어 올해의 선수도 물론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2012년 3월 트랜지션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매킬로이에게 뺏겼던 세계 1위를 탈환했다는 소식 이후로 미국 무대에서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최고 성적은 4월 RBC헤리티지 2위. 오차 없는 아이언샷으로 유명하던 그였지만 지난해 그린 적중률은 63%로 PGA 투어 전체 144위였다.
미국 골프채널은 최근 '2015년 주목할 선수 10인'을 발표하며 도널드를 7위에 올려놓았다. 세계랭킹이 32위까지 추락한 우즈보다 한 계단 더 낮은 33위지만 과거 전성기를 함께한 스윙코치 팻 고스와 지난해 후반기부터 재결합하면서 아이언샷을 손봤다. 드라이버로 280야드밖에 날리지 못하면서도 정교함으로 세계를 접수했던 도널드는 거리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아마추어들 사이에 인기가 많았다. 도널드가 올해 재기에 성공한다면 우즈의 부활과는 또 다른 성격의 흥행카드로서 PGA 투어 인기몰이에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골프채널이 매킬로이와 우즈 외 눈여겨볼 선수로 첫손에 꼽은 선수는 PGA 투어 2년차 브룩스 코에프카(미국). 키 183㎝에 체중 84㎏의 이상적인 체구에 1990년생인 코에프카는 평균 307야드를 날리는 장타자다. 지난해 11월 터키항공 오픈에서 이안 폴터(잉글랜드)를 1타 차로 누르고 우승, 유럽 투어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앞서 PGA 투어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에서 공동 15위, US 오픈에서 공동 4위에 오르는 등 큰 경기에 강한 기질도 과시했다. "2015년 리더보드의 톱10 근처에 있으면 언제든 우승을 노릴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는 선수"라는 게 전문가 평이다. 2위는 '골프 아이돌' 리키 파울러(미국). 지난해 4대 메이저에서 모두 톱5에 든 선수는 파울러가 유일했다. 부치 하먼의 지도로 일관성을 얻었으니 올해 PGA 투어 통산 두 번째, 세 번째 우승이 줄줄이 터질 수 있다는 평가다. 과거 매킬로이와 자주 비교됐던 파울러가 한 단계 성장한 골프를 선보인다면 매킬로이와 다시 경쟁 구도를 이루며 많은 여성팬들을 골프장으로 끌어모을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PGA 챔피언십 공동 7위, 브리티시 오픈 공동 9위에 오른 빅토르 뒤비송(프랑스)이 3위, 일본의 희망 마쓰야마 히데키(일본)가 4위였으며 고교 졸업 후 곧장 프로로 전향, 지난해 2부 투어를 거쳐 올 시즌 PGA 투어에 데뷔한 '괴물' 토니 피나우(미국)가 5위에 올랐다. 키 193㎝인 농구선수 출신 피나우의 드라이버샷은 잘 맞으면 370야드 이상까지 날아간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하는 우즈의 조카 샤이엔 우즈(미국)는 10위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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