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가 메모리얼 토너먼트 대회장인 뮤어필드 빌리지로 돌아왔다. 4일 밤(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빌리지GC(파72·7,392야드)에서 열리는 메모리얼 토너먼트(총상금 620만달러·우승상금 111만6,600달러)에 우즈가 2년 만에 출전한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한 달 만의 대회 참가이기도 하다. 이 대회는 니클라우스가 자신의 고향에서 직접 운영하는 대회다. 대회장인 뮤어필드빌리지도 니클라우스의 작품이다. 올해 40회를 맞아 대회 최다 우승자 우즈가 빠졌다면 이상할 뻔했다. 우즈는 1999~2001년 3년 연속 포함, 2009·2012년까지 다섯 차례 우승했다.
2013년 8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PGA 투어 통산 79승(역대 2위)째를 거둔 뒤 우승이 끊긴 우즈는 우승 습관이 밴 이번 대회에서 80승에 재도전한다. 마침 세계랭킹 1·2위 로리 매킬로이(26·북아일랜드)와 조던 스피스(22·미국) 등 젊은 영웅들이 주춤한 터라 옛 '골프황제'가 부활을 선언하기에 '타이밍'이 좋다. 우즈는 4월 마스터스 공동 17위로 재기 조짐을 보였으나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69위에 그쳤다. 부진을 씻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 오픈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2008년 US 오픈에서 마지막으로 메이저 정상에 올랐던 우즈는 메이저 우승 가뭄을 7년은 넘기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주 US 오픈 대회장인 워싱턴주 체임버스 베이GC를 미리 찾아 연습하며 메이저 15승의 의지를 불태웠다. 전용기로 도착해 궂은 날씨에도 티샷을 하고 몇몇 주민의 환호에 손을 흔드는 모습이 사진과 영상에 포착됐다.
이번주 대회 코스인 뮤어필드빌리지는 파72 코스 가운데는 메이저대회 코스를 빼고는 가장 어렵다는 곳이다. 2013년 프레지던츠컵(세계연합·미국 대항전)을 개최했던 곳이기도 한데 물이나 벙커에 빠질 수밖에 없게 만든 12번홀(파3)과 롱 아이언이 정확하지 않으면 보기 이상이 쉽게 나오는 16번홀(파3)이 특히 까다롭다. 3년 전 하이라이트를 선사했던 16번홀에서 올해의 우즈는 어떤 장면을 남길지 지켜볼 일이다. 악명 높은 코스에서 우승 경쟁을 벌인다면 US 오픈 제패 가능성은 그만큼 커질 게 분명하다.
한편 PGA 투어 홈페이지는 메모리얼 토너먼트 우승 후보 1순위로 마스터스 챔피언 스피스를 꼽았다. 지난주 대회에서 공동 30위에 머물렀지만 퍼터에 여전히 날이 서 있다는 이유에서다. 유럽 투어에서 2주 연속 컷 탈락한 매킬로이는 US 오픈 전까지 대회 출전 계획이 없다. 디펜딩 챔피언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지난해 연장에서 마쓰야마에게 졌던 재미동포 케빈 나가 우승 후보 2·3순위다. 2007년 우승자 최경주(SK텔레콤)도 출전한다. 최경주는 "대회 코스가 내 플레이 스타일에 잘 맞고 최근 교체한 클럽에 잘 적응해 샷 감이 매우 좋아졌다. 해볼 만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경주는 오는 10월 프레지던츠컵에 자력으로 출전하려면 매 대회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 재결합하고 첫 대회에 나서는 애덤 스콧(호주)이 부진에서 탈출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