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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포커스] 정치금융 논란 재점화

정피아 곳곳에 낙하… 퇴임 거물급 인사들 꿈틀 …

다시 고개든 '보이지 않는 손'?

업계 전반 사외이사 선임서 정피아 상당부분 자리 꿰차

농협금융 회장·예보 사장 등 금융권 인사 A매치 앞두고

"정치금융 부활" 우려 커져


금융계 주요 요직에 대한 인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서금회(서강금융인회) 파동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보이지 않는 손'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금융연구원장이나 KB 계열사 사장 인선과정에서 뚜렷한 징후를 보였고 전직 은행장의 언론사 사장 이동 등 파격적인 인사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금융계 인사의 'A매치'로 볼 수 있는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예금보험공사 사장 인선을 비롯해 국민은행 감사, 주택금융공사 부사장, 각 금융지주 및 은행 사외이사, 금융지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의 선임 과정에서 '정치 금융'이 그 힘을 노골적으로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계에 따르면 각 금융회사의 정기 주주총회와 금융공기업 CEO들의 임기 만료로 이달 들어 금융계에 인사 수요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인사의 경우 벌써부터 선임 과정에 대한 잡음 등이 생기며 미묘한 파장이 번지고 있다.

첫 테이프를 끊은 것은 금융연구원장 인사다. 이 자리에는 신성환 홍익대 교수가 내정됐다. 신 내정자는 금융계의 대표적인 석학으로 금융당국의 자문위원 등으로도 오래 활약해온 데다 개혁 성향과 인품을 갖춰 후보의 자질 적격성에 의문을 다는 이는 별로 없다. 다만 그가 직전까지 KB의 사외이사였다는 점과 박근혜 대통령 선거캠프 출신이었다는 점은 다소 석연찮은 부분이다. 우선 신 내정자는 신 교수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여권 조직이었던 국민행복추진위원회 힘찬경제추진단 위원으로 활동했다. 정치금융 논란의 사정권 내에 있는 셈이다.



또 지난해 'KB 사태' 이후 금융당국은 KB 사외이사들에게 포괄적 책임을 물었고 이에 따라 사외이사들은 중도 퇴진을 결정했다. 신 내정자는 2014년 3월부터 KB의 사외이사로 활동해왔고 2016년 3월에 임기가 만료되지만 1년여 만에 물러나게 됐다. KB사태와의 관련성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KB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사외이사가 금융당국이 사실상 임명권을 가진 금융연구원장에 바로 내정된 것은 선임 과정에 대한 논란이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KB사태 과정에서 국민은행 수석부행장으로 재직했고 사건에 대한 도의적 책임과 당국의 압박 속에 물러난 박지우 전 부행장이 KB캐피탈 사장에 임명된 것 역시 논란거리다. 박 사장이 인정받는 뱅커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퇴임한 지 불과 2개월여 만에 KB 계열사 사장으로 복직한 것에는 잡음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박 사장이 서금회 멤버 중 하나였다는 점이 이번 인사에도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 주 요인이다.

정기 주총을 앞두고 대거 교체 수요가 생긴 각 금융회사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도 논란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6일 우리은행 사외이사 선임에서 새누리당 출신인 홍일화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한 정한기 전 유진자산운용 대표 등 정피아(정치인+마피아) 인사들이 사외이사 자리를 상당 부분 꿰찼다. KB의 경우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는 금융당국과 윤종규 회장 간의 힘겨루기가 있었다는 설이 나돌고 있으며 특히 사라진 지주사 사장 직제 부활을 노리는 정피아 출신 인사들의 압력도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밖에 정통 뱅커인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이 모 언론사의 사장으로 임명된 것 역시 금융계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정치금융 논란은 이달부터 더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고위급 관료들이 후보군에 포함되는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예금보험공사 사장 인선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금융당국 OB(퇴임 관료)들의 인기가 높은 국민은행 감사 자리를 비롯해 각 금융지주 계열사의 CEO들도 정기 주총에서 상당수 교체된다. 특히 농협금융 회장 경선의 경우 취업 제한 문제로 장차관급 고위 공무원들이 바로 이동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여 이미 퇴임한 거물급 인사들과 민간 출신들 사이에서 줄을 잡기 위한 막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인사 문제에 대한 민감도가 너무 커진 상황인 만큼 농협 회장 등의 인선 과정에서 또다시 큰 잡음이 생길 경우 전임 농협금융 회장이었던 후임 금융위원장의 부담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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