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전시회를 육성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충해 반드시 흑자원년을 달성하겠다.” 김인식(58ㆍ사진) 킨텍스(KINTEX) 사장은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 경제구조에 비춰보면 전시ㆍ컨벤션산업의 발전 속도가 매우 뒤쳐졌다”며 초대형 국제전시회를 적극 유치하는 등 세계 최고의 전시장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를 위해 국내 전시ㆍ컨벤션산업에 대한 투자 및 인재 육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시 면적이 최소 10만㎡를 넘어야 대규모 국제전시회를 개최할 수 있는데 국내 최대 규모인 킨텍스도 5만3,541㎡에 불과하다”고 안타까워 했다. 올해로 101회를 맞는 중국 광저우 수출입상품교역회의 경우 문화대혁명의 혼란 속에서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열렸으며 이제는 중국 제품의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김 사장은 “중국 제품 전시장에는 카펫ㆍ조명ㆍ인테리어ㆍ도우미 등을 일반 전시장과 차별화해 중국 브랜드에 고급 이미지를 입히고 있다”며 “세계 수준의 전시회를 개최하면 그만큼 우리 기업과 제품의 인지도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의 최대 관심사는 오는 2010년 완공을 목표로 내년에 첫 삽을 뜰 예정인 제2전시장 건립사업이다. 킨텍스 인근 22만5,000평에 대한 부지 매입 작업은 이미 완료됐다. 올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내년도 예산 반영을 목표로 경기도ㆍ고양시ㆍKOTRA 등과 적극 협력하고 있다. 그는 “제2전시장이 완공되면 10만㎡급의 전시 면적을 확보하게 된다”며 “국제통신연맹(ITU) 텔레콤 월드, 국제섬유기계전(ITMA) 등 10만㎡의 전시 면적을 요구하는 세계적 규모의 국제전시회 유치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중개무역이 중심인 벨기에ㆍ네덜란드를 제외하면 한국의 실질적인 무역 규모는 세계 10위권”이라며 “경제 규모에 맞게 전시산업도 규모의 경제를 이뤄낼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킨텍스는 제2전시장과 함께 인접 16만평의 부지에 지원단지 건립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5성급 호텔, 백화점, 스포츠몰, 수족관, 차이나타운 등의 배후시설을 갖춰 전시장을 찾는 바이어와 외국인들에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 사장은 “룩셈부르크 투자회사인 이코제스트사가 킨텍스호텔사업에 투자할 계획으로 최종사업계획서 제출을 앞두고 있다”며 “객실 420개 규모의 특급호텔 두동이 들어서는데 벌써부터 세계적인 호텔운영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공항이 가깝고 파주에 신산업단지가 들어선데다 남북 교류에도 유리한 고양시 킨텍스 주변이 엄청나게 발전할 것”이라며 미래를 자신했다. 갈수록 좋아지고 있는 교통 여건도 킨텍스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실제 기자가 이날 광화문에서 출발해 자유로를 달려 킨텍스에 도착하기까지 4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김 사장은 “서울 도심에서 출발하면 강남구 삼성동 COEX보다 킨텍스로 오는 시간이 훨씬 적게 걸린다”고 밝혔다. 킨텍스는 외형 확장과 함께 내실 다지기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상하이 푸둥전시장, 싱가포르 SINGEX 등이 가동률 50%를 달성하는 데 4~5년이 걸렸지만 지난 2005년 개장한 킨텍스는 만 2년도 안된 지난해 50%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킨텍스는 국내에서 열린 2만㎡ 이상의 전시회 67%를 확보하며 지난해 COEX에 이어 국내 전시시장 점유율 27%를 기록했다. 특히 한국전자전과 서울종합전기기기전, 한국기계전과 서울국제공구전 등 유사 전시회를 통합 개최해 분리해서 열릴 때보다 관람객과 상담액을 두자릿수 이상 끌어올린 성과도 기록했다. 김 사장은 젊은이들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과 일본 현대사의 방향을 가른 사건은 일본이 1850년대 메이지유신을 통해 개방에 나선 것”이라며“벨기에ㆍ네덜란드ㆍ스위스 등 강소국들은 개방을 통해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며 성장해왔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정보기술(IT)ㆍ자동차ㆍ기계ㆍ철강 등 핵심산업을 바탕으로 젊은이들이 글로벌 마인드로 무장할 때 한국의 경쟁력이 극대화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 경영철학과 스타일
"저절로 되는것은 아무것도 없다" 김인식 킨텍스 사장은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지난 75년 KOTRA에 입사한 뒤 취리히ㆍ베를린무역관장, 구주지역본부장, 무역진흥본부장 등을 역임한 무역통이다. 김 사장은 풍부한 해외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2005년 취임한 뒤 킨텍스의 성공적인 개장과 운영으로 우리나라 전시ㆍ컨벤션산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소 김 사장은 직원들에게 '홀로 되는 것과 저절로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강조한다. CEO가 스스로 작은 일에서부터 철저해야 큰일도 잘할 수 있다는 말을 몸소 실천한다. 앉아서 보고받기보다 직접 확인하는 것을 선호하는 그는 수시로 시설 확인과 행사 준비 상황을 체크한다. 지난해 가을에 열린 킨텍스 주관 '고령친화산업 및 효박람회' 당시에는 부대행사로 열린 패션쇼에 모델로 나선 30여명의 노인들을 직접 찾아뵙고 인사할 정도로 꼼꼼함과 세심함을 보였다. 킨텍스 직원들은 김 사장의 꼼꼼하면서도 자상한 배려가 없었다면 현재의 킨텍스를 상상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CEO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란 결정할 때 결정하는 결단력과 직원과 고객의 고충을 이해하고 해결해주려는 노력"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국내전시장에서는 유일하게 고객만족(CS)팀을 신설, 고객소리함ㆍCS평가시스템 등을 도입하며 자신의 철학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김 사장은 "킨텍스가 단기간에 인정받게 된 가장 큰 요인은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켰기 때문"이라며 "끊임없는 고객만족 경영을 통해 고객의 욕구에 다가가겠다"고 강조했다. ◇약력 ▦68년 서울사대부고 졸업 ▦73년 서울대 독문학과 졸업 ▦91년 미 남가주대 경영학석사 ▦93년 KOTRA 취리히무역관장 ▦96년 경남무역관장 ▦97년 베를린무역관장 ▦2001년 투자전략팀장 ▦2002년 구주지역본부장 ▦2004년 무역진흥본부장 ▦2005년 킨텍스 대표이사(현) ▦2006년 국제전시연합(UFI)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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