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회상장으로 코스닥시장에 진출하는 기업들이 부쩍 늘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우회상장 요건이 강화되자 서둘러‘상장사 대열’에 합류하려는 시도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이날까지 우회상장을 통해 코스닥시장 진입에 성공한 기업은 7곳이다. 엔블루ㆍ도이치모터스ㆍ카라반케이디이ㆍ와이즈파워ㆍ에스지어드밴텍ㆍ이노메탈로봇ㆍ이노GDN 등이 주인공이다. 지난해 11월 한 곳도 없었으나 지난해 12월(6건)이후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엔블루는 안경업체인 일공공일안경콘텍트, 카라반케이디이는 전자화폐업체인 케이디이컴이 각각 우회상장한 경우며, BMW자동차 국내 공식딜러인 도이치모터스도 다르앤코를 통해 우회상장에 성공했다. 또 수제 햄버거로 유명한 크라제인터내셔날은 제넥셀세인과의 합병신고서를 제출했고, 태양광발전설비업체인 유일엔시스가 이지에스를 합병하기로 하는 등 추가 우회상장 예고도 줄을 잇고 있다. 장외 기업들이 직상장보다 우회상장을 선호하는 주된 이유는 주가급락으로 비용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인수합병(M&A) 부담이 이전에 비해 대폭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통법 시행과 함께 우회상장 요건이 강화된 것을 우회상장 ‘러시’의 주요인으로 꼽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는 부실기업의 이른바 ‘뒷문 상장’을 방지하기 위해 우회상장 요건을 신규상장 수준으로 강화했다. 한편 최근 우회상장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가 개선되고 있다. 우량 업체로 꼽히는 도이치모터스나 크라제인터네셔날 등 각 분야의 전문기업들이 코스닥에 연착륙할 수 있는 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근해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에는 우회상장이 머니게임의 통로가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이나 최근에는 우량 사업 아이템을 시장에서 활용하기 위해 추진되는 경우가 늘어났다”며 “해당 종목에 투자할 때는 사업 다각화, 경쟁력 강화 여부 등을 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