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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농협'의 비전을 찾는다] <상> 진화하는 경제사업, 횡성 서원농협 르포

상품화서 수출까지 '농협 현대화' 선도… 벤치마킹 줄이어<br>계약재배로 안정적 소득 기여… 수매가도 전년비 3배이상 높아<br>한우 위탁사육·직거래도 병행<br>매출중 70%가 경제사업소득… 합병대상 1호서 미래 모델로

대전 농산물유통센터에서 참기름, 즉석 선식 등 서원농협의 가공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서원농협은 이들 제품을 일본으로도 수출한다. /농협 제공


서울에서 두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많은 농촌이 현대화됐지만 이곳은 아직 시골냄새가 그윽하다. 하지만 이곳에 위치한 서원농협만큼은 전국에서 가장 현대화된 농협으로 꼽힌다.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은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무엇이든 팔아드립니다'라는 방침. 서원농협은 바로 농협의 핵심 중 하나인 경제사업을 잘하고 앞서 있는 농협으로 평가된다. 그렇다고 서원농협의 규모가 큰 것은 아니다. 조합원이래야 전국 평균(2,100명)의 절반가량인 1,170명에 불과하다. 이런 곳이 경제사업을 선도하다 보니 각지의 농ㆍ축협 조합장들이 벤치마킹하기 위해 찾는다. 그래서 서원농협은 항시 붐빈다. 이규삼 서원농협 조합장은 "서원농협의 경제사업을 벤치마킹하러 찾아오는 발길이 늘어나면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웃음을 지었다. ◇계약재배에서 수출까지 원스톱=서원농협에서 차를 타고 10분 정도 이동하면 가공제품 생산공장이 나온다. 이 공장에서 원료로 쓰이는 농산물은 모두 지역에서 계약재배한 잡곡이다. 생산된 제품이 해외로도 수출되는 까닭에 직원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안내를 하던 안병수 가공공장 과장이 "공장 안이 정리가 잘 안 돼서…"라고 말을 흐렸지만 위생상태는 아주 철저해보였다. 서원농협은 지난해 계약재배한 잡곡을 전년보다 최고 세 배 이상 비싼 값에 수매해 농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는 잡곡류 작황에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가공공장을 통해 잡곡류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때문이다. 잡곡 계약재배는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 확보와 직결된다. 지난해에는 지난 2009년 1㎏ 기준 3,300원에 수매했던 서리태가 1만원에, 차조는 1㎏ 기준 2,200원에서 6,500원으로 수매가가 세 배 가까이 올랐다. 팥과 수수는 2009년 1㎏당 각 4,000원과 2,000원에서 지난해 두 배로 인상됐다. 서원농협이 계약재배를 통해 수매한 잡곡은 450여톤(수매가 35억원)에 달하며 이전 해에 비해 수매가가 떨어진 품목은 없다. 서원농협은 수매한 잡곡을 자체 가공공장에서 상품화해 해외로도 수출하고 있다. 현미·은행·당근ㆍ콩ㆍ옥수수 등 20여가지 농산물을 섞어 만든 선식은 지난해 4월 약 600상자를 일본에 첫 수출한 데 이어 추가 주문이 이어져 올 1월에도 일본에 600상자를 판매했다. 직장인의 아침식사 대용과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수출 전략품목이 된 것이다. 또 선식 외의 먹을거리의 경우 지난해 1억1,000만원 정도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서원농협은 향후 수출선을 미국 등으로 다변화할 방침이다. ◇한우 위탁사육과 직거래사업도=횡성군 서원면에 있는 한우 농가는 농협으로부터 매달 월급을 받는다. 농협의 소를 농가에 위탁해 사육하는 한우 위탁사육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한우 위탁사육은 농가로서는 한우 입식비용과 판로부담이 없고 농협은 필요한 한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농가당 200두 이내로 사육하며 농협은 한우 한 마리당 월 5만원씩 지급한다. 현재 위탁사육 한우는 1,000마리 규모. 이렇게 되면 한우 위탁사육 농가는 연간 5억원의 농외소득이 창출되는 셈이다. 위탁사육된 한우는 도시농협 직거래장터에서 인기리에 판매된다. 1997년 남서울농협과 농촌·도시 농협 간 자매결연사업을 맺은 서원농협은 현재 남서울농협 한우 직거래장터 매출액이 20억원을 넘는다. 직거래장터는 1998년 1곳에서 2009년 23곳으로 늘어났고 한우 직거래 매출도 같은 기간 4억원에서 73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2009년 일반농산물 직거래 매출은 24억원으로 전체 직거래 매출이 100억원에 달한다. ◇합병대상 1호에서 선도 모델로=사실 10년 전만 해도 서원농협은 상호금융 예수금의 절반인 60억원의 부실채권을 안은 합병대상 1호 조합이었다. 그러나 이 조합장이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은 무엇이든 100% 팔아주겠다'는 경영방침으로 경제사업에서 활로를 찾으면서 조합은 탈바꿈하게 됐다. 종합경영평가등급은 1998년 4등급에서 2007~2009년 3년 연속 1등급을 기록했다. 서원농협은 1999년 선식과 참숯의 상품화를 시작으로 삶은 나물, 즉석 참기름, 즉석 분말된장발아, 산삼 배양근 생식, 검은 선식, 미숫가루, 양념세트 등 거의 매년 새로운 가공제품을 개발해 내놓고 있다. 즉석 선식, 분말된장 등 농협에서 최초로 별칭이 붙은 사업과 상품만 14가지에 달한다. 서원농협의 올해 경제사업 매출목표는 지난해보다 25억원 늘어난 365억원이다. 하루평균으로 따지면 정확히 1억원이다. 서원농협은 전체 매출이익 중 약 70%가량을 경제사업으로 벌어들인다. 지난해 매출이익 46억5,000만원 중 경제사업에서 32억2,000만원의 이익을 냈다. 전체의 70.3%다. 2009년에는 경제사업 매출 335억원 중 농산물 판매와 가공사업이 77%를 차지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경제사업 중심 농협으로 체질을 개선함으로써 최근 3년 연속 종합경영평가 1등급 조합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농산물 판매사업 활성화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농협법 통과 이후 경제사업의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구상하고 있는 농협. 서원은 바로 미래형 경제사업의 모델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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