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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기업 현주소를 말한다] "과거는 잊어라… 발빠른 변신이 답"

삼성 '바이오'·LG '車부품'·현대차 '고급화 전략' 등 돌파구 모색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 자리에 오른 것처럼 우리도 경쟁업체를 따돌리는 초(超)격차 전략을 통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전문기업(CMO) 분야에서 신화를 이루겠습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전자와 금융에 이어 바이오가 삼성을 이끌어갈 한 축을 이룰 것이라고 장담했다. 삼성이 바이오를 새로운 먹거리로 내세운 것은 기존 제조업에서 거두는 성과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모바일기기·건설 등 과거 큰 축을 담당했던 먹거리들이 시대가 변하면서 부침을 겪고 있는 탓이 크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1위는 물론 제3공장이 풀가동되는 오는 2025년에 매출 1조원, 영업이익 5,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50%에 이르는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키워내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다.

삼성이 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 모든 분야에서 1등을 하겠다고 고집해온 것과 달리 특정 분야를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특화시키는 '초격차' 전략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한화와 방산·화학 계열사 '빅딜'을 시작으로 올해 롯데에 삼성SDI 케미컬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마저 매각하면서 화학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전자와 금융·여기에 바이오까지 더하는 삼각편대가 완성된 셈이다.

삼성이 재빠르게 변신하는 것은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3·4분기까지 1조5,000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내며 회사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만큼 어렵다. '부진의 늪'에 빠진 갤럭시 때문에 모바일 부문도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힘든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이 이처럼 기민하게 변화를 꾀하는 모습만 봐도 앞으로 세계 경제 상황이 얼마나 어려울지 느껴진다"며 "삼성을 필두로 국내 대기업들이 위기대응을 위한 변신을 펼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LG 역시 자동차부품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 2013년 LG전자의 조직을 통합해 자동차부품(VC)사업본부를 신설한 LG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사업본부 등에서 수백 명이 넘는 인원을 수혈해 자동차부품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 파나소닉이 독점해오던 미국 테슬라모터스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며 세계적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쉐보레 전기차 모델인 '볼트' 배터리 시스템 개발을 주도한 여성 엔지니어 데니스 그레이까지 영입해 배터리 역량을 높이려는 움직임 또한 포착됐다. LG이노텍은 기아차 '스마트폰 무선 충전모듈' 공급을 비롯해 전장부품 사업을 늘리며 5년 새 매출이 세 배 이상 늘었다. 내년에는 매출 1조원까지 넘보는 상황이다.

성장한계에 봉착한 현대자동차도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달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한국판 렉서스'를 꿈꾸며 야심 차게 '제네시스 브랜드'를 공식 출시했다. 글로벌 경쟁 심화로 올해 목표로 내세웠던 820만대 판매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지는데다 판매확대를 위한 할인경쟁으로 현대차에 대한 이미지 제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 탓에 기업들이 '안정' 대신 '변화'를 택해 발 빠른 조직 개편을 실시한 것이 올 한 해 가장 눈에 띈다"며 "내년에도 미국 금리 인상 등 경제상황이 불확실해 과거에 머무르기보다는 변신을 꾀하려는 움직임이 재계 전체에 나비효과처럼 퍼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박재원기자 wonderfu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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