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왜고너 GM사장 면담] “노사관계 유연하게 바꿀것”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12일 서울 세종로 종합청사 별관에서 방한 중인 리처드 왜고너(Richard Wagoner) 제너럴모터스(GM) 사장을 만나 한국 경제와 외국인 투자, GM 대우에 대한 신규 투자 계획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만남은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가 11일 우리 국가신용등급전망을 두 단계나 내리면서 우리의 기업 및 외국인 투자 환경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이뤄져 눈길을 끌었다.

노 당선자는 이날 “80년대까지만 해도 (나를 포함해) 우리나라에 많은 국민들이 외국 자본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었는데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한국인들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면서 GM의 사업에 어려움이 없도록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

왜고너 사장은 이에 대해 “대우와 공동 투자한 것이 성공한 것은 한국 정부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새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왜고너 사장은 또 최근 한국에서 촛불시위 등 반미감정이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GM은 전세계에 진출해 있기 때문에 현지 사정에 맞춰 사업을 할 수 밖에 없다. 한ㆍ미간 관계가 조화롭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노사관계 및 노동 유연성 정책에 대한 왜고너 사장의 질문에 노당선자는 “노동자들에게 합리적 권리를 보장하되 동시에 합리적 행동도 요구할 것”이라며 외국 투자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노사환경을 바꿔나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노 당선자는 또 “대우 부평 공장에 노동자들을 설득하러 갔다가 계란 세례를 받았지만 결국 대통령이 됐다”면서 “GM대우도 계란의 행운이 함께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노 당선자와 왜고너 사장과의 면담이 끝난 뒤 이낙연 당선자 대변인은 GM대우가 20억 달러를 한국에 추가 투자한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왜고너 사장을 수행한 앨런 패리튼 GM아태지역 신규사업본부장이 “대우 엔지니어링 부문에 20억원을 투자해 100여명의 엔지니어를 신규 채용할 것”이라는 말이 잘못 전해진 것으로 밝혀져 해프닝으로 끝났다.

<홍병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