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방일 일정 마지막 날인 이날 일본 최대 야당인 민주당의 오카다 가쓰야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군 위안부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좋다"며 아베 총리가 과거사를 직시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쐐기를 박았다. 그는 "일본과 가치관을 공유하는 한국과의 화해가 중요하다"며 아베 정권의 태도변화를 촉구했다.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도 아베 총리가 전후 70년 담화를 통해 무라야마담화에 담긴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를 계승해야 한다고 또다시 촉구했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앞서 지난 9일 BS 후지TV에 출연해 "역사적 사실은 확실히 해야 하고 사과할 것은 사과해야 한다"며 "(무라야마담화를) 수정해 희석하면 세계의 불신을 산다. 그것이 가장 두렵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일부 언론들도 메르켈 총리의 역사 문제 언급을 비중 있게 다루며 아베 총리에게 간접적인 압력을 가했다. 아베 정권에 비판적인 아사히신문은 '과거 총괄(정리), 화해의 전제'라는 제목의 1면 기사에서 메르켈 총리가 역사 문제를 언급했음에도 이에 관해 주고받기식의 대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아베 총리가 적극적으로 반응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도쿄신문도 화해하려면 역사 문제를 정리해야 한다는 발언을 기사 제목으로 땄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위령협회 주최로 스미다구에서 열린 도쿄 대공습 70주기 추도법회에 참석해 "과거를 겸허하게 마주하고 비참한 전쟁의 교훈을 가슴 깊이 새기며 세계의 항구적인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한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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