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사진) 한나라당 대표가 16일 하루 두 차례나 공개석상에서 이명규 원내 수석부대표에게 버럭 화를 내 눈길을 끌었다. 홍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당내 재선의원들과 오찬회동을 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기 전 이 원내 수석부대표가 다가가 귀엣말을 하자 홍 대표는 갑자기 언성을 높이며 "뭘 의원총회를 연기하냐"며 "2시까지 의원들에게 의총 한다고 소집했지 않았나. 오늘 한다고 했으면 해야지"라고 말했다. 이 원내 수석부대표가 민주당이 의총장소를 사용하고 있다고 대답하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을 사용하면 된다고 응수했다. 이 원내 수석부대표는 예결위 회의장 역시 회의 중이라며 "민주당 의총이 끝나지 않고서는 우리 의총이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화를 내며 "민주당 의총과 우리 의총이 무슨 의미가 있냐"면서 "우린 우리대로 의견을 모아야 될 것 아닌가. 참 어이가 없다"고 말한 후 기자들에게 자리를 비켜달라고 요구했다. 이 원내 수석부대표는 예상치 못한 역정에 상기된 표정이 역력했다. 이미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도 홍 대표와 이 원내 수석부대표는 한 차례 충돌했다. 회의에서 홍 대표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저작권법 (개정안이) 오늘 상정됐냐"고 묻자 이 원내 수석부대표는 "상정을 아직 안 하는 것으로 돼 있다. 상정되면 기상정된 것과 병합심사를 해야 한다. 그래서 한미 FTA 관련법안을 따로 떼어놓았다"고 대답했다. 이에 홍 대표는 "상정하라고 누차 얘기했는데 왜 상정을 안 하냐"며 "병합심사를 하더라도 빨리 상정하시라"고 질타했고 이 원내 수석부대표는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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