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 확대 정책 드라이브로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가 최대 수혜지역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1일 LG경제연구원은 '미·러의 에너지 수출확대, 동북아가 최대 수혜지역'이라는 보고서에서 "미국이 셰일가스 혁명을 바탕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며 "러시아도 아시아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어 그동안 비싼 값에 에너지를 수입하던 동북아가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은 셰일가스 혁명으로 에너지 생산량이 증가하자 이를 수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지 않은 나라에 대한 에너지 수출 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6월에도 원유 수출 금지 규제를 40년 만에 완화했다.
서방의 제재로 대유럽 에너지 수출 길이 막힐 위기에 처한 러시아도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7월 러시아의 아시아 원유 수출량은 하루 평균 120만배럴을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전체 원유 수출 중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18%에서 불과 2년여 만에 30%로 껑충 뛰었다. 러시아는 석유 수출에서 아·태 지역 비중을 2035년까지 현 수준의 두 배, 천연가스 수출은 다섯 배까지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미국과 러시아의 수출확대로 아시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에너지를 비싸게 수입하는 '아시아 프리미엄'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일본의 액화천연가스(LNG) 도입단가는 100만BTU당 17.40달러였는데 미국 사빈패스에서 동북아로 수출되는 LNG가격은 운송비를 포함해 12달러 정도다. 보고서는 "천연가스의 경우 미국과 러시아의 대아시아 수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2017년부터 가격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의 84%, 천연가스 수입의 40%를 정치적으로 불안한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며 "미·러의 에너지 수출확대를 에너지 안보 제고와 수입 비용 절감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이어 "2017년부터 우리도 미국산 LNG를 도입할 예정이지만 러시아산 에너지 도입 확대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며 "일본·중국과 손잡고 에너지 수입 공동체를 구성해 수입 단가를 낮추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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