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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인 이탈리아를 떠나 지난 1906년 프랑스 파리로 건너온 아메데오 모딜리아니는 새로운 생활에 들떴다. 유명 미술학교인 아카데미콜라로시에 등록하고 몽마르트르·몽파르나스의 술집에서 입체파·야수파 등 많은 예술가를 접하며 예술적 자극을 받는다. 하지만 단 한 점의 그림도 팔지 못한 채 돈이 다 떨어져 이듬해 겨울 작업실에서 쫓겨난다. 그런 그를 받아준 것이 바로 이 그림의 주인공 폴 알렉상드르다. 이후 7년여간 모딜리아니의 그림을 사준 유일한 사람도 전시회에 출품하게 도와준 사람도 모두 알렉상드르였다. 그런 알렉상드르가 소장한 모딜리아니의 그림은 25점의 유화와 드로잉 작품 400여점에 달했다. 이 그림은 모딜리아니가 남긴 알렉상드르의 다섯 번째 초상화. 마음에 들지 않는 작품은 주저 없이 파기했던 그의 습관으로 볼 때 미완성작이 남아 있는 것은 아주 드문 경우다. 이 그림은 1993년 루앙미술관 특별전 '알려지지 않은 모딜리아니'에서 세상에 알려졌고 이번 전시를 위해 처음으로 프랑스 밖으로 나온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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