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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필름 생존비결 "눈에 띄네"

카메라 필름 라이벌 코닥, 끝내 파산보호 신청했는데…<br>뼈깎는 구조조정·사업 다각화로 제2도약 성공<br>코닥은 필름시장에만 집착하다 문 닫을 위기


카메라필름시장을 131년간 지배했던 '공룡' 이스트먼코닥이 끝내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한때 필름시장을 양분했던 후지필름의 생존비결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은 후지필름이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사업 다각화로 '제2의 창사'에 나선 반면 코닥은 지난 1975년 세계 최초로 디지털카메라 기술을 발명했으면서도 필름시장에만 집착해 결국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고 20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19일 안토니오 페레스 코닥 최고경영자(CEO)는 뉴욕 남부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으며 연방파산법 '챕터11'에 따라 자산매각 작업 등을 진행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거센 '디지털화 파도'에 맞선 후지필름의 생존비결로는 우선 발 빠른 사업 다각화가 꼽힌다. 고모리 시게타가 후지필름 CEO는 "코닥이나 우리나 디지털 시대가 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문제는 무엇을 할지(what to do)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었다고 최근 WSJ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카메라필름시장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00년부터 회사 경영권을 쥔 고모리 CEO의 선택은 보유기술 활용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그는 사내 엔지니어들을 불러 "다양한 기술자원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보자"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카메라필름은 100가지가 넘는 화학합성물로 구성된 20개의 층을 겹겹이 쌓아 만들어지는데 후지필름은 이 기술을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덮는 투명필름을 만드는 데 활용했고 10년이 지난 지금 회사를 먹여 살리는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로 키워냈다.

이밖에 후지필름은 제약ㆍ화장품ㆍ헬스케어 등 카메라와 전혀 상관이 없어 보이는 분야에도 핵심 기술을 활용해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의 프리미엄 화장품에는 사진 변색을 막기 위한 항산화 기술이 적용된다. 고모리 회장은 "단순히 디지털카메라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만 찾았다면 회사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사업 다각화 과정이 평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후지필름은 2005~2006년 2,000억엔의 비용을 절감했고 2009~2010년에도 1,750억엔 규모의 추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필름공장은 문을 닫았고 수천명의 노동자가 해고됐다.

구조조정과 별개로 과감한 투자도 진행했다. 후지필름은 지난 10여년간 인수합병(M&A)에 6,500억엔을 쏟아 부었다. 2008년에는 도야마화학을 14억달러에 사들였고 지난해 12월에는 미국의 제약회사 소노사이트를 9억9,500만달러에 인수했다. FT는 이에 대해 "변화를 맞는 양사의 상반된 태도가 오랜 라이벌의 운명을 완전히 갈라놓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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