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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11월 16일] 사람을 바꾸는 이유

한국거래소(KRX)의 차기 이사장을 뽑는 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거래소는 지난 6일 신임 이사장 모집공고를 냈으며 오는 20일까지 희망자로부터 지원서를 받기로 했다. 이정환 전 이사장이 1년6개월간 이른바 '정부 압력'을 온몸으로 버티다 지난달 사퇴한데다 올해 초 공공기관 지정, 11월부터 시작된 감사원의 특별 경영감사 등으로 어느 때보다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KRX맨들뿐만 아니라 여의도 증권가 전체가 차기 거래소 이사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거래소의 이사장 선임절차는 9인으로 구성된 이사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지원자들 중에서 후보자를 선정, 추천하고 이를 주주총회 표결을 거쳐 확정한다. 마지막으로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최종 낙점하게 된다. 결국 최종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미다. 잘못 엮인 실타래처럼 이명박 정부와 거래소 측은 정권 출범 이후 줄곧 이사장 자리를 두고 대립, 갈등해왔다. 이 전 이사장이 직원 고별사에서 밝혔듯 잘못 선출된 이사장에 대한 정권 차원의 "조직적인 사퇴압박"이 있었다는 점도 여의도 증권가의 공공연한 사실이다. 진동수 금융위원장 등 정부 측 인사들은 "자본시장을 잘 아는 (민간)전문가"라고 인선기준을 밝혔고 다양한 인물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관료와 학자는 물론 전직 증권사 사장 등 10여명 가까운 사람들이 거론됐으며 각자의 단점과 장점이 비교되고 정권의 주요인사와의 개인적 인연들이 공공연히 언급되고 있다. 일부 인사는 자신이 갖고 있는 '줄'과 능력을 포장하고 유포하는 등 적극적인 로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차기 거래소 이사장 선정에 대한 여론과 관계자들의 관심이 과열되면서 본말이 뒤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누가 되든지 다음 이사장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당장 수년 동안 상장차익 배분 문제를 놓고 해답을 못 내놓고 있는 거래소 상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 이사장 문제와 공공기관 지정으로 사분오열된 조직을 추슬러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혁작업도 해야 한다. 이사장을 누구로 뽑느냐가 아니라 그 이후가 문제라는 것이다. 결국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조직을 바꾸는 것이 목표라면 그 목표에 맞게 사람을 고르면 된다. 거래소 이사장 선정에 관여하는 관련 인사들은 사람을 바꾸는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히 해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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