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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현장 리포트] 토양·지하수 오염 방지·복원 기술 2017년까지 90% 국산화

■ 한국환경산업기술연구원 '가이아 프로젝트'

사전예방 등 4대분야 실증연구… 관련특허 160건 등록 등 성과

2017년 프로젝트 종료 앞두고 지중환경 전체에 포커스 맞춘

신규 연구개발 사업 추진

혁신 2면 사진설명
코오롱워터앤에너지 관계자들이 인천 부영공원에서 소일믹싱장비(오염토양을 교반하면서 별도로 산화제,산화촉매제 등 약품을 주입하며 정화하는 장비)를 이용해 토양정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환경산업기술원

인류는 오랫동안 풍요와 편리를 위해 공장을 짓고 기계를 돌리고 땅을 개발하는 산업화에 매진해 왔다. 하지만 우리가 현대문명이라 부르는 대부분의 것에는 희생이 뒤따랐다. 바로 환경문제다. 특히 이 가운데서도 토양과 지하수 오염문제는 더 이상 해결을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미국 퍼시픽노스웨스트국립연구소는 지난 7월 "중국이 지금처럼 비료를 남용한다면 2090년이면 그 토양에서 어떤 곡물도 자라지 못할 것"이라고 섬뜩한 경고를 내렸다. 이에 중국은 2030년까지 약 40조원을 투입해 토양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최근 캐나다의 주요 오일샌드 지역인 앨버타는 저유가에 따른 폐광의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자 시추공을 그대로 버려둔 채 떠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근 주민들은 악취가 나는 수돗물을 정수해 사용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방 정부가 시추공을 걷어내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에는 울산공장에서 자일렌이, 2013년에는 강릉의 한 공장에서 화학물질이 유출돼 일대 토양이 오염됐다. 경기도의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3년 9월까지 경기도에서만 282건의 토양오염 사고가 발생했다. 반환주한미군기지, 구(舊)장항제련소 부지 등 대규모 지역의 토양 오염 문제 해결, 가축매몰지 침출수로 인한 토양 및 지하수 오염도 여전히 해결과제로 남아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환경산업기술원(KEITI)이 지난 2008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토양지하수오염방지기술개발사업(GAIA Project)'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정부출연금 1,397억원이 투입돼 10년간 진행되는 가이아 프로젝트는 토양과 지하수 오염 방지 및 복원과 관련된 각종 기술의 90% 이상을 국내 기술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업기간은 2008~2011년, 2012~2014년, 2015~2017년 등 모두 3단계로 나뉜다.

KEITI는 1단계 사업을 통해 오염물질의 유출을 사전에 막는 예방 기술과 오염물질 탐사, 예측 등의 기술을 확보했고 2007년 60%이던 국내 기술 비중을 이미 78%까지 끌어 올렸다. KETI 관계자는 "이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3단계 사업이 마무리되는 2017년에는 토양과 지하수 오염 개선 관련 기술의 90%를 국내 기술로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가이아 프로젝트는 사전예방, 오염조사, 오염정화, 사후관리 등 4대 분야에서 현장 실증 연구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지질 환경에 적합한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사전예방 분야에서는 상시누출 모니터링 센서 기반 경보 시스템, 오염물질 차단, 지하수 관청 상부의 밀폐 장비, 토양유실량 평가 기술 등이 확보됐다. 오염조사 분야에서는 유류지문술과 안정동위원소/방사성동위원소 이용 오염원인자를 판별하는 기술, 지하수 오염 탐사장비, 확산 및 거동 모델링, 위해성평가 기술 등이 개발됐다. 또 오염정화 분야에서는 토양지하수 오염물질의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정화기술이 확보됐다. 사후관리 분야에서는 정화 후의 오염물질 검증, 정화 토양의 생태학적 건전성 평가, 정화부지의 재오염 방지를 위한 장기 모니터링 등 종합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 KEITI 관계자는 "가이아 프로젝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사전예방기술, 오염조사기술, 오염정화기술, 사후관리기술 등이 서로 긴밀하게 맞물려 오염의 예방, 진단, 치료 등을 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최적화된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가이아 프로젝트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010년 설립된 토양환경센터는 지난해 개정된 토양환경보전법을 근거로 법제조직으로 거듭났다. 이 센터는 토양 및 지하수 관련 국내기술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국내외 시장 구축 등을 통해 글로벌 환경사업 발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토양·지하수와 환경 관련 분야 박사 5명, 석사 4명 등 전문인력 14명이 연구개발과 산업육성, 해외진출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중이다.

그동안 가이아 프로젝트 성과는 수치로도 증명된다. 중금속및 유류오염부지 정화, 복합오염부지 관리, 오염모니터링과 오염원인자 판별, 지하수 정화 및 관리 등의 분야에서 특허등록 160건, SCI 논문 371건 게재, 매출액 768억원(2015년 11월 기준)을 기록했다. 학술논문의 경우 사업비 10억원 당 SCI 게재 건수 3.2건으로 국가 연구개발(R&D) 평균 이상의 성과를 보였다. 10억원당 6억7,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경제적 가능성도 보여줬다.

2017년 종료를 앞둔 가이아 프로젝트는 최근에는 지중환경 전체에 초점을 둔 신규 R&D 사업을 추진중이다. 토양지하수 분야의 이슈가 계속 발생하면서 국가의 효율적인 대응시스템 구축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KEITI는 대기-토양지하수, 지표수-지하수 등 다른 공간에서 일어나는 오염의 영향을 평가하고 이를 관리할 기술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KEITI 측은 "땅속 오염으로 발생하는 각종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생태계의 안전을 확보하는 게 시급한 과제"라며 "각종 오염물질의 체내 잔류는 현 세대는 물론, 다음 세대의 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임지훈기자 jh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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