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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DNA는 다르다] SK텔레콤 사장 정만원

ICT산업 '새 컨버전스 모델' 발굴 주력


"우리나라 GDP가 55조달러다. 그 중에서 효율성 2%만 늘려도 1조달러나 된다." 지난 17일 월드IT쇼에 참가한 정만원 사장이 한국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의 비전을 설파한 말이다. '경영의 달인' 으로 불리는 정 사장은 평소 거침없는 언변을 자랑한다. 어렵고 복잡한 상황도 명쾌하게 설명한다. 지난해말 SK텔레콤의 사령탑을 맡은 정 사장의 시선은 글로벌시장과 기업시장(B2B)에 모아져 있다. 새로운 컨버전스 모델로 산업효율성을 높여 국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4월9일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진 정 사장이 던진 일성도 성장정체에 빠진 IT산업의 '블루오션' 을 글로벌 시장에서 찾겠다는 것. 이 자리에서 그는 "SK텔레콤을 떠난 지 6년 만에 돌아와보니 국내 통신시장은 밖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성장 정체의 늪에 빠져 있음을 알게 됐다" 며 신성장동력 확보를 향한 결연한 의지를 피력했다. 실제로 통신산업을 포함한 ICT산업의 글로벌 성장률은 1998년 1.5%에서 2006년 5.5%로 증가한 반면 국내 ICT산업 성장률은 같은 기간 19.0%에서 5.8%로 대폭 감소했다. 세계 최고라고 자부하던 한국의 ICT산업이 이제 글로벌 시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내려앉으며 리더십을 잃어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 사장은 이런 통신산업의 위기를 컨버전스 비즈니스모델 발굴을 통해 극복해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국내 ICT산업은 모든 플레이어(산업 및 사업자)와 협력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 며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리더십을 가지고 블루오션을 창출해야 한다" 는 화두를 제시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국내 ICT산업이 성장 정체에 빠진 원인을 하드웨어 산업과 소프트웨어 산업의 불균형에서 찾았다. 2007년을 기준으로 휴대폰을 비롯한 정보통신기기로 대표되는 하드웨어의 국내 생산액은 무려 190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동통신 등 정보통신 서비스의 생산액은 54조원에 불과하며, 인터넷과 컴퓨터 관련 서비스는 23조원 밖에 안된다는 것. 정 사장은 하드웨어 산업 규모가 소프트웨어 산업의 2배를 넘어서는 이런 현실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재도약할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며 "연간 시장 규모가 9,650억달러 수준인 글로벌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국내 기업 비중은 2% 밖에 안되는 수준" 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영토확장과 더불어 정 사장은 국내 ICT산업 내에서의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성장 방안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법을 갖고 있다. 방송-통신-인터넷이 융합돼 모바일TV와 무선인터넷, IPTV 등이 상용화되는 현 시점에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정 사장의 진단이다. 이와함께 정 사장은 자동차산업과 합쳐진 모바일 텔레매틱스, 금융산업과 융합된 모바일 USIM금융, 에너지산업과 결합된 스마트 그리드 등 이종산업과 ICT산업의 컨버전스를 새로운 기회로 파악하고 있다. SK텔레콤이 가진 이동통신 서비스라는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내 통합과 이종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신규시장을 창출하겠다는 포석이다. 실제로 SK텔레콤은 지난 4월에 열린 중국 상하이모터쇼에서 이동통신이 탑재된 휴대폰으로 자동차를 제어하는 모바일 텔레매틱스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또 오는 9월 오픈을 목표로 모바일 콘텐츠 마켓플레이스(일명 앱스토어)를 준비 중이다. 아울러 정 사장은 컨버전스 기반의 창조적 서비스 발굴의 미래 방향을 DCM(Digital Contents Marketplace)과 3-Screen으로 제시했다. 정 사장은 "차세대 유무선 네트워크 기술을 강화하고 다양한 네트워크 간의 끊임없는 3-스크린 연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미래 ICT 서비스의 방향" 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과업을 수행하는 데 준거가 되는 정 사장의 경영 철학은 '소통을 통한 축적과 돌파' 다. 구성원 모두가 서로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 을 통해 조직의 모든 역량을 '축적' 하고, 이를 통해 ICT산업 내부의 성장 정체를 '돌파' 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이규진기자 sky@sed.co.kr ■ 장애물 정면 돌파 '실사구시형'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의 이력에는 항상 두 가지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제21회 행정고시 수석합격' 과 'SK네트웍스를 워크아웃에서 조기에 건져낸 특급 소방수' 가 그것이다. 지난 1977년 행시를 거쳐 관계에 입문한 정 사장은 행시 수석합격자 답게 주목받는 공무원이었지만 동력자원부 석유수급과장을 끝으로 관료생활을 돌연 그만뒀다. "공직은 안정적이기는 하지만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는 것이 정 사장의 설명이다. 1994년 SK그룹에 투신한 그는 관료조직에서 느꼈던 창조적 업무에 대한 갈증을 원없이 풀기 시작한다. 2000년 SK에너지 고객사업본부장으로 있을 때 'OK캐쉬백' 이라는 신개념의 포인트 서비스를 선보여 국내 최대 마일리지 사업으로 육성한 게 대표적인 사례. 이때부터 거침없는 아이디어에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을 겸비한 정 사장은 앞에 놓인 장애물을 정면 돌파하는 '실사구시형' CEO감으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한다. 마침내 2003년 그가 마음껏 역량을 펼쳐 보일 기회가 온다. SK글로벌 사태로 침몰 위기에 빠진 기업을 정상화시키는 막중한 책무가 부여된 것. SK네트웍스의 조타수를 맡은 정 사장은 유연한 발상과 탁월한 추진력을 무기로 공적자금 수혈없이 4년 만에 회사를 워크아웃에서 졸업시키는 것은 물론 흑자 기업으로 전환시켜 업계를 놀라게 했다. 특히 그는 고정관념을 깨고 수입차 사업까지 사업성이 있는 분야에 과감히 진출, SK네트웍스를 연매출 25조원의 거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정 사장의 경영 키워드는 '최악에 대비하되, 최고를 희망하라' (Plan for the worst, hope for the best)다. "현실은 가장 비관적으로 보면서도 포부는 가장 낙관적으로 가져가야 어려워도 성공할 수 있다" 는 의미다. 위기의 통신산업과 성장정체의 늪에 빠진 SK텔레콤을 품에 안은 정 사장이 어떤 경영예술을 펼칠 지 재계가 숨죽인채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이력 정만원 사장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서울에서 태어난 정 사장은 연세대학교 4학년 시절인 1976년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다. 당시 공인회계사 시험은 합격정원이 얼마 되지 않아 합격하기가 고시 못지 않게 어려웠다. 이에 더해 이듬해 행정고시(21회)에 합격한 정 사장은 1년여의 산동회계법인 회계사 생활을 접고 1978년부터 교육인적자원부와 동력자원부 등에서 관료로 일한다. 1994년 SK그룹에 입사한 그는 관료에서 기업인으로 변신, CEO 수업을 받게 된다. SK그룹 SOC 추진본부 이사를 시작으로 SK 복합네트워크 프로젝트 추진팀장, SK 고객사업개발본부장을 거친 정 사장은 2002년 SK텔레콤으로 옮겨 무선인터넷사업부문장으로 통신업계와 연을 맺는다. 이후 SK에너지 마케팅부문장, SK글로벌 에너지판매부문 사장을 역임한 그는 2003년 SK네트웍스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 6년간 CEO로 발군의 경영능력을 발휘해 '경영의 귀재' 란 별칭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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