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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파워가 경쟁력] 금융권 '여성1호' 꼬리표 조직운영·일처리 뛰어나

[한은 금융통화위원] 이성남

이성남(56) 금융통화위원을 만난 사람은 세 번 놀란다. 우선 그의 패션. 검은 단발머리와 단정한 스커트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두 번째는 그가 평소에 추임새처럼 영어를 즐겨 쓴다는 점. 아침에 만나면 ‘Good morning(안녕하세요)!’, 의견이 다르면 ‘I don’t think so(제 생각은 다릅니다)’, 고마움을 표시할 때는 ‘Thank you, you’re so kind(감사합니다. 참 친절하시네요)’라고 말하곤 자연스럽게 한국말을 이어간다. 마지막으로 일에 대한 그의 열정이다. 그는 ‘페니트레이션(penetrationㆍ관통)’이라는 말을 자주 쓸 정도로 일에 있어서의 ‘프로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만큼 그는 자신감 있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경기여고와 이화여대를 졸업한 이 위원은 지난 69년 씨티은행에 들어가 한국지사에서 21년간 근무했다. 여성의 능력을 인정하지 않던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씨티은행은 그가 일한 만큼 보상 받을 수 있는 조직이었고, 그 곳에서 금융인으로 컸다. 90 대 중반 집안 일로 은행을 잠시 떠났던 이 위원은 배재항공여행사 경영컨설턴트로 근무하다가 99년 민간 전문가 영입 케이스로 금감원 검사총괄담당 국장이 됐다. 이헌재 현 경제부총리(당시 금감원장)가 발탁했다. 금감원에서 그는 4,000여 개 금융회사에 대한 검사를 총괄하면서 빈틈없는 일 처리와 뛰어난 친화력, 조직운영 능력을 인정 받았고 2001년 4월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금감원 부원장보로 임명됐다. 당시 이근영 금감원장에게 직언을 하는 몇 안 되는 간부였다. 이 위원은 지난해 3월 이철주 감사의 후임으로 국민은행 감사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정태 행장도 외국계은행 근무경력과 검사 전문가로서의 능력을 인정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금통위원에 임명된 직후에도 “국민은행 감사로서 더 일을 하고 싶었다”며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위원은 금통위원으로 선임되면서 국민은행 감사 시절 6억원이던 연봉도 2억원 대로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금감원 부원장보에 오르고 첫 금통위원에 선임되는 등 ‘여성 1호’ 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니는 것이 부담스러운 듯 “성격상 더 큰 곳(양지)을 가려는 욕심은 없었다”며 “하지만 금융통화위원회가 국가경제 전반에 중요한 곳인 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애써 “거시 전문가가 아니다”고 전제한 뒤 “금융회사에 근무했던 현장 경험을 살려 효과적인 금융통화정책을 수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영향력에서 뿐만 아니라 유용성에서도 효과가 큰 정책을 제시하고 있는 것처럼 제대로 된 통화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할 계획”이라며 “국가정책과 실물시장을 접목하는 데 일조하겠다”며 “특히 금통위는 위원회 성격을 가진 만큼 개인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는 위원회 전체로 좋은 정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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