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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간 방북 마친 정명훈 감독 "서울·평양서 남북 합동교향악단 연주 희망"


"평생 소원이 북한 음악가들과 만나는 거였습니다. 외국생활을 50년 넘게 해오면서도 이상하리만큼 그걸 원했어요. 그렇게 원했는데도 풀리지 않던 일이 며칠 만에 풀려 정말 기쁩니다." 최근 나흘간의 북한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정명훈(58ㆍ사진) 서울시향 예술감독은 감격에 겨워 보였다. 정 감독은 16일 오전 서울시향 연습실에서 방북 성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 합동교향악단 연주를 정례적으로 추진하기로 북한 조선예술교류협회와 의향서를 체결했다"며 "북한의 젊고 유망한 음악가를 발굴ㆍ육성하는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남북 합동교향악단은 남북한 연주자 동수(同數)로 구성될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올해 말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을 서울과 평양에서 한 차례씩 연주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회견 내내 "일평생 소원"이라는 말을 강조한 그는 서울시향 예술감독과 유니세프 친선대사라는 지위가 아닌 '음악가'로서 북한 음악가를 만나 교류할 날이 올 수 있다는 데 대한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이번 방북 기간에 정 감독은 북한 국립교향악단과 은하수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했으며 은하수관현악단 단원 7명을 대상으로 오디션도 진행했다. 그는 북한 음악가들의 실력이 수준급이었다고 평가했다. "북한의 교육 스타일은 실수를 하지 않도록 돼 있더군요. 그래서 기술적으로는 굉장히 잘하고 있었습니다. 음악을 더 발전시키겠다는 열정도 대단했고요." 정 감독에 따르면 그의 방북은 평소 친분이 있던 자크 랑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최근 북한 관계자를 소개해준 덕분에 며칠 만에 급속도로 이야기가 진전됐고 통일부가 추석연휴 직전이던 지난 9일 방북을 승인해줘 성사됐다. 정 감독은 "이번 방문은 순수하게 민간 차원의 문화예술 교류를 목적으로 했기 때문에 최고위층 인사를 만나거나 북한 시내를 구경하는 일은 없었다"며 "북한 측에서 자신들의 오케스트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궁금해 했고 젊은 연주자와 함께 교류해주기를 원해 나를 초청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은 민간 차원의 합의 수준이어서 공연은 양측 정부의 승인이 있어야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 감독은 "그동안 남북 합동공연이 몇 번 성사될 뻔하다 막판에 무산됐지만 나는 음악의 힘을 믿는다. 정치적인 문제를 벗어나서 할 수 있는 게 음악이라고 생각한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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