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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 빠듯한 조업량 분산, 생산 효율성 높아져

대우조선, 잇단 드릴십 인도 연기에도 웃는 까닭은

해양플랜트 생산지연 우려 해소

대우조선해양이 건조 중인 드릴십(심해용 이동식 시추선)의 인도가 최근 줄줄이 연기되고 있다. 선주들이 유가 하락으로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거나 드릴십을 가져가더라도 당장 쓸 데가 없기 때문이다. 조선소로서는 잔금을 당장 받지 못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악재지만 대우조선해양은 내심 반기는 눈치다.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인도가 올해 대거 몰려 조업일정이 빡빡한 반면 오는 2018년 이후에는 지난해 수주 부진으로 되레 일감 부족이 염려되는 상황에서 인도 연기가 조업량을 분산하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은 31일 드릴십 4척의 인도가 연기됐다고 밝혔다. 2척의 인도시점은 2016년 초에서 하반기로, 나머지 2척은 2016년 상반기에서 2018년 이후로 미뤄진다. 인도 연기에 따른 금융·관리 비용은 선주사가 보상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8일에도 연말 인도 예정이었던 드릴십 1척을 2018년 6월 말에 넘기기로 했다. 7월 말 기준으로 대우조선해양의 드릴십 수주잔량은 11척이었다. 이 가운데 1척만 14일 인도했을 뿐 1척은 선주사의 자금 부족으로 대우조선해양이 먼저 계약을 취소했고 5척은 인도를 연기해 절반 이상에 문제가 발생했다.

드릴십 인도가 연기되거나 취소된 이유는 석유 시추업체들이 최근 유가 급락으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잔금 마련에 애를 먹기 때문이다. 일부 선주사들은 손실을 모두 조선사에 전가하기 위해 인도 날짜를 하루만 어겨도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기도 한다.

조선소가 유동성 위기를 겪는 시점에 현금이 들어오는 인도 연기는 분명 치명적이다. 인도 시점에 선박 대금의 60~70%를 납입하는 헤비테일 방식이 대부분인데 인도가 갑자기 연기되면 드릴십의 경우 척당 4,000억원 안팎의 자금 공백이 생겨서다. 대우조선해양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러나 10월 말 채권단으로부터 4조2,000억원을 지원받기로 하며 상황이 바뀌었다.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이면서 인도 연기의 충격을 덜 받게 된 것이다. 특히 올해는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 9기를 인도하는 빠듯한 조업일정 때문에 자칫 생산 지연에 따른 추가 손실 가능성도 있었다. 반대로 수주 가뭄으로 2018년 이후 일감 부족이 우려됐는데 이번 드릴십 인도 연기로 조업량이 고르게 퍼지는 모양새가 됐다.



대우조선해양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감이 특정 시점에 몰리면 단기 인력을 대거 투입하는 과정에서 생산성이 떨어지고 원가도 상승한다"며 "추가비용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드릴십 인도가 연기돼 적정인력을 유지하면서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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