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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지금 물러나면 불명예 퇴진" 판단한 듯

■ 신정아, 거취에 영향줬나

사퇴 논란을 일으켰던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열흘 만에 복귀를 선언했다. 대통령에게 장문의 편지까지 보냈던 그가 U턴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정 위원장은 28일 동반성장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동반성장에 대한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다시 확인했고 국민의 지지와 성원을 접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통령의 지원사격과 국민의 응원에 힘입어 사의를 접고 다시 일해나가는 것으로 거취를 정리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신정아씨의 등장이 거취 판단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초과이익공유제'로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과 신랄한 논쟁을 벌이던 정 위원장은 지난 19일부터 자신의 거취에 대한 언급을 꺼내기 시작했다. 20일에는 "동반성장 의지를 의심케 하는 정부 인사에 대한 조치가 없으면 위원장직을 사퇴하겠다"는 강도 높은 발언을 던졌다. 그러나 22일 신씨가 자전 에세이 출판간담회를 통해 정 위원장과의 비화를 언급한 뒤 여론의 흐름이 바뀌었다. 책에 실린 내용의 사실 유무를 떠나 정 위원장에 대한 여론은 싸늘하게 변했고 여권의 분위기도 냉랭해졌다. 청와대에서는 사퇴 논란 직후부터 '문제제기 방식은 부적절한 면이 있었지만 정 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의 신뢰는 여전하다'는 메시지가 줄곧 나왔다. 하지만 '신정아 파문' 이후 청와대 기류도 '붙들기'에서 '거리두기'로 바뀌었다. 이렇다 보니 정 위원장으로서는 현 상황에서 위원장직을 그만둘 경우 불명예스럽게 퇴진하게 되는 모양새가 되므로 직을 유지하면서 일을 계속해나가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정 위원장은 이날 "저를 둘러싼 거취 논란이 있었지만 동반성장이 본궤도에 들어가기 위한 진통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 위원장은 '신정아 파문'에 대해 "서울대 총장 재직 시절 학교와 총장(직)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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