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의 공식 발표가 나오기도 전에 경영진단이 먼저 끝난 저축은행들이 결산실적을 먼저 공표하기 시작했다. 업계에는 저축은행의 경영상황이 금융감독 당국의 생각처럼 오는 9월 말에 일괄 발표되지 않게 될 경우 생길 혼란을 우려하고 있다. 저축은행 경영실적을 일찍 공개하지 않는 곳은 경영상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아산저축은행은 경영진단 결과가 반영된 감사보고서를 지난 12일 공개했다. 아산저축은행은 2010회계연도(2010년 7월~2011년 6월) 결산 결과 당기순이익 10억원을 냈다. 자본총계는 149억원으로 감사를 맡은 대주회계법인은 적정 의견을 표명했다. 당국의 '살생부'에서 제외된 것이다. 홍승덕 아산저축은행장은 "감독 당국의 경영진단 결과를 반영한 수치"라고 전했다. 대구의 참저축은행도 6월 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참저축은행 측은 "8월 말부터 9월 말까지 예금만기가 몰려 있어 9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는 감독 당국의 경영진단 발표를 기다릴 수 없다"고 밝혔다. 오릭스저축은행도 특판예금을 팔면서 6월 말 기준으로 BIS비율이 8% 이상이라고 공개했다. 경영진단을 마친 결과 8%가 넘어섰기 때문에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는 얘기다. 7월22일에 경영진단이 끝난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현재 회계법인에서 진단결과를 통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 경영진단은 금융감독원ㆍ예금보험공사ㆍ회계법인이 함께 실시했다. 한 저축은행장은 "회계법인에서 최종 감사결과를 최근 전해 받았다"며 "당기순이익이 좀 줄어들기는 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예금자들의 혼란을 걱정하고 있다. 자산건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정을 받은 업체 입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이를 알리고 싶겠지만 예금자 입장에서는 공개를 못하는 곳은 문제가 있다고 볼 가능성이 높아서다. 업계에서는 솔로몬저축은행도 경영진단 결과 BIS비율이 8%대라는 얘기도 널리 퍼져 있다. 아직 결산 방식을 놓고 당국과의 줄다리기를 거듭하고 있고 추가 증자를 해야 할 수도 있지만 큰 틀에서는 생존 라인을 넘어섰다는 얘기다. 저축은행 업계의 관계자는 "일괄 발표를 한다고 했을 때는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경영진단 결과가 속속 나오면서 이를 미리 공개하지 못하는 곳은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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