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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만 해도 노조위원장이 원하는 은행원이 임원에 선임되지 않았다고 은행장의 은행 진입을 막았던 노조가 앞으로 5년 동안 무분규를 선언했다. 한국 은행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의 하나인 은행 노조가 지방의 작은 은행에서부터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6일 경남은행 노조는 오는 2010년까지 무분규를 선언하고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을 은행 측에 위임하는 내용의 협약에 서명했다. 은행 노조가 무분규를 선언하고 임단협을 은행 측에 위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경득 경남은행장과 하외태 노조위원장은 이날 본점 대강당에서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김동만 금융노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력적 노사문화 정착을 위한 노사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은 ▦2010년까지 무분규 선언 ▦2006년 임단협을 은행 측에 일괄 위임 ▦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 ▦직원들의 고용안정과 복지증진 ▦신바람 나는 직장문화 조성 ▦고객 지향적인 최고의 금융서비스 제공과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 실행 등을 위해 노사가 최선을 다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년간의 획기적인 경영성과와 은행장의 은행 발전에 대한 열정, 직원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갖게 됐다”며 “노동조합도 2010년 영남 지역 대표은행이라는 비전 달성에 동참하기 위해 협약에 서명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정 행장은 “최근 2년간 은행 자산이 50% 이상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100% 이상 증가하는 등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올랐다”며 “영남 지역 대표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노사가 서로 신뢰하고 협력하는 관계가 꼭 필요하다”고 답했다. 은행권에서는 경남은행을 계기로 노사문화의 변화를 기대하지만 정착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오치화 금융산업노조 홍보선전부장은 “과거 투쟁일변도로 반목하던 은행권 노사가 최근에는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같이 노력하고 협조하면서 결과에 대해 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이번 한번으로 모든 것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생존을 위해 노사가 손잡는 모습은 더 잦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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