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세 대책의 일환으로 후분양 임대 전환 정책을 내놓기 전부터 일부 건설사들은 장기간 미분양으로 남은 아파트를 임대로 전환하는 고육책을 쓰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의 임대 전환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분양금의 일부를 납부하고 일단 전세로 살아본 후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애프터리빙제'와 보증금을 내고 거주한 후 계약 기간이 끝나면 그대로 돌려받는 순수 전세 방식이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수요가 부족한 대형 평형을 중심으로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상권 등 단지를 활성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전세로 살아본 입주자가 상품에 만족한 후 구매를 결정하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말했다.
동부건설은 인천 계양구 귤현동에 지은 '계양 센트레빌'의 회사 보유분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임대하고 있다. 계양 센트레빌은 지상 15층, 26개동, 1,425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인근에 공항철도 계양역이 있다. 동부건설은 이 아파트를 애프터리빙제가 아닌 순수 전세 방식으로 84~145㎡(이하 전용면적) 잔여 물량에 한해 전세 매물을 내놨다. 금액은 면적에 따라 1억6,500만~2억2,000만원 선으로 구성돼 있으며 계약 후 바로 입주가 가능하다. 동부건설이 직접 전세를 운영하므로 근저당이 없고 확정 일자와 전세 등기도 가능해 '깡통전세' 위험이 없다는 게 동부건설 측의 설명이다.
GS건설은 드라마 '신사의 품격' 등 각종 촬영 장소로 유명한 경기도 고양시 식사동 위시티에 위치한 '일산자이' 잔여 가구를 '애프터리빙 계약제'로 특별 분양 중이다. 분양가의 28%를 내면 입주가 가능하며 중도금은 3년간 시행사에서 대출이자를 지원해준다. 계약 후 2년 시점에 소유권 이전 등기 혹은 계약 해제를 결정한다. 이후 3년 시점에서 계속 거주 희망자는 잔금을 내고 소유권을 이전하고 퇴실 희망자는 위약금(총분양가의 3%)을 제하고 환불받을 수 있다.
대우건설은 순수 전세 방식과 프리리빙제(애프터리빙)를 동시 운영 중이다. 경기 부천시 소사본동 9-2D구역에 위치한 '부천 소사역 푸르지오'의 일부 가구를 전세로 내놨다. 중소형 572가구는 100% 분양됐지만 일부 대형 평수의 입주자를 찾지 못해 전세로 전환하게 됐다는 게 대우건설 측 설명이다. 전세 시세는 지역 공인중개업소를 통해 인근 아파트 전세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됐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에서는 134㎡에 한해 프리리빙제를 진행 중이다. 송도 글로벌캠퍼스 푸르지오는 올해 10월 입주 예정으로 아파트 1,703가구, 오피스텔 606실 등 총 2,309가구로 구성된 대단지 아파트다.
대림산업은 경기 의왕시 내손동 '의왕 내손e편한세상' 아파트에서 미분양된 150여가구를 전세 매물로 내놨다. 일반 분양분이 1,149가구에 이르는 대단지여서 지난해 11월 입주 때까지 안 팔린 집은 전세로 돌렸다. 두산건설도 부산의 주상복합아파트 '해운대 위브더제니스'에 전체 분양가의 10%와 취득세를 내면 2년간 거주할 수 있는 '저스트리브' 제도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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