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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아픔 얼굴에 묻히고 연탄 날라

서울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박 시장“시정 펼칠 때도 리어카 운전하듯 힘 조절 필요”

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이 23일 오전 노원구의 백사마을을 방문해 허광태 서울시의회의장, 자원봉사자 등과 함께 연탄을 리어카에 실어 저소득층 가구에 나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시

23일 오전 노원구 중계본동의 백사마을. 사회복지법인의 한 관계자가 리어카 위에 쌓인 연탄에 손을 묻혀 “서민의 아픔이 얼굴에 묻으셨네”라고 짓궂게 말하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얼굴에 연탄가루를 찍어 발랐다. 칼날 같은 바람에 새빨개진 박 시장의 얼굴이 금세 시커멓게 변했지만 체감온도 20도로 꽁꽁 얼어있던 백사마을 곳곳에 웃음꽃이 번졌다. 박 시장은 서울시 공무원, 자원봉사자, 시민단체 관계자 등 200여 명과 함께 이날 백사마을을 찾아 집집마다 외풍을 막아줄 문풍지를 바르고 연탄도 날랐다. 취약계층의 겨울나기 지원을 위한 ‘희망온돌 프로젝트’에 민간단체와 기업의 후원이 잇따르면서 이날 백사마을에는 이불과 쌀, 라면 등의 생필품도 전달됐다. 백사마을은 현재 서울에 마지막 남은 달동네로 1,500여 가구가 모여있다. 내년부터 재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돼 2016년이면 임대주택과 분양 아파트가 이 자리를 메우게 된다. 청계천의 판자촌 철거 이후 건너와 40여년을 백사마을에서 살았다는 국순자(82)씨는 “재개발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빈 집이 더욱 많아졌다”며 “지금 같은 추운 겨울에는 더욱 마음이 쓸쓸해진다”고 읊조렸다. 박 시장은 함께 마을을 방문한 자원봉사자들에게“아직도 주민들이 추위를 충분히 이길 만큼 정비가 안 됐다”며 “여러분들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으로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박 시장은 “리어카를 끌고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보니 앞으로 쏠리는 힘을 막아줄 억제력이 필요하더라”며 “시정을 펼칠 때도 무작정 내지르기보다 힘 조절이 중요한 거 아닌가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방한 작업, 생필품 전달, 연탄 배달 등의 자원봉사는 이날 오전으로 끝이 났지만 시민들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기탁을 하게되면 백사마을 주민들의 겨울나기를 지속적으로 도울 수 있게 된다. 올 겨울 매서운 한파가 찾아온 백사마을은 ‘나눔’의 온정으로 공감온도‘영상’을 기록하며 훈훈함으로 가득찼다. 김윤형 인턴기자(고려대 미디어학부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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