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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 개도국 시장 주목하자

미·중·일 사이 '신 넛크래커'

한국 ICT산업 재도약 하려면 개도국 시장으로 눈 돌려야

장기 안목·정성적 평가법 갖추고 해외진출 필요한 전문가 육성을


최근 정부는 개발도상국 시장 개척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구체적으로 활성화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조만간 발표될 정책방안에도 개도국과의 전략적 협력 구축을 통한 해외시장 확보방안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개도국 시장에 대한 인식과 전략이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금까지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대기업, 하드웨어가 중심이 된 제품으로 글로벌 경쟁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지금까지 추진해온 해외진출 전략이 변해야 할 시점에 직면했다. 특히 미국·중국·일본 사이에 낀 '신 넛크래커' 상황에서 ICT 산업의 재도약을 꾀해야 하므로 개도국 시장 공략에 대한 정부의 전략안은 환영할 만하다. 기존 하드웨어 중심의 단품 위주 수출에서 벗어나 기술개발·장비·시스템·서비스·콘텐츠를 통합한 패키지 형태의 수출전략은 신선하고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된다.

정부의 개도국 전략이 바뀌는 이 시점에서 중소·벤처기업이 신흥국과 개도국에서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은 정부 차원의 협력채널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 기반을 조성한 후 이를 바탕으로 민간 기업이 현지에 효과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세부 전략과 다양한 지원책을 제공하는 방향의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한국의 중소·벤처기업은 현실적으로 지명도가 낮고 제품의 신뢰도 담보되지 않아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데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가령 소프트웨어 분야는 사후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단기에 치고 빠지는 식의 시장접근으로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판로개척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신흥국이나 개도국도 이제는 차별화된 글로벌 경쟁시장으로 세계적인 브랜드의 제품과 서비스를 선호하는 쪽으로 돌아섰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중소·벤처기업, 소프트웨어, 신흥국 및 개도국 시장에 대한 접근 방법은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 진행해온 정부의 단기 지원전략보다는 중장기적인 시각과 집중적인 지원, 그리고 양적 지표보다는 정성적 측면을 고려한 정책이 마련돼야 할 시점이다. 또 코디네이터로서의 세련된 역량을 키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해외진출 세부전략으로 유망 중소기업을 적극 발굴하고 지원하는 노력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등 전략 분야에 대한 집중적 지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여기에 공적개발원조(ODA)와의 연계 등 다양한 전략적 분야의 지원도 고민해야 할 과제다.

특히 세부전략은 하나하나가 매우 복잡하고 전문적인 분야인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해외사업 전반에 대한 전주기적 지식을 보유한 고급 전문가의 육성이 그래서 더욱 중요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와 함께 본 어젠다에 대해 다양한 전문가가 함께하는 네트워킹 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ICT 분야의 ODA를 실제로 수행하는 관련 기관을 확대함으로써 민간 부문에서 수행하는 후속 사업과의 연계가 한층 강화될 수 있다.

또 이런 세부전략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단합이 중요하다. 정부와 유관기관·기업 모두가 함께 똘똘 뭉쳐 힘을 합해야 한다.

정부는 전담조직과 전문인력을 대대적으로 지원하고 전문기관은 보다 효율적인 사업수행을 위해 해외사업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고 참여기업 또한 자체 역량 향상에 힘을 쏟아야 한다.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실천방법이 바뀌면서 과거보다 많이 복잡해졌다. 그렇지만 동시에 기대되는 바 또한 매우 크다. 개도국 시장은 관심과 지속적 육성정책을 통해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

김흥남 ETRI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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